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지금이 유아인의 시대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천만 영화 〈베테랑〉과 천만 감독의 영화 〈사도〉를 나란히 극장에 건 이 야심만만한 배우는 과녁을 벗어난 자유로운 화살처럼 이미 다음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오늘을 사는 배우 유아인의 끝없는 절정.  

‘유아인의 끝없는 절정 ① ‘에서 이어지는 인터뷰입니다. 1차  공개된 화보&인터뷰 보러가기 CLICK> 

 

이준익 감독과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난 거죠?
예전에 <즐거운 나의 인생> 때 밴드 보컬 역할로 한 번 뵌 적이 있어요. 제가 노래를 못해서 결국 함께 하진 못했죠. 장근석 씨가 워낙 다재다능한 배우잖아요. 또 그때 핫했고.

두 분이 꽤 잘 통했을 것 같아요. 이준익 감독은 음악애호가이자 화가이고 또 시인이도 하죠. 
되게 자유로운 영혼이시죠. 하하. 욕망은 곧 결핍이라고, 부족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저랑 닮은 구석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저보다 훨씬 공부도 많이 하고 지혜로운 분이지만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끌리는 분이에요. 정말 꼰대가 안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사는 멋진 꼰대거든요.

송강호, 황정민, 유해진, 김윤석, 곧 시작될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김명민까지. 마치 ‘연기 귀신’이라고 할 만한 쟁쟁한 선배들을 한 명씩 불러내 맞짱이라도 뜨는 것 같아요.
기왕이면 연기 귀신들이랑 같이 하는 게 좋죠. 하하. 제가 맡아 온 배역자체가 남자 선배들과 충돌해야만 하는 그런 상황이 많긴 했는데, 사실 그거 아니면 20대끼리 ‘꽁냥꽁냥’하는 사랑 얘기잖아요. 저만의 희소성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방향이 그쪽으로 빠진 거죠. 비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보니. 젊은 남자 배우에게 주어진 선택의 범위가 그리 많진 않거든요. 그런 거 아니면, 이런 거, 혹은 저런 거죠, 뭐.

그런 달콤한 사랑 얘긴 ‘꽃누님’들과 하고 있죠. 김희애 씨에 이어 <해피 페이스북>에서는 이미연 씨와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다고요.
이제 윤여정 선생님만 남은 건가요? 하하. 또 어떻게 <꽃보다 누나>에 출연하셨던 누님들의 팬이에요, 제가. 어제는 촬영하다가 미연 선배를 끌어안기도 했어요. 너무 좋아서. 연기가 끝나고 ‘컷’ 하는 순간, 와락! 딱 끌어안고 싶을 만큼 예쁜 순간이 있었어요.

<뿌리깊은 나무>의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집필한 <육룡이 나르샤>의 촬영도 병행 중이죠? 
내일모레 또 촬영하러 가야 돼요. 그런데 뭐 죽어나갈 것만큼 힘들진 않아요. 제가 참 재미를 모르는 타입인데 요즘은 조금씩 그걸 느끼고 있어요. 시간을 많이 쏟고 땀을 흘리고, 뭐 라면만 먹고 그런 것과는 다른 차원으로,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 애인지도 알겠고. 어제만 해도 너무 피곤해서 잇몸이 퉁퉁 부은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스태프들과 농담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제가 작품에 몰두하고 있더라고요.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지 않음에도! 제로의 영역에 들어간 것처럼 확 차단된 상태로 제 인물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걸 그 집중의 시간이 끝난 다음에 느꼈어요.

전보다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7년 전에 만났을 때 아인 씨가 그랬어요. ‘난 기가 센 게 아니라 선명한 거’라고. 
명언을 했네요, 제가. 하하. 지금도 그래요. 근데 그렇게 선명하려면 얼마나 기가 강해야겠어요? 사실은 근본적으로 굉장히 소심해서 강해지기 위해 애를 쓰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소년처럼 앳된 얼굴이었는데 그때도 참 야심만만했어요. 자신의 남다름을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고 특별함을 인정받고 싶어했죠. 그래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 같았았고요. 
그땐 조급했다기보다 타이트했어요. 왜냐하면 결국은 타인의 관심과 애정 어린 눈빛, 손길 한 번을 받기 위해 사는 거잖아요. 모두가 그럴 거에요. 그런데 그땐 남들이 보기엔 그것과 참 먼 친구였을 테니 더 안달복달했겠죠.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로, 우리 어머니가 즐겨 하던 말씀처럼 “평범이 곧 비범이다” 이러면서 살고 있어요.

아까 촬영하면서 손을 보여줬잖아요. “못생겼다”고 하면서. 의외였어요. 보통은 단점이라고 생각하면 숨기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포즈를 취할 때도 상당히 손을 많이 쓰는 타입이고, 드라마에선 피아니스트 역할을 맡기도 했어요.
이게 다 소심함에서 비롯된 거 같아요. 남이 먼저 얘기하거나 속으로만 생각하는 건 싫으니까 먼저 드러내는 거죠. 제 주변 사람들이나 팬들은 이미 너무 잘 알아요. 제 손에 별명 붙여서 막 놀리기도 하고. 하하.

더 놀라운 건 지금껏 모니터를 지켜보면서도 아인 씨가 말을 꺼내기 전까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거예요. 결국 손가락의 포즈 하나까지 엄청나게 연구했다는 얘기겠죠.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사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손을 쓰고 싶은데 못하는 거예요. 연기할 때든 사진을 찍을 때든.

친구들과 함께 만든 창작 집단 스튜디오 콘크리트는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는 중인가요?
다들 거기서 돈 벌어가면서 잘 먹고 재미있게 살고 있으니까 순조로운 거겠죠? 지금은 제가 바빠서 많이 개입하지 못하는 상태예요.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이 굉장히 많아요. 흔히 그림을 그릴 캔버스가 없다고 하는데, 그게 생기기만 하면 그들이 마음껏 날개를 펄럭일 수 있을 거라고도 전 생각 안 해요. 전 그걸 쥐고 휘두르는 방법에 대해 조금씩 알려주고 싶어요. 물주 노릇도 하고요.

괜찮은 ‘갑’이네요. 어린이날 스튜디오 콘크리트 마당에서 열렸던 백혈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바자회처럼 기부 활동도 계속해나가는 건가요? 
그러려고 해요. 콘크리트 내부에서 오랫동안 기획하고 있어요. 기존 봉사 단체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각자의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 보니 제 뜻대로는 잘되지 않더라고요. 내가 이런 사람을 돕고 싶더라도 또 그쪽의 심사 기준이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콘크리트 내부에서 방법을 찾아보려고요. 저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받은 친구들이 또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긍정적인 순환 구조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멋지다. 서른 살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럽네요. 
그럼요. 부러워할 만하죠! 이런 건 얼마든지 부러워해도 좋아요. 부러운 건 갖고 싶은 거고, 또 하고 싶은 거니까.

 

매 씬마다 완벽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유아인의 ‘In Seventh Heaven’ 화보 필름 티저(15′ Teaser) 영상!풀 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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