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패션 펫 ⑦ – 마크 제이콥스

Marc Jacobs + Bull Terrier

vogue_pet_2015_aug_254-271_illustation_-030

‘네빌’은 슈페트가 칼 라거펠트의 성을 붙였듯 마크 제이콥스의 성을 따서 풀 네임이 네빌 제이콥스다. 게다가 슈페트처럼 폭발적 인기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갖고 있다. 이미 142K가 넘는 팔로워가 디지털 세상에서 네빌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중이며, 프로필에 쓰인 ‘I’m Marc’s Dog’라는 문구를 맹목적으로 신뢰한다. 이 흑백 불 테리어는 뉴욕을 자신 놀이터라고 말하는, 정말이지 배포 하나는 끝내주는 강아지다(물론 그 ‘말’은 인간에 의해 ‘의역’된 거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를 지닌 네빌은 마크 제이콥스가 운동에 빠져 지내듯 무척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친다. 통통한 듯 탄력 넘치는 몸매에 아빠의 영향인지 포즈와 패션 감각마저 끝내준다. 마크 제이콥스 사무실을 문턱이 닳도록 자주 드나들며 습득된 패션 감각은 네빌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종종 공개된다. 이를테면 청청 패션이라거나 말쑥하게 수트를 빼입거나 힙합 전사처럼 후드 티셔츠를 뒤집어쓰거나.

REHE
네빌은 얼마 전 아빠가 운영하는 서점 겸 문방구 ‘Bookmarc’ 광고에도 출연했다. 데이비드 심스가 찍고 케이티 그랜드가 분위기를 잡았으며, 스테판 백맨이 공간을 꾸민 광고에서 네빌은 꽤 내면 연기를 펼쳤다. 코끝에 검정 뿔테 안경을 걸치고 가죽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네빌, 그 주위로 네댓 마리 개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네빌의 낭독을 듣는 장면. 이를 위해 심스, 그랜드, 백맨 같은 슈퍼 스페셜리스트들만 의기투합한 건 아니다. 네빌의 절친인 아메리칸 프렌치 불도그 찰리도 조연으로 출연했으며(찰리 역시 ‘@choochoocharlies’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고, 그의 프로필에는 ‘나의 베스트 프렌드는 네빌 제이콥스며 뉴욕에 살고 있다’라고 표기됐으며, 40.5K 팔로워들이 찰리를 따른다) ‘@stacydogs’라는 인스타그램과 ‘whoswalkingwho.com’이란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스테이지 알드리지(뉴욕, 토론토, 영국 스톡포트 등에 있는 강아지 학교. 네빌이 뉴욕에 오자마자 생후 8주였을 때부터 이곳에서 트레이닝 받았다. 먹이를 기반으로 한 훈련이 아닌, 심리학적 접근이 특징)가 네빌과 찰리 외에 다른 강아지들을 캐스팅했다. 한편 아빠의 인맥을 공유한 덕분에 네빌은 패션계 유명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다. 특히 마크의 오랜 친구이자 뮤즈인 케이티 그랜드 덕분에 어엿한 새 직업도 갖게 된 네빌이다. 미스 그랜드는 패션 스타들을 자신이 만드는 잡지 <Love>의 게스트 에디터로 기용하곤 하는데, 카라 델레빈, 에디 캠벨에 이어 이제 네빌이 <Love> 게스트 에디터로 활약하게 됐다. 바야흐로 강아지가 인간 잡지를 에디팅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