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패션 펫 ⑨ – 지젤 번천

Gisele Bündchen + Yorkshire Te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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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백스테이지가 세상에 공개돼 팬들의 관심을 끈 건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부터. 물론 그전에도 린다, 나오미, 크리스티, 케이트 같은 슈퍼모델들이 공주로 대접받으며 백스테이지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동료들과 수다 떠는 모습이 잡지에 간간이 실리자 그들의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보며 팬들은 또다시 열광했다. 하지만 몇몇 어린 모델들이 무대 구석에서 쉬는 동안 뜨개질하거나  독서하는 광경이 사진가들의 앵글을 타고 세상에 전파되자 모델들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 팬들은 홀딱 반하고 말았다. 그리고 강아지가 백스테이지에 출현했다! 브라질에서 뉴욕과 파리 패션쇼 무대로 건너와 출세한 지젤 번천이 주동자다. 그녀는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를 안고 패션 현장에 나타나 시기와 질투, 혹은 몇몇 파워풀한 모델에 의해 좌우되던 백스테이지 현장 분위기를 단숨에 바꿨다. 덕분에 패션 비너스가 키우는 요키 이름이 슈퍼모델들의 퍼스트 네임만큼 빈번히 불렸다. “비다! 비다! 비다!” 지젤&비다 시대 이후부터 동료 모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기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백스테이지와 스튜디오에 데리고 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젤이 비다와 다니는 모습이 파파라치 사진에 찍힌 뒤부터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게 ‘쿨’한 태도처럼 여겨졌다. 그러자 덩달아 강아지 가방이 멋쟁이 백으로 떠올랐다. 비다는 지젤의 모델 활동 내내 함께했다(바꿔 말하자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부터 톰 브래디까지 지젤의 연애사에 늘 동행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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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도 오래오래 함께 지내다 보면 서로 표정이나 인상이 비슷해지듯, 비다와 지젤 역시 하루가 다르게 닮아갔다. 매력적으로 그을린 지젤의 피부 빛깔은 물론 관능미 넘치는 모발 색을 그대로 닮은 비다! 그리하여 둘은 <보그> 패션 화보에 커플로 자주 출연했다. 심지어 2001년 12월호 미국 <보그>엔 지젤이 비다를 안고 표지에 나온 적도 있다. 그러니 비다는 <보그> 표지 모델 출신이라는 이력을 지닌 슈퍼모델급 강아지. <보그> 표지 모델쯤 된다면 비다에게 걸맞은 옷도 있지 않을까? 아닌 게 아니라 지젤이 2009년 산타모니카에서 톰 브래디와 결혼할 때 비다는 돌체앤가바나를 입고 신부 최측근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신혼여행 때도 빠질 수 없다!). 이렇듯 인생의 또 다른 동반자 겸 반려자였기에 비다에 대한 지젤의 애착은 특히 강했다. 하지만 생명이 있는 존재에겐 끝이 있듯 2012년 비다는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올해 5월 지젤은 비글 한 마리를 분양 받았다. 남편이 비글 ‘스쿠비’와 코를 비비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지젤은 이렇게 썼다. ‘Our Newest Family Member Scoo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