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델레빈과의 인터뷰

톱 모델에서 촉망받는 여배우로 변신한 카라 델레빈은 자신이 늘 원하던 삶을 살고 있다. 남다르던 어린 시절과 그녀 자신조차 알 수 없는 성 정체성, 그리고 왜 연기를 시작했는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BORN THIS WAY 카라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활달하고 거침없는 성격이다. 화려한 컬러로 빛나는 세퀸 드레스는 로다테(Rodarte).

BORN THIS WAY 카라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활달하고 거침없는 성격이다. 화려한 컬러로 빛나는 세퀸 드레스는 로다테(Rodarte).

보자마자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그녀조차 사람들 속에 묻힐 정도로 아주 어둡고 붐비는 토론토의 한 바에 자리를 잡았을 때, 카라 델레빈(Cara Delevingne)은 이렇게 말했다. “저를 믿으세요. 저는 어디에서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요.” 물론 나는 그녀를 믿는다. 운동으로 다져진 팔다리, 무언가를 공모하는 듯한 미소와 넉넉한 웃음, 그리고 모든 것을 보는 동시에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 같은 표정. 그녀는 우리가 과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붙임성 있게 다가왔다. 그녀는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다. 인터뷰의 목적은 그게 아니지만. 적어도 카라에겐 중요했다. “저는 낯선 사람과 앉아서 그들의 사랑과 그들이 고군분투해온 일들, 그 모든 것을 알아가는 게 좋아요. 저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그녀는 이곳에서 내년 여름에 개봉 예정인 DC 코믹스의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를 촬영 중이다. 리한나와 그녀의 다른 유명 절친들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괜찮다. 왜냐하면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셔도 안 되고 좋은 음식을 먹어도 안 돼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스무 살이 되면서 늘 맥도날드를 먹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것이 제 배와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살인하는 마녀 역을 맡았기 때문에 피폐해 보여야 하거든요.” 그녀의 몸이 신전이 되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웃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늘 웃음이 나와요. 제 몸은 롤러코스터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니 그것을 즐겨야죠. 하지만 믿어지세요? 모델 활동을 시작하고 난 뒤 수년간 절제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과잉이었는데 성공한 후에 절제해야 한다니 말이에요.” 카라는 오늘 밤 모델 일은 전채 요리에 불과했으며 결코 메인 요리가 아니었다는 걸 분명히 말하고 싶어 했다. 연기는 늘 그녀의 꿈이었다. “연기의 짜릿함은 캐릭터를 진짜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거예요. 모델 일은 진짜와 정반대예요. 모델은 카메라 앞에서 가짜가 돼야 하죠.” 이달 그녀는 처음 으로 영화에 주연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존 그린의 <페이퍼 타운(Paper Towns)>을 각색한 동명 영화의 중심에 있는 음울하고 아름다운 수수께끼 같은 인물을 맡았다. 10대 관객들이 그린의 <안녕, 헤이즐(The Fault in Our Stars)>의 영화 버전을 보고 그랬던 것처럼 이 영화에도 반응을 보인다면 엄청 흥분할 거라고 카라는 말했다.

위층에 있는 데이비드 장의 레스토랑에서 내려 보낸 요리는 너무 매워서 중간중간 우리는 서로 마주 보고 미소 지으며 행복하게 숨을 헐떡거렸다. 카라는 몸에 딱 붙는 더 쿠플스(The Kooples) 수트에 샤넬 트레이너를 신었다. 그녀는 이빨로 꼬챙이에서 고기 조각 하나를 잡아당기면서 1,300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레이디 가가의 팔로워 수보다 거의 두 배 많은)라면 누구나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윙크와 미소,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는 포즈를 취했다. 패션 광고판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강철 같은 글래머 이미지와 반대되는 셀카라 할 수 있다. <페이퍼 타운>의 감독인 제이크 슈레이어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파파라치들이 카라가 아직 찍지 않은 사진(워낙 다양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서)을 찍을 수 있을까요? 그것이야말로 이미지 관리라고 할 수 있겠죠.”

 

 

CARA’S FRIENDS
카라를 한 번이라도 만난 사람은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 케이트 모스부터 리한나, 스텔라 맥카트니, 리즈 위더스푼까지, 모델, 뮤지션, 디자이너, 배우를 망라한 인맥을 자랑하는 이유다.

 

카라는 자신이 거품(모델 커리어를 구성하고 있는 디너, 패션쇼, 피팅, 사진 촬영 등의 정신없는 소용돌이에 대한 표현으로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약칭)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녀는 앞으로 몇 주 후에 <수어사이드 스쿼드> 촬영장을 몇 번 벗어나야 한다. 샤넬 패션쇼를 위해 뉴욕에 갔다가 버버리의 큰 파티를 위해 LA에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라가 거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으며 당신은 그녀가 이미 그것을 잊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더 이상 패션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아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것을 그만두는 것이 정말 무서웠다는 건 인정해요. 그러니까 그 거품은 일종의 문제 있는 가족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안에 있으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거기서 벗어난 순간 ‘도대체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통적으로 모델들에게 연기는 적대적인 영역이었다. 커버 걸 중에 그 경계를 성공적으로 넘은 모델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패션계와 영화계 동료들에 따르면, 카라는 좌절한 선배들이 지니지 못한 재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처음에 그녀는 개성을 뻔뻔하게 드러내면서 자기 세대의 걸출한 모델이 됐다(대부분의 모델들은 그것을 숨김으로써 많은 보수를 받았다). 유독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시들어버리는 희귀한 난초와 거리가 먼 카라는 런웨이에서는 생기가 가득하고, 무대 밖에선 열정이 끓어오른다. 그녀는 차세대 케이트 모스로 불렸다. 그러나 그들의 유사점은 작은 키(173cm는 두 사람의 직업에선 작은 키다), 영국 출신, 그리고 밤늦게까지 노는 걸 좋아하는 게 전부다. 케이트가 비밀스러움을 유지해온 반면 카라는 늘 “이게 진짜 나예요!”라고 선언하는 듯 보였다. 디자이너 어덤 모랄리오글루는 그것은 그녀만의 개성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종의 요정 같은 에너지 말이다. “지금 60년대를 회상하며 진 슈림프턴을 떠올리듯, 우리는 20년 후 지금을 돌아보며 카라를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녀와 아주 친밀한 사이가 된 칼 라거펠트는 카라를 “패션계의 찰리 채플린(라거펠트가 한 가장 큰 칭찬)”이라 평하면서 패션계에 미칠 그녀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DC 코믹스는 그녀의 컨디션이 최상이길 바라지만 카라는 레드 와인 한 잔 정도는 별로 해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와인은 그녀가 그 모든 진실을 쏟아놓는 과정을 좀더 편하게 해줄 것이다. “제가 몇 년 동안 해오던 이야기는 다 버리고 싶어요”라고 그녀는 말하면서 잔을 들어 올렸다. “건배-새로운 이야기를 위하여!” 이야기는 런던 벨그라비아(Belgravia)라는 동네에서 시작된다. 그곳에 일렬로 늘어선 하얀 치장벽토 주택에는 몇 세대 동안 알고 지내온 귀족 가문들이 가까이 모여 살고 있다. 카라의 아버지 찰스 델레빈은 부동산 개발업자로 부유하게 성장하진 않았지만 멋진 외모와 매력 덕분에 모든 곳에 초대를 받았다. 런던 사교계의 꽃이었던 그녀의 어머니 판도라는 출판계 거물인 고 조슬린 스티븐스 경과 마가렛 공주의 시녀이자 1960년대 공주의 머스티크(Mustique, 카리브 해의 개인 섬으로 공주의 별장이 있던 곳) 그룹의 창립 멤버였던 제인 셰필드의 딸이다.

“물론 저는 상류층에서 성장했어요”라고 카라는 말했다. 그녀의 언니 포피(29세) 역시 모델이다. 반면 과학자인 클로이(30세)는 아이들 양육을 위해 시골로 이사했다. “제 가족은 파티와 경마에 푹 빠져 있었어요. 어떤면에서 그것이 재미있다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저는 그걸 즐겨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카라의 어린 시절을 지배한 건 계속 재발되는 판도라의 헤로인 중독이었다. “그것은 약물에 중독된 부모를 둔 모든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지배하죠. 아이들은 부모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너무 빨리 철이 듭니다. 엄마는 마음이 따뜻하고 아주 강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저는 엄마를 사랑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더 나아지진 않아요. 약을 끊고 지금은 좋아진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제 주변엔 없어요. 엄마는 지금도 싸우고 있습니다.” 판도라는 현재 중독과의 싸움과 그 배경이 된 80년대 런던 신을 다룬 회고록을 집필 중이다. 카라는 그 회고록에 대해 감정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현재 스물두 살인 카라는 우울한 어린 소녀였다. 반면 언니들은 학교에서 아주 뛰어났다. 그녀는 정신 건강 전문가들의 사무실에서 지나칠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그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 같은 얘기를하고 또 하면서 그들을 너무 좌절시킨 나머지 그들은 그녀를 환자로 만나는 걸 거부하기도 했다. 아홉 살 때 그녀는 읽기 능력이 16세 수준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열여섯 살이 됐을 때는 읽기 능력이 아홉 살밖에 안 된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녀는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는 통합운동장애를 앓았다. 글쓰기는 늘 힘들었고 시험은 악몽이었다. 중등교육과정 6학년을 마친 후 델레빈 부부는 그녀를 상류층 자제들의 예술 기숙학교인 버데일스에 보냈다. “완전히 인습을 거부하는 곳이었어요. 만약 그곳에서 샤넬 백을 갖고 있으면 괴롭힘을 당할 겁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연극과 음악에 몰두했다(부모님은 그녀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해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열 살 때 드럼 수업을 받게 했다). 하지만 열다섯 살 때 그녀는 감정적인 늪 속에 빠졌다. “이건 제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저의 중요한 일부예요. 갑자기 우울증과 불안과 자기혐오의 물결이 밀려왔어요. 그때 감정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나가떨어질 때까지 나무에 머리를 박곤 했어요. 칼로 자해한 적은 없지만 피가 날 정도로 몸을 긁었습니다. 제가 완전히 소멸되고 누군가 저를 없애주길 바랐어요.”

그녀는 여러 가지 정신병 치료약을 먹어야 했다. “프로작보다 더 강한 약이었어요”라고 그녀는 회상했다. “10대 시절엔 대마초를 많이 피웠어요. 하지만 약을 하든 안 하든 저는 완전히 미쳐 있었습니다.” 그녀는 수 많은 정신과 의사들을 만났지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연기를 하고 싶으면 학교를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침에 일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정말 최악은 저 자신이 운 좋은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런 감정 때문에 큰 죄책감을 느꼈어요. 그것은 악순환이었어요. 그렇게 운 좋게 태어났으면서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그러니까 너는 좀더 스스로를 괴롭혀야 해.”

그녀는 부모에게 일을 찾겠다고 약속하고 학교를 중퇴했다. 언니 포피는 이미 모델 일을 하고 있었다. 카라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모델 에이전시 임원의 눈에 띄었다. 그러나 처음에 모델 일은 험난했다. 그녀는 1년을 일한 후에야 보수를 받는 일을 얻었다. 그리고 두 시즌 동안 캐스팅 전쟁을 치른 후 첫 런웨이 무대에 섰다. “처음 버버리 캐스팅에 참가했을 때 그곳에 있던 여자가 ‘돌아봐요, 나가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변태 같은 남자들과 테스트 촬영을 했어요. 테스트 촬영 때 이성애자 사진작가들을 절대 믿지 마세요.”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만났다. 그는 2011년 봄 버버리 광고 캠페인에 그녀를 캐스팅했다. 열여덟 살이던 그녀는 모델 친구인 칼리 클로스와 조단 던(이들은 10대 중반에 런웨이 무대에 데뷔했다)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꽃이 핀 셈이다. “그녀와 조단이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그녀를 굉장히 질투했어요”라고 클로스는 기억한다. “카라는 그런 질투심을 유발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누구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만드니까요. 하지만 그녀가 파티만 즐긴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예요. 그래요, 그녀는 파티를 즐겨요. 하지만 자신의 일을 너무나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세간의 시선 속에서도 늘 자기답게 행동합니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죠.

upon reflection “이건 제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저의 중요한 일부예요.” 그녀가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하며 말했다. 가죽 톱과 팬츠, 반짝이는 오간자 스커트, 투톤 스웨이드 펌프스는 모두 샤넬(Chanel), 팔찌는 사라 벨트란(Sara Beltran).

UPON REFLECTION “이건 제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저의 중요한 일부예요.” 그녀가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하며 말했다. 가죽 톱과 팬츠, 반짝이는 오간자 스커트,투톤 스웨이드 펌프스는 모두 샤넬(Chanel), 팔찌는 사라 벨트란(Sara Beltran).

그녀의 커리어는 급상승했다. 그녀 눈 위의 무성하고 표현이 풍부한 애벌레들이 숱 많은 눈썹을 30년의 겨울잠에서 흔들어 깨웠다. 그리고 런웨이에서 반쯤 위로 뒤집힌 그녀의 입(짓궂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춤 추는 듯 보이는)은 멍한 표정의 미녀들 속에서 매력적으로 보였다. “카라의 특별한 점은 그녀가 모델 그 이상이라는 거예요. 그녀 세대가 보기에 그녀는 무언가를 대변합니다”라고 스텔라 맥카트니는 말했다. 맥카트니는 몇 년 전 파리 컬렉션 기간에 그녀를 처음 만났다. “그녀는 자신이 대변하는 것을 당당히 보여주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건 아주 드문 일이죠. 어떤 면에서 린다와 나오미가 활동하던 슈퍼모델 시대의 에너지를 생각나게 했어요. 우리 업계 사람들은 실제의 자신과 다른 모습을 강요당할 수 있어요. 카라는 다른 사람인 척한 적이 없습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살지 않으니까요.”

카라는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모든 행보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밖에선 다른 사람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제 에이전트들이 해야 할 일을 말해주면 저는 그대로 따랐습니다.” 카라는 모델 초창기 시절에 대해 말했다. “제가 곤경에 처하면 그들은 저를 야단쳤어요. 그것은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기계 같았습니다.” 한번은 촬영장에서 기절을 했다. 그리고 심한 건선이 생겼다. “제가 속으로 느끼고 있던 그런 구역질 나는 방식이 제 피부에 그대로 나타난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그만하라고 말해야 했어요.” 그녀에게 비상 브레이크를 잡아당겨야 한다고 말한 건 케이트 모스와 토니 굿맨이었다. 그녀는 LA의 밝은 햇살 아래서 시를 쓰고 작곡을 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그러자 건선은 사라졌다. 그러나 뉴욕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파티를 하면서 계속 산만하게 보냈다. “저는 늘 사람들과 무언가를 해야 했어요. 파티는 가장 쉽게 놀 수 있는 방법이었죠. 그러나 그것은 당신의 내부를 썩게 만듭니다.”

그녀는 그 시절 코로 들이마신 모든 가루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생각에 접근이 쉽고, 식욕이 강하고, 현실도피적인 성향이 있는 여성이 처한 직업적인 위험 요소보다 약물이 훨씬 더 큰 문제였을 것 같지는 않다. “솔직히 제가 제 또래 사람들과 다르게 행동한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는 분명 중독 유전자를 갖고 있어요. 제게는 일을 하는 것도 중독인 것 같아요. 당시에 미친 듯이 일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약을 했을 거예요.” 자기 파괴 성향처럼 우울증도 그녀의 삶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고 카라는 말했다. “너무 오랫동안 어떤 일이 좋게 흘러가면 그것을 망치고 싶어집니다.” 뉴욕의 아파트에 우울하게 혼자 있을때 그녀는 거의 자살을 시도할 뻔했다. 그녀는 다음 날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고 떨쳐버릴 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거품이 최고조에 달했죠. 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갑자기 그것을 끝내고 싶었어요. 방법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이 마침 제 앞에 있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죽음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만큼 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결정해야 해.”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의 노트북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아웃캐스트(Outkast)의 ‘SpottieOttieDopaliscious’였다. 그것은 최근 헤로인 과용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의 장례식 때 흘러나오던 곡이었다. “마치 그가 보낸 경고 같았어요. 그런 생각이 들자 저 자신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 이야기는 패션(그녀를 찬양했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를 약간 망가뜨린 세계)에 대한 카라의 복잡한 심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녀는 늘 장기적인 계획이었던 연기와 음악이 자신을 구원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하고 싶은 그녀의 야망은 “콘크리트를 뚫고 나온 꽃일 뿐”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벼락 팝 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노래를 하고 작곡을 하는 것은 제게 큰 두려움이에요. 하지만 그것을 정복해야 한다는 생각해요.” 올봄 나는 뉴욕 무대에서 라거펠트가 만든 패션 단편영화를 위해 퍼렐 윌리엄스가 작곡한 듀엣곡을 두 사람이 함께 부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카라의 우상들인 프린스와 알 그린(Al Green)은 보다 공격적이지만 카라는 억제된 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2년 전 메트로폴리탄 갈라 디너에서 카라를 처음 만났어요”라고 퍼렐은 회상했다. “독특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녀와 작업하면서 저를 놀라게 한 것은 그녀가 얼마나 준비된 사람인지, 얼마나 꼼꼼하게 공부했는지 하는 것이었어요. 카라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거의 10년 동안 카라를 알고 지낸 시에나 밀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그녀는 보다 자신감 넘치고 더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10대일 때도 그녀는 지금처럼 패기만만했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자석 같은 존재였어요. 그전에도 그녀처럼 다른 분야로 부드럽게 넘어가서 그 모든 것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늘 사람들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라와 같은 재능이 없습니다.”

카라는 2012년 <안나 카레니나>에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부인할 수 없는 영화적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카라는 최소 일곱 편의 영화에 등장할 예정이다. 아만다 녹스(Amanda Knox)의 이야기를 마이클 윈터바텀(Michael Winterbottom)이 각색한 <페이스 오브 엔젤(The Face of an Angel)>(이 영화에서 그녀는 아만다 녹스를 연기하진 않는다), 런던을 배경으로 한 성장 드라마 <키즈 인 러브(Kids in Love)>, 시대극 <튤립 피버(Tulip Fever)>, 마틴 에이미스(Martin Amis)의 소설을 각색한 <런던 필드(London Fields)>, <피터 팬>과 <후크 선장>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팬(Pan)>, 뤽 베송 감독의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그리고 그녀를 무비 스타로 만들어 줄 <페이퍼 타운>.

 

ACT TWO “어쩌다 보니 저는 지구 상에서 카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에서 카라의 상대역으로 등장한 배우 냇 울프(Nat Wolff)가 말했다. “아파트 앞 커다란 빌보드에 카라의 얼굴이 붙어 있는 걸 알아차리고 깜짝 놀랐죠.” 울프가 입은 봄버 재킷은 아페쎄(A.P.C.), 카라의 메탈 드레스는 파코 라반(Paco Rabanne).

ACT TWO “어쩌다 보니 저는 지구 상에서 카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페이퍼 타운>에서 카라의 상대역으로 등장한 배우 냇 울프(Nat Wolff)가 말했다. “아파트 앞 커다란 빌보드에 카라의 얼굴이 붙어 있는 걸 알아차리고 깜짝 놀랐죠.” 울프가 입은 봄버 재킷은 아페쎄(A.P.C.), 카라의 메탈 드레스는 파코 라반(Paco Rabanne).

<페이퍼 타운>은 올랜도 교외에 살고 있는 어린 시절 두 친구-마고 로스 슈피겔만(카라)과 쿠엔틴 ‘큐’ 제이콥슨(<안녕, 헤이즐>에서 주인공의 맹인 친구를 연기한 냇 울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몇 년 전 마고가 고등학교에서 인기 있는 패거리의 여왕으로 등극하면서 멀어진다. 그러나 3학년 말 어느 밤 마고는 큐의 집 창문으로 기어 올라가 꼼꼼하게 계획된 복수극-스릴 넘치고, 위험하고, 낭만적인-의 공범이 되어달라고 그를 설득한다. 다음 날 그녀가 사라지면서 이 영화의 밑바탕에 깔린 미스터리에 불이 붙게 된다. “사람들은 제가 그냥 마고 같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열일곱 살 때 저는 아주 짓궂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넘치는 그녀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그녀의 남자 친구는 그녀 몰래 바람을 피우고 그녀는 그의 삶을 망가뜨립니다. 오히려 지금의 제가 그녀와 더 닮은 것 같아요.”

2012년 SF영화 <로봇 앤 프랭크(Robot & Frank)>를 감독했던 슈레 이어는 카라를 보자마자 마고 캐릭터에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저는 그녀에게 이미 캐스팅이 결정된 냇과 즉흥연기를 하게 했어요. 그런데 그것이 눈길을 확 사로잡았어요. 그녀는 그날 그 자리에서 역할을 따냈죠.” 마고는 <헤더스(Heathers)>에서 위노나 라이더가 맡았던 캐릭터의 시무룩한 매력이나 <트윈 픽스(Twin Peaks)>에서 정신이 나간 로라 파머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 마고는 앞에 나서길 꺼리는 여신으로 그녀의 신화는 친구들로 하여금 그녀를 뒤쫓게 만들고 결국 그들은 진짜 마고가 자신들이 상상하던 소녀와 상당히 다른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된다. <페이퍼 타운>은 집단적인 환상과 투영의 대상이 되는 것이 얼마나 억압적인 동시에 유혹적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카라 델레빈보다 더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는 지구 상에서 그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라고 울프는 카라에 대해 회상했다. “그런데 그녀가 들어왔고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어, 당신 우리 아파트 바로 밖에 서 있는 광고판에 있는 사람이네요.’ 카라에겐 록 스타적인 면모가 있어요. 하지만 연약함도 있지요. 그런 것들이 최고의 배우를 만듭니다. 복잡해요.”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 카라는 자신만의 너그러운 방식으로 신나게 논다. 어느 날 저녁 그녀는 동료 배우들을 워터파크에 있는 호텔 스위트룸으로 데려갔다. 또 한번은 촬영 사이사이에 엑스트라 30명을 설득해서 입소문이 난 래퍼 에이샵 퍼그(A$AP Ferg)의 비디오 <Dope Walk>에 대한 즉흥적인 반응을 필름에 담기도 했다. “세트장에 있는 건 학교생활을 다시 체험하는 것과 비슷했어요. 하지만 행복했죠”라고 카라는 말했다. “아주 오랫동안 어른이 되고 성숙해지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저 자신이 얼마나 어린지 잊고 살았어요.” 그녀는 유치원 연극을 통해 처음 무대에 섰지만 테크닉이라고 할 만한 것을 많이 흉내 내진 않았다. “저는 메소드 배우가 아니에요. 저는 캐릭터 안에 머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건 굉장히 피곤한 일이에요. 그런데 마고를 연기한 후 완전히 마고와 같은 방식으로 남자 친구와 헤어졌어요. 그에게 편지를 쓰고 그냥 떠났어요. 그건 제가 아니라 마고였어요.”

카라의 애정 생활을 호기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그녀를 흥분시키는 게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성적 취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신세대다운 권태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녀의 관심사-비디오게임은 예스, 매니큐어는 노-는 드레스나 힐의 영역에서 성별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저는 남동생 같은 여자애예요”라고 카라는 말했다. 이 이야기가 언론에 실렸을 때 그녀는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라는 예명으로 더 유명한 여가수 애니 클락과 심각한 관계였다. “여자 친구와 사랑에 빠진 게 요즘 제가 행복한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말이 제 입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카라는 어릴 때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동성애자일 수도 있다는 게 무서웠다. “스무 살에 여자와 처음 사랑에 빠져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느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하지만 저는 남자들에 대해서만 에로틱한 꿈을 꿉니다. 이틀 전 밤에도 그런 꿈을 꿨어요. 폭스바겐 미니밴 뒤에서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남자에게 덤벼들어 격렬하게 섹스를 했어요.” 그녀의 부모님은 카라에게 여자들은 그냥 지나가는 단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이 맞을지도 모른다. “여자들은 제게 완벽하게 영감을 주는 존재들이에요. 그들은 저의 몰락의 원인이기도 하죠. 저는 여자들에게만 상처를 받았어요. 그중 맨 처음은 엄마였고요.”

“문제는 제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남자를 발견하면 그와 결혼해서 그의 아이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생각을 하면 죽을 만큼 무서워요. 왜냐하면 저는 완전히 미친 여자이고 그들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면 떠날까 봐 늘 두려우니까요.” 내가 카라에게 남자를 믿기 위해선 그녀 자신에 대한 오래되고 완고한 생각-여자들은 늘 걱정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여자들만이 그녀를 받아줄 거라는 생각-을 바꿔야만 한다고 조언했을 때, 그녀의 미소는 내 의견을 인정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제 자정이 지났다. 파파라치들은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노란 조명 속에서 카라를 알아보는 듯한 유일한 사람은 여자 바텐더뿐이었다. 그녀는 우리가 그곳을 떠나려 하자 다가와 카라가 무언가 떨어뜨렸다고 말하고는 구겨진 종이를 그녀에게 건네주고 재빨리 사라졌다. 그것을 펼쳤을 때 카라는 전화번호와 함께 메시지(요리? 음료? 파티? 제게 전화 주세요!)를 발견했다. 그 순간 그녀는 그곳을 나가는 대신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배짱이 두둑하군요, 아가씨”라고 카라는 또 다른 낯선 사람과 또 다른 수수께끼가 있을 것을 예상하며 말했다. “그런 배짱은 보상받아야 마땅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