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워크 옆 영화관> 18일 상영관

9월 18일 <캣워크 옆 영화관>에서는 미국 <보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이스 코딩턴이 인상적인 ‘셉템버 이슈’, 사진가 알랙스 프레거의 패션필름보다 더 패션필름 같은 ‘디스페어’, 눈보다 귀로 듣는 영화 카린 로이펠트의 ‘마드모아젤 C’가 상영중 입니다.

 

셉템버 이슈

<THE SEPTEMBER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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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패션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패션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거의 다 찾아볼 정도다. <셉템버 이슈>는 거의 열 번이나 본 것 같다. 그건 절대적으로 그레이스 코딩턴 때문이다. 그녀의 생각이나 작업 방식이 흥미로웠고, 영감을 얻거나 시대상을 전하고 설명하는 노력마저 인상 깊었으니까. 또 패션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당대 패션을 다루고 표현하니까. 특히 그레이스 코딩턴이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을 기억하는지. 그녀는 차를 타고 어딜 가든절대 졸지 않는다. 늘 눈을 뜬 채 주위를 살핀다. 다시 말하자면, 보이는 게 전부인 패션계에서 일하는 동안 세상의 모든 것이 디자이너인 나에게 영감이 될 거라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패션 거장으로부터 듣는 조언,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 그녀가 나에게만 전해주는 듯한 친밀함, 할머니가 손녀에게 삶의 지혜를 속삭이는 듯한 바로 그런 기분! — 이명신(‘로우클래식’ 패션 디자이너)

디스페어

<DESP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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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이자 필름 메이커인 알렉스 프래거가 1960년대 스릴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단편 데뷔 필름 <디스페어>는 단칼에 매혹적이다. 기 보댕의 사진을 연상시키는 색채감과 구도가 멋지다 싶다가, 곧 완벽하게 컨트롤한 수백 명의 엑스트라 배우들과의 서사적 조명 장치, 컬트적 스토리텔링에 마음을 빼앗긴다. 흔히 의도하는 ‘패션 필름’ 장르와 거리를 둔 채, 누구보다 패션의 정수를 꿰뚫고 있다는 느낌. 패션은 시대의 언어이자 세대의 암호인 동시에 어떻게 말해도 소용없을 만큼 그저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 최서연(크리에이티브 그룹 ‘마크’ 대표)

마드모아젤 C

<MADEMOISELLE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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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영화가 머릿속을 스친다. 그 가운데 하나만 꼽자면, 2013년에 개봉된 카린 로이펠트의 <마드모아젤 C>다. 그녀의 스타일은 워낙 유명해 솔직히 ‘그닥’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대신 대사, 그녀의 모놀로그가 인상적이었다. 눈 대신 귀로 본 영화라고나 할까. 옷은 늘 그렇듯 카린답게 입고 나오는데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상식적이지만 정말이지 멋진 내용이었다. 교묘히 포장했을 법도 한데, 이 역시 티 나지 않고 동시대적이다. 가볍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듣다 보니, 카린 로이펠트라는 인물은 뭘 해도 ‘제대로’ 하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다큐 형식의 영화에서 그녀는 스타일이 이렇다 저렇다 한 번도 논하지 않는다. 본인에게 충실한 ‘신념’만 거론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나는 레벨(Rebel)이에요. 사진을 찍지 않아요. 오직 스토리만을 이야기하죠.” 그녀 자신이 파리지엔이기에 이 역시 결과에 투영시킨다고 했다. 부정할 수 없는, 패션인들이 참 좋아하는 그 도시의 사람들, 파리지엔에게 또 한 번 매료된 나의 ‘완추’ 패션 영화다. — 강윤희(‘한섬’ 해외 패션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