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눈매와 살짝 벌어진 앞니,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매혹적인 라라 스톤. 지난 3월 아내로서의 책무는 끝났지만 여전히 엄마로서, 모델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그녀가 선보이는 화려한 80년대 파티 룩!

여기 방정식 문제 하나가 있으니 계산해보자. 가슴-허리-힙 사이즈는 34-25-36(남자와 여자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사이즈)이고, 영국과 네덜란드인 피가 반씩 섞인 서른한 살 여자를 상상해보라. 여기에 브라 끈 1인치 밑까지 내려오는 플래티넘 블론드 머리칼을 더하고, 노려보는 듯한 옅은 색 눈썹을 곱해보자. 그리고 앞니를 3mm 벌어지게 나눠보자. 사이즈 5의 작은 발(평균 샘플 슈즈는 짓궂게도 사이즈 7이다)로 마무리하고, 2006년과 2007년 두 번 휘청하며 풀려버린 런웨이 워킹을 보태자. 그러면 이제 라라 스톤이라는 총합에 가까워질 것이다.

이 칼럼을 마무리할 무렵에 라라는 총 95번의 잡지 커버를 장식했다. 그중 30번은 전 세계 <보그>를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작은 발과 특유의 워킹 때문에 캣워크는 라라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명망있는 패션 하우스들을 위해 24번이나 무대에 섰다. 최근에는 샤넬의 2015년 프리폴 파리-잘츠부르크 쇼의 오프닝과 프라다의 2015 봄·여름 쇼의 클로징을 장식했다. 그리고 사이즈 8 벨트가 편안하게 맞는 라라는 22개 브랜드의 광고를 찍었다. 2010년 가을 그녀는 캘빈 클라인의 독점 모델(크리스티 털링턴과 케이트 모스의 뒤를 이어 값비싼 모델료를 받는 작업)이 되었고, 지금도 그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올봄 캘빈 클라인 진을 위해 저스틴 비버와 함께 반 누드로 찍은 광고가 거리 광고판, TV, 가능한 모든 소셜 미디어에 공개되었을 때는 여기저기서 눈에 확 띄었다.

2013년에는 그야말로 황금 티켓을 따냈다. 바로 로레알 화장품과 전속 계약을 한 것이다. 로레알 화장품 광고는 모델들을 엄청난 속도로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수입이 많은 인물들리스트에 올려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5월엔 톰 포드 뷰티의 최신 향수인 ‘느와르(Noir)’를 위해 그와 함께 이네즈 반 람스베르드와 비누드 마타딘의 렌즈 앞에 섬으로써 그녀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패션 분야를 석권한 모델이 되었다.

올해 라라의 사생활 역시 몇 가지 새로운 통계를 만들어냈다. 그 통계 자료는 모두 행복한 상황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3월엔 영국의 국보급 스타가 된 코미디언 데이비드 윌리엄스와의 5년에 걸친 결혼 생활이 끝났고, 라라가 두 사람의 두 살 난 아들 알프레드와 강아지 버트(보더테리어)를 데리고 부부가 함께 살던 런던 북부의 집을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라라도, 윌리엄스도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12만1,000명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팔로워(그녀는 아직도 트위터에서 데이비드를 팔로잉하고 있다)를 거느린 라라는 일련의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포스팅했다. 2월 15일: “잘 대해주든지 아니면 떠나버려. 고마워.” 2월 28일: “나를 미친 듯이 안아줘.” 3월 18일: “별을 보기 위해선 어느 정도 어둠이 필요하지.” 3월 26일: “당신들이 들은 얘기는 개나 줘버려.” 뒤쪽 메시지가 재고의 여지가 있음을 암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3월 16일에 부서진 심장 사진을 포스팅한 것을 보면 아마도 아닐 듯), 3월에 로다테 힐을 신고 넘어져 발을 심하게 다친 라라는 괴로워도, 혹은 목발을 했어도 일을 쉰 적이 없다.

영국 <보그> 8월호의 커버 촬영 현장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하얗게 회반죽을 바른 런던 북부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라라는 새끼 고양이를 안은 채 무릎까지 내려오는 크리스토퍼 케인의 블루 드레스를 입고 마리오 테스티노의 삼각대 앞에 섰다. 라라의 신체적인 존재감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벌어진 치아처럼 엄청난 마법을 내뿜었기 때문에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통적인 핀업 걸 몸매, 복숭아처럼 부드러운 창백한 피부, 숱 많은 금발 머리는 도발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반면, 야윈 얼굴, 뚱한 입술, 무심한 눈빛이 그 공간 속에 함께 있는 모든이로 하여금 하염없이 그녀를 바라보게 만드는 뭔가 기이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도 있다. “보세요, 너무 귀여워요!”라고 그녀는 미스터 빈스라는 하얀 고양이를 가리켰다. 그녀는 열여섯 살 때부터 네덜란드에서 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사람처럼 말한다. 그리고 굉장히 저음이다.

각 세대에서 종종 소수의 모델을 ‘슈퍼모델’로 만들어주는 요소가 강한 개성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영화배우나 억만장자가 아니라(그녀의 외모를 볼 때 놀랍게도) 코미디언과 결혼한 여성답게 라라는 재미있다. 케이트 모스처럼 무례하게 웃기지도, 카라 델레빈처럼 요란하게 웃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무표정하게 웃긴다. 데뷔 초 6년 동안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면서도(2006년 리카르도 티시가 지방시 쇼에 그녀를 캐스팅한 후 그녀의 커리어는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왜 모델 일을 그만두지 않았는지 여러 번 묻자 그녀는 맥도날드로 돌아가 버거를 만드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그녀는 체중을 줄여서 샘플 사이즈에 맞춰야 하는 압박감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서는 피자를 먹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가 젊어 보이는 좋은 피부를 가졌지만, 정작 자신은 “페이스 크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높은 보수를 받는 뷰티 모델로서 진지하게 고민해왔다. 그녀는 지난 2년 동안 어떤 한 장소에 가장 오래 머문 건 재활원에 들어가기 위해 4주간 남아프리카를 방문했을 때였다고 남편을 처음 만난 직후인 2009년 12월 <보그>에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다시 촬영장으로 가보자.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건 라라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의 강아지 버트가 스튜디오에 도착한 것이다. 처음에 강아지의 흔들리는 꼬리는 주인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꼬리 흔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으로 봐선 새끼 고양이 냄새를 맡은 것이 분명했다. 버트는 고양이에게 돌진하기 위해 발로 나무 바닥을 긁었다. 그 순간 촬영을 위해 미스터 빈스를 빌려온 세트 디자이너가 한 손에는 고양이를 안고 다른 손에는 고양이 운반 상자를 들고 비상구를 향해 달려갔다. 라라가 버트를 보기 위해 노출이 심한 베르사체 세퀸 드레스를 입고 검은 막 뒤에서 나타나자 버트는 천천히 그녀 앞에 앉더니 수염을 씰룩거리며 계속 그녀의 시선을 응시했다. “넌 할 수만 있다면 저 불쌍한 고양이를 물고는 놓지 않을 거야.” 그녀는 잠시 크고 슬픈 눈으로 말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금발 머리를 뒤로 기울였고, 그 디즈니 만화 속 공주 같은 입술에서 크고 낮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