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추억의 스티커

스티커가 패션의 뜨거운 감자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 신선한 마케팅 도구부터 컬렉션의 영감까지. 추억의 스티커가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스티커와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이 등장했다. 왼쪽 위 만화 같은 스티커와 스마일 스티커, 다양한 그림이 새겨진 클러치는 안야 힌드마치(at 마이분), 미니언즈 캐릭터 티셔츠와 스웨트셔츠는 SJYP×미니언즈, 미니언즈 캐릭터 플립플랍은 하바이나스×미이언즈(at 10 꼬르소 꼬모), 중앙의 스티커 디자인 핸드백은 루이비통, 심슨 캐릭터 양말, 파우치, 모자는 스테레오 바이널즈, 아래의 휴대폰 케이스는 마커스 루퍼(at 갤러리아 웨스트).

스티커와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이 등장했다. 왼쪽 위 만화 같은 스티커와 스마일 스티커, 다양한 그림이 새겨진 클러치는 안야 힌드마치(at 마이분), 미니언즈 캐릭터 티셔츠와 스웨트셔츠는 SJYP×미니언즈, 미니언즈 캐릭터 플립플랍은 하바이나스×미이언즈(at 10 꼬르소 꼬모), 중앙의 스티커 디자인 핸드백은 루이비통, 심슨 캐릭터 양말, 파우치, 모자는 스테레오 바이널즈, 아래의 휴대폰 케이스는 마커스 루퍼(at 갤러리아 웨스트).

혹시 ‘띠부띠부씰’이라는 단어를 들어 본 적 있나? ‘띠고 부치고 띠고 부치는 씰’의 줄임말이라고 하면 어떤가?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 속 캐릭터를 이용한 ‘카카오 프렌즈 빵’은 월 평균 400만 개가 팔려 나갈 만큼 인기. 그 안에 담긴 스티커인 띠부띠부씰 덕분이었다. 빵이 단종된 지금까지 스티커는 아직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따로 판매될 정도다. 그 뒤를 이을 주자는 7월 판매가 시작된 네이버 메신저인 라인 캐릭터 빵과 미니언즈 빵. 무려 18종의 빵과 180종의 스티커가 스티커 광들을 흥분시킬 게 뻔하다.

지난달 <보그>는 오락실과 스티커를 비롯,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 마케팅 유행을 전했다. 지방시 캣워크를 연출한 오락기, 루이 비통 쇼 애프터 파티의 놀이기구 등이 대표적인 예.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티커다. 캐릭터 빵 속 띠부띠부씰에 빠진 대중만큼, 패션계도 스티커를 신선한 마케팅 도구이자 디자인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패션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스티커는 루이 비통 <시리즈 2> 전시에서 무료로 배포한 팝아트적 스티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60년대 팝아트 도안을 2015년 봄 컬렉션의 옷과 가방에 프린트했고, 이를 재치 있게 스티커로 만들어 광화문 전시에 온 관객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특히 립스틱과 전화기, 램프 등의 스티커 13종은 어린 관객들 사이에서 대인기였다. “루이 비통에게 스티커는 익숙한 주제입니다. 오래전 고객들이 루이 비통 트렁크에 자신이 투숙하는 호텔의 레이블 스티커를 붙이던 전통이 이어진 셈이죠. 지금도 당시 호텔 스티커를 엽서로 제작해 매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루이 비통 하우스는 특유의 모노그램을 그래픽하게 해석해 가방으로 만든 스티커를 올가을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팝아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스티커를 만든 디자이너는 또 있다. 가죽 스티커를 만들어 가방에 붙일 수 있게 한 런던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가 주인공. 그녀의 아이디어는 전세계적인 품절 사태를 불러왔다.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차를 끓이고 있었어요. 티팟에 눈동자 스티커를 붙이며 놀았죠. 그때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그녀가 ‘스티커 숍 컬렉션’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물건에 재미를 주는 방법이죠. 아주 아름다운 가방에 스티커를 붙이면 훨씬 재미있고 흥미로워지죠.” 스타일리스트 샬롯 스톡데일(펜디 스타일리스트이자 마크 뉴슨의 아내)과 함께 개발한 스티커 시리즈에는 이니셜을 만들 수 있는 알파벳은 물론, ‘I Love It!’ 같은 문구와 눈동자 등 다양한 디자인이 포함돼 있다. 서울 분더숍에서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일찍 품절된 아이템. 이 고급 스티커는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개발하는 데 아주 오래 걸렸어요. 이제 풀과 접착제에 관한 한 전문가죠. 거기엔 완벽한 과학이 필요하거든요.”

오프닝 세리머니는 또 다른 스티커를 주목했다. 바나나와 오렌지 등의 과일에 붙어 있는 컬러풀한 상표가 그것. “과일 스티커는 맛있게 한입 베어 물기 전 떼어내야 하는 불편한 종이가 아닙니다.” 캐롤 림과 움베르토 레온은 바로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바시티 재킷과 백팩, 티셔츠 위에 컬러풀한 스티커(‘Sun Ripened in NYC’ ‘Fresh’N Wild’ ‘Upstate NYC Fresh’)를 사용했습니다.” 젊은 팬들이 가장 열광할 아이템은? 스티커로 장식한 듯한 물통!

이제 웬만한 패션 행사에서 사은품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건 단연 스티커다. 반스와 디즈니의 협업 컬렉션과 함께 증정한 스티커는 발매 당일 품절된 스니커즈만큼 인기가 높았다. 나이키 역시 에어맥스 데이를 맞아 유쾌한 스티커를 제작해 선물했다. 심지어 샤넬도 코코 샤넬 캐릭터로 만든 스티커를 제작할 정도다. 라인 메신저에서 ‘김영철 스티커’와‘브라운 스티커’에 익숙한 팬들은 이런 스티커를 자신의 리모와 가방이나 책상 등에 붙이며 활용한다. 또 현대백화점은 사진가 팀 워커와 함께한 프로젝트를 기념하며 옷과 가방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선물했고, 빈폴 액세서리는 9월 초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이용한 액세서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트리트 문화에는 ‘스티커 밤’이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스트리트 브랜드 출신인 반스 홍보팀 최진수는 요즘 스티커의 인기를 이렇게 해석했다. “그래피티 하는 친구들이 자기이름이나 특유의 사인을 남기는 것을 ‘바밍(Bombing)’이라 하는데, 그래픽 작업하는 친구들이 자기 작업을 스티커로 만들어 도시 곳곳에 붙이는 게 ‘스티커 바밍’이죠.” 이전엔 스티커가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이용하던 방식(‘Supreme’ 스티커의 대인기란!)이었다면, 이제는 하이패션이 스트리트 문화의 재미와 전파력을 이용하게 된 것. 안야 힌드마치의 말처럼 바야흐로 패션 띠부띠부씰 시대가 펼쳐졌다. “스티커야말로 새로운 블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