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워크 옆 영화관> 15일 상영관

9월 15일 <캣워크 옆 영화관>에서는 패션과 스타일에 관한 모든 것 ‘섹스 앤 더 시티’, 이브 생 로랑의 삶을 담은 ‘이브 생 로랑’, 그리고 라프 시몬스의 패션 여정 ‘디올 앤 아이’가 상영 중입니다.

섹스 앤 더 시티 1

<Sex And The City 1>

FJ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의 가장 근사한 룩부터 떠오른다. 그건 멋들어지게 치장한 웨딩드레스나 억지스럽게차려입은 드레스가 아니다. 그저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한 상황에서 대충 걸쳐 입은 옷이다. 특히 결혼식 날 신랑에게 바람맞고 멕시코로 피신 왔을 때의 모습이란! 정말이지 캐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TV에서 드라마로 방송 중이었을 땐 그녀의 남자 친구 빅의 집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그의 커다란 화이트 셔츠에 에르메스 벨트를 척하니 두른 뒤 집으로 돌아가던 캐리. 군더더기 없는 그 스타일은 단연 최고다. 이렇듯 패션과 스타일에 관해 모든 것을 ‘드라마’ 안에서 감상할 수 있는 패션 영화가 <섹스 앤 더 시티 1>이다. — 김봉법(스타일리스트)

이브 생 로랑

<Yves Saint Laurent : His Life And Times / 5 Avenue Marcea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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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 본 패션 다큐멘터리였는데, 이걸로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의 세계에 단숨에 들어갈수 있었고, 그 세계가 패션이 시스템에 잠식되기 전, 창조가 목숨 같던 패션 순수의 시대였으며, 무미건조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필름이니까. 특히 마지막 쇼(2001년 봄)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두 번째 에피소드 ‘5 Avenue Marceau’는 극적 장치 없이 보여주기만 할 뿐이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옷을 만드는 일에 적합하도록 자신을 훈련시킨 남자의 일생일대 헌신과 그 팀이 보여주는 패션 노동의 아름다움에 온몸이 저릿해진다.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피에르 베르제가 한 말이다. “이브는 불행해요. 그는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을 만났는데, 그가 이브를 지겹게 했어요. 그는 이브 자신입니다.” 통증 없이 창조를 대면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그를 보고 있으면, 패션으로부터 선택받은 나약한 행운아의 나르시시즘과 아이러니, 불안과 두려움에서 잉태된 ‘스타일’의 수혜자가 ‘우리’라는 사실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 황진선(패션 칼럼니스트)

디올 앤 아이

<Dior And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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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 없이 본 <디올 앤 아이>는 내 심장 깊숙한 곳을 울리며 강한 여운을남겼다. 프레데릭 감독은 무슈 디올과 라프 시몬스를 오가며 두 사람의 패션 여정을 조명하고, 라프의 오른팔인 피터 뮐리에, 아틀리에 침모들은 물론 디올 하우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여러 인물의 심리 묘사를 통해 사람들을 줌인한다. 화려한 패션 무대 뒤 적나라게 드러난 백스테이지를 보는 느낌인데, 클라이맥스인 라프의 첫 꾸뛰르 데뷔 쇼를 향해가며 영화는 최종 결과물인 ‘옷’을 드러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게는 ‘옷’이 주인공이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디올 하우스의 역사와 함께하는 잔뼈 굵은 침모들이 라프의 디자인을 하나하나완성한 후 그의 스튜디오로 향하는 장면. 디자인 초기 단계에 광목으로 만든 실루엣은 어느새 화려한 옷감을 입고 정교한 디테일의 ‘룩’으로 하나하나 모습을 갖춰나간다. 그렇게 사람들의 감정과 손길을 거쳐 완성된 옷들이 드디어 준비된 무대 위를 걸어가는 우아한 해피 엔딩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결국 패션은 옷에 대한 이야기다. — 여인해(런던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