한 시대의 초상, 이정재

이정재는 1930년대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역사책에 머물던 시간을 불러낸다. 영화 〈암살〉에서 그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등장할 수밖에 없던 우리의 민낯을 연기한다. 20년 전처럼 이정재는 한 시대의 초상을 책임진다.

핀스트라이프 네이비 재킷과 베스트, 도트무늬 행커치프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화이트 셔츠는 톰 포드(Tom Ford), 윙팁 슈즈는 에드워드 그린(Edward Green at Unipair).

핀스트라이프 네이비 재킷과 베스트, 도트무늬 행커치프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화이트 셔츠는 톰 포드(Tom Ford), 윙팁 슈즈는 에드워드 그린(Edward Green at Unipair).

블랙 더블 버튼 코트와 브로치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회색 깅엄체크 수트와 셔츠는 톰 포드(Tom Ford), 도트무늬 타이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블랙 더블 버튼 코트와 브로치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회색 깅엄체크 수트와 셔츠는 톰 포드(Tom Ford), 도트무늬 타이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이정재가 <암살>에 출연한 건,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 캐스팅 제안을 거절하던 과거부터 정해진 일일지도 모른다. 당시 최동훈 감독은 언젠가는 작품을 같이해서 아주 어려운 배역을 맡겨 복수해야지 결심했단다. 둘은 김용화 감독 집들이에서 재회했고, 서로 통해버린 두 남자는 손가락 걸고 다음 작품을 약속했다. 최동훈 감독의 이정재에 대한 복수 1탄이 <도둑들>이었다면 2탄이 <암살>이다. 최동훈 감독이 <암살>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찜’해둔 배우는 이정재와 전지현이다. 배우들 캐릭터를 주무르는 데 도사인 최동훈 감독은 이정재에게 <도둑들>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고, 뽀빠이와 교집합이라고는 1%도 없는 두 얼굴의 임시정부 대원 염석진 역을 제안했다. “<도둑들> 촬영 끝나고도 자주 뵈었어요. 차기작으로 독립군이 나오는 영화를 하신다고 해서 제 역할 하나 있겠죠 했는데, 막상 시나리오를 보니 많이 도전해야 하는 역할이었어요. 믿고 이런 역할을 제안해주신 것도 고마웠고, 그래서 부담도 많이 됐어요.”

영화 <암살>은 이름 없는 독립군의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됐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사람들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영화다.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화는 아니지만 실제 독립운동을 한 인물들이 모티브가 되었기에 배우로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들이 행한 용기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역사의 대변인으로서 배우들은 한 번 더 생각하고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한 조각, 과거의 인물들을 이야기하다보니 고민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나리오를 받고 제일먼저 한 게 자료 찾아본 것. 뭘 알아야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시대적 배경, 사건에 대한 정보를 많이 취합했어요.” 배경이 구체적으로 그려질수록 연기 방향도 정해졌다. 도심에서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상하이의 세트장은 완벽한 배경지가 돼주었다. 상하이 밤거리, 미츠코시 백화점, 연회장, 명동 앞거리 등이 실제 과거로 회귀한 듯 화려하게 펼쳐졌다.

스트라이프 행커치프는 톰 포드(Tom Ford), 서스펜더는 란스미어(Lansmere), 화이트 레이스업 로퍼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수트와 니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트라이프 행커치프는 톰 포드(Tom Ford), 서스펜더는 란스미어(Lansmere), 화이트 레이스업 로퍼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수트와 니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이지 롱 재킷과 행커치프, 네이비 팬츠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스트라이프 베스트는 나이젤 카본(Nigel Cabourn at Ohkoos), 화이트 헨리넥 티셔츠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양말은 니탄(Cnyttan), 레이스업 로퍼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베이지 롱 재킷과 행커치프, 네이비 팬츠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스트라이프 베스트는
나이젤 카본(Nigel Cabourn at Ohkoos), 화이트 헨리넥 티셔츠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양말은 니탄(Cnyttan), 레이스업 로퍼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이정재가 맡은 염석진이란 인물은 영화 개봉 전까지 다소 보안에 부쳐야 할 캐릭터다. 제작 보고회나 쇼케이스에서 이정재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극의 중심을 끌고 가지만 시대의 변화를 몸소 겪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두 얼굴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보그> 촬영 당일, 이정재는 영화 시사회 후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실제로 인터뷰는 며칠 뒤에 이루어졌다.

“워낙 굴곡이 많은 인물이라서 말로만 설명하긴 힘들거든요. 세밀하게 표현해야 할 부분이 많았어요. 죽음의 순간도 너무 많이 겪어요. 바로 어떻게 될 것 같은 기로에서 중심을 잡아가며 살아가는 인물이었어요. 연기하기 까다로웠어요. 정답을 못 찾겠더라고요. 원래 연기라는 게 그렇지만 이번엔 더욱 그랬던 거 같아요.” 목소리부터 달라졌다. 쇠를 긁는 듯 날카로움을 탑재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화면을 지배했다. 결코 대사가 많지 않았지만 극적 흐름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염석진의 불온한 에너지가 이정재의 목소리를 타고 흘렀다. “힘 있는 남자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너무 드러내놓고 보여주는 건 부담스러우니 짧은 한마디를 하더라도, 소리를 크게 내든 작게 내든 깔고 앉아 있는 에너지가 커 보이길 바랐죠.”

15kg가량 감량해서 몸무게를 63kg까지 줄인 건 화제였다. 63kg은 이정재의 중 2 때 몸무게다. “염석진은 등장인물들과 다 부딪쳐야 하는 안타고니스트예요. 제가 떡하니 버텨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세게 연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어요. 저는 과도한 연기를 최대한 줄이는 작업을 선호해요. 그냥 보기에도 까칠하면서 날카로워 보였으면 했어요.” 염석진이 심리적으로 극한으로 내몰리는 아편굴 장면을 위해 48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기도 했다. 소금을 먹지 않고, 근육을 줄이는 노력 때문에 생긴 예민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핀스트라이프 베스트와 팬츠, 체크무늬 셔츠, 회색 도트무늬 타이와 구두는 모두 톰 포드(Tom Ford), 손에 든 검정 코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핀스트라이프 베스트와 팬츠, 체크무늬 셔츠, 회색 도트무늬 타이와 구두는 모두 톰 포드(Tom Ford), 손에 든 검정 코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작품에 따라 이정재는 스스로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간다. 이정재는 이를 두고 음식 조리법에 비유했다. 한식, 이탤리언, 프렌치 모두 조리법이 다르듯 캐릭터에 맞춰 파고든다. “<신세계> 촬영 때도 저 자신을 괴롭혔던 거 같고, <관상>은 많이 즐겼죠. 이번 작품은 저 자신을 최고로 괴롭힌거 같네요.” 보여주는 모습부터 자신을 정비하는 건 마치 시합에 나가기 전 운동선수들의 준비운동처럼 보인다. 수염, 헤어스타일, 의상까지 보여주는 전부를 이정재는 ‘디자인’이라고 불렀다. 전작 <빅매치>에서는 몸무게를 78kg까지 불려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파이터 역할을 현실감있게 선보인 그다. 우람하고 둔탁해 보이는 몸에 조깅복 한 벌 걸치고 2시간 내내 뛰어다니는 모습은 이정재에게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숱한 배우가 몸무게 감량과 증량으로 화제를 모으지만, 이정재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정재가 인체에 주는 변화는 굉장히 세심한 감정의 결까지 담아낸다. 덕분에 <보그>에서 1930년대를 표현하기 위해 준비한 의상은 이정재의 몸에 맞춘 듯 흘러내렸다. 이정재에게 수트가 잘 어울린다는 찬사가 쏟아지는 건, 그가 조각 같은 근육질 몸을 유지해서가 아니다. 자기 의지대로 몸을 자유롭게 쓸 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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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에서 놀라운 멀티캐스팅 실력을 발휘하던 최동훈 감독은 <암살>에서도 한자리에 모이는 게 불가능해 보이는 배우들로 판을 짰다. 이정재, 전지현, 하정우는 <암살>의 주역들이자 3대 맥주 광고 모델이다. 매일 촬영 현장은 어벤져스 군단의 출격 현장과 다를 바 아니다. 서로의 배역이 바뀐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내공을 가진 배우들이 또 한번 최동훈 감독과 동행을 선택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견제와 시너지가 동시에 생기는 작업일 터.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죠. 같이 끌고 나가는 인물들이 많을수록 재미도 있고, 묘한 긴장감도 생기는 거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 처음 만난 배우는 조진웅밖에 없었다. 이정재는 조진웅을 두고 “일하는 거 좋아하고 쉴 때 확실히 쉬는 진짜 부산 싸나이!”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대신 인물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영화에서 캐릭터마다 속사정을 설명해줄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요. 카메라 한 번 오면 ‘나 이런 사람이야, 지금 내 감정이 이래!’라는 걸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서도 표현해야 해요. 진짜 어떨 때는 몇 초 만에 보여줘야 한다니까요!”

담배 한 개비 피우는 장면도, 가만히 앉아 어딘가를 응시하는 장면도 그냥 넘어간 적이 없다.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배우와 감독 간 수많은 얘기가 오고 갔다. 감독이 만든 장면인지, 배우가 요구해서 만들어진 장면인지 헷갈릴 정도로 서로의 아이디어가 섞였다. “세부적인 것도 얘기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대화가 많았어요. 이 장면에서 카메라를 이렇게 연출할 것이니, 뒤에 나오는 어떤 장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같은 이야기들이오. 영화 얘길 할 때 가장 재미있는 감독님이에요. 아무리 감독이라도 이렇게까지 영화 좋아하는 사람은 드문 거 같아요. 하루에 2시간도 안 자면서 시나리오 쓰는 걸 아는데, 현장에서 과감하리만큼 또 바꿔요. 그 용기, 판단력을 보면서 저도 가만있진 않게 되는 거 같아요.”

이정재와 최동훈 감독은 영화 얘기, 영화가 아닌 얘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졌다. <도둑들> 이후 둘이 여행도 다녀왔다. 최동훈 감독은 이정재의 열정이 영화를 촬영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감독과 배우, 기획하는 자와 표현하는 자가 서로를 완벽하게 신뢰할 때 얼마나 큰 시너지가 생길까. <암살>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화이트 셔츠는 톰 포드(Tom Ford), 그레이 컬러 팬츠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서스펜더는 란스미어(Lansmere), 윙팁 슈즈는 에드워드 그린(Edward Green at Unipair). 스웨이드 코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셔츠는 톰 포드(Tom Ford), 그레이 컬러 팬츠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서스펜더는 란스미어(Lansmere), 윙팁 슈즈는 에드워드 그린(Edward Green at Unipair). 스웨이드 코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셔츠와 팬츠, 서스펜더, 윙팁 슈즈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데님 셔츠와 팬츠, 서스펜더, 윙팁 슈즈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얼마 전에 영화 홍보차 모였는데, 저 혼자 독립군이 아닌 거예요. 외로웠어요. 하하”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얘기 하나만 더 하자면, 염석진은 독립군 3인방과는 다른 가치에 따라 움직인다. “멋있는 독립군이었으면 좋았겠죠. 그런데 염석진은 정말 인간적이었어요. 그냥 우리의 모습이었어요. 저의 할아버지일 수도, 당신의 할아버지일 수도, 누군가의 식구일 수도 있는 진짜 사람이었죠.” 이번 영화에서 이정재는 ‘잘생김’이 조금 덜 묻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청춘의 상징이었던 배우가 60대까지 여유롭게 넘나들며 한 인물의 생을 오롯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배우라는 그릇에 담기는 시간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정재는 한 시대를 통과하며, 인생의 희비극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배우가 됐다. 물론 조짐은 <하녀>와 <신세계>, <관상> 때부터 보였다. <하녀>의 주인 남자 훈은 가학 행동을 서슴지 않지만 욕망을 솔직함과 뻔뻔함으로 설득시켰고, <신세계>에서 이자성은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목구멍으로 삼키며 권력자로 변해가는 인간을 보여줬다. <관상>에서 수양대군은 잔인한 야망을 가졌으면서도 반대 감정까지 품은 폭군이었다. 이정재는 한때 시나리오를 까다롭게 보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작품이 뜸하던 시절 얘기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자연스럽게 생겨버린 꼼꼼함이다. “뭐가 변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안 보이던 부분이 보이게 된 것뿐이에요. 시나리오를 세 번, 네 번 읽는다고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보이는 나이가 있는 건데 그땐 잘 안 보인 거 같아요.” 꼼꼼함이란 진짜 같은 캐릭터다. “연기가 들어간 장르는 처음이자 끝이 사람일 수밖에 없어요. 말 그대로 영화에는 사람이 나와서 왔다 갔다 하잖아요. 사람이 스토리를 보여주잖아요. 캐릭터가 잘 살아 있으면 끌리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암살>이 남긴 것도 그냥 ‘추억’이다. 이정재는 작품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줄 모른다. 계속해왔고, 계속해나가야 할 연기이기에 일희일비하지도 않는다. “<암살>은 저에게 ‘함께해보고 싶던 배우들과 만난 작품’ ‘최동훈 감독님과 함께한 또 한 편의 작품’ 정도 의미 같은데요? 가슴에 남는 건 결국 추억이더라고요. 저 장면 찍을 때 저 배우랑 이런 얘기 했는데. 와, 진짜 힘들었는데 그때 마신 주스는 진짜 시원했어. 분장 담당한 친구 진짜 재미있었지. 예전부터 같이 일한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해요.”

지난해 뉴욕아시안영화제는 ‘이정재 특별전’을 개최했다. 링컨센터 월터 리드 시어터에서는 이정재의 대표작 <신세계>, <시월애>, <관상> 등이 상영됐다. 이정재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열심히 하면 뭐든 되는 게 있겠지 생각하며 작은 거 하나하나씩 이뤄왔다”는 담백한 말을 남겼다. 처음부터 실력이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인생은 길고 누구에게나 절정기는 온다. 이정재는 절정기가 남들이 평가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거라는 걸 안다. 자신이 얼마만큼 잘 살고 있느냐, 얼마만큼 행복한가 느낄 수 있다면 언제든 전성기다. ‘인생 참 달다!’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성취욕을 느끼는 순간이다. 노력할수록 그 맛은 더 달콤하기에 이정재는 지금도 노력이라는 가치를 믿는다. 앞으로 계획도 다를 게 없다. 작품 안에서 연기를 계속하는 것뿐이다.

인터뷰를 마친 이정재는 “영화 어땠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뭐예요?” ”가슴 찡한 부분도 있었어요?” “노역 분장이 어색하진 않았어요?” 같은 질문을 쏟아냈다. 그러고 보니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았을 때 처음 건넨 말도 “영화 어땠어요?”였다. 설렘 가득한 음성은 그 자체로 지금이 전성기라고 말하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낸 자만이 뿜어낼 수 있는 후련함이 공기를 채웠다. 이정재는 한중 합작 영화 <역전의 날>을 위해 매일 2시간씩 중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결국 더빙하게 되더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거예요. 한자 세대라서 의외로 할 만하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