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알렉산더 맥퀸 떠나는 사라 버튼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Sarah Burton)이 하우스에 안녕을 고합니다. 함께한 지 26여 년 만의 이별이죠.
11일, 알렉산더 맥퀸 측은 사라 버튼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에서 물러날 거라고 발표했습니다. 케어링의 회장 겸 CEO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성명을 통해 “사라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하며 지난 20여 년 동안 알렉산더 맥퀸과 함께 일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 감성, 재능을 통해 이 상징적인 하우스의 예술적 표현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왔다”고 전했습니다.
리 맥퀸(Lee McQueen)은 199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을 만들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리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됩니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스물한 살의 사라가 수습생으로 하우스에 합류하면서 이들의 여정이 시작되었죠.
맥퀸의 가장 가깝고 신뢰받는 협력자 중 한 명이던 사라는 2000년 마침내 여성복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녀는 조용하고 묵묵히 자신의 색을 펼쳐나갔죠. 2010년, 리 맥퀸이 세상을 떠나고 사라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어 브랜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존재감이 세상에 알려진 건 2011년 4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진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중 트레인을 바로잡아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였죠. 아름답고 우아한 미들턴의 웨딩드레스는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사라는 조용히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녀에게 사생활이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최후의 사치’였기 때문입니다.
사라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하는 동안 파워풀한 테일러링과 우아한 가운 등 수많은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맥퀸에 페미닌한 스타일을 녹여냈습니다. 그녀는 성공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함과 동시에 리 맥퀸의 유산을 기리며 사려 깊은 행보를 보였습니다. 꾸뛰르 쇼 의상부터 상업용 제품까지 모든 걸 직접 확인하고 세심하게 디자인을 손봤죠.
이제 사라는 그동안의 세월을 뒤로하고 또 다른 길을 찾아 떠납니다. 파리 패션 위크 기간인 9월 30일 펼쳐질 알렉산더 맥퀸 2024 S/S 패션쇼는 그녀의 마지막 쇼가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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