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뉴요커가 사랑하는 후니킴의 한국 요리

2016.03.17

by VOGUE

    뉴요커가 사랑하는 후니킴의 한국 요리

    뉴욕에서의 두 번째 밤, 한국 음식이 간절했다. 한인타운이 더 가까웠지만, 망설임 없이 ‘한잔’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뉴욕의 한국 레스토랑 최초로 미슐랭 별을 받은 김훈이 셰프를 만났다.

     

    시그니처 칵테일과 안주삼아 먹기 좋은 스몰 디시들

    '단지'의 불고기 버거

    '단지'의 골뱅이 무침

    '한잔'의 후라이드 치킨

    '한잔'의 차돌 볶음밥

    '한잔'의 해물파전

    김훈이 셰프

    VOGUE(이하 V) 의학도였다가 요리를 하게 됐는데, 대학교 때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요리를 할 건가요?

    김훈이(이하 김) 대학교 때로 갈 수 있다면 요리를 더 일찍 시작해보고 싶어요.

    V 의대생 시절 배운 것들이 지금의 ‘김훈이’ 요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어요. 실제로 메뉴에 어떻게 적용이 되나요?

    의학은 잘 모르겠지만 과학은 분명 도움이 되죠. 요리에 있어 불은 매우 중요하거든요. 높은, 혹은 낮은 열이 음식의 질감이나 맛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요리의 화학’이에요.

    V 누구나 그렇듯 ‘엄마의 손맛’이 제일 맛있는 요리죠. 좋아하는 엄마의 18번 요리가 궁금해요.

    저희 엄마는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훌륭한 요리사는 아니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 음식은 한국식당에서 밥과 함께 싸온 남은 반찬들을 달걀과 섞어 만든 비빔밥이에요. 요리를 잘 하지 않으셨기에 외식을 할 기회가 많았고, 그렇게 다양한 요리를 접할 수 있었죠.

    V ‘한잔’이나 ‘단지’는 분위기나 가격 면에서 굉장히 편안하게 술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어요. 다양한 외식을 하면서 느낀 점들이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한식은 철학적으로 보자면 재료가 전부죠. 하지만, 미국에서 한국음식점은 아주 질 낮은 싸구려 재료들을 사용하면서 맛을 내기 위해 MSG를 더하는 걸로 유명해요. ‘단지’를 오픈할 때부터 저는 한식도 좋은 재료로 만든다면 충분히 일식당이나 프랑스식당과 견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V ‘한잔’의 후라이드 치킨을 한 입 베어 물고는 생각했죠. 먹을 수 있는 요리는 다 주문해봐야겠다고요. 갓 구운 바게트만큼 바삭 할 수 있는 비법, 살짝 공개해주실 수 있으세요?

    비법은 염장에 있어요. 40분 동안 소금과 마늘 물에 염장한 뒤, 밀가루를 묻히고 또다시 한 시간 동안 말리죠. 그리고 버터밀크에 흠뻑 담근 다음, 다시 한번 밀가루를 묻히고 튀깁니다. 차갑게 식혀놨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처음보다 좀 더 뜨거운 기름에 튀겨서 마무리하죠. 소박한 후라이드 치킨이 결코 소박할 수 없는 건, 이 요리에 쏟은 에너지 때문일 겁니다. 요리는 정성을 들일수록 맛있어지거든요.

    V ‘단지’의 갈릭 허니 윙이나 ‘한잔’의 차돌볶음밥은 방식은 조금 달랐지만, 한국에서 트렌드가 됐었던 요리들이에요.

    맛있는 요리는 유행이 없어요. 언제나 새로운 음식들이 등장하는 속에서 맛이 있으면 살아남으니까요. 전 유행이건 아니건 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V 3년 전쯤 <GQ> 미국판에 깍두기 담그는 법을 전수하셨죠. 좀 놀랐어요. 이제 김치나 깍두기도 뉴요커들이 즐기는 음식인가요?

    뉴요커들은 새로운 요리나 맛에 매우 개방적이에요. 요즘 대부분의 미국 슈퍼마켓에서 김치를 파는 걸 보면, 이미 김치는 뉴요커의 일상적인 음식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V 즐거운 소식이네요! 지금 먹고 있는 해물순두부찌개는 한국 사람이 아니면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메뉴네요. 제가 먹어도 꽤 맵거든요. 

    순두부찌개는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조차 싸구려 음식으로 취급 받아요. 맛있게 만들기 위해선 엄청난 양의 MSG가 들어가게 되죠. 이 해물순두부찌개는 생선뼈 스톡과 신선한 해산물로 만들기 때문에 좀 비싸지만, 훌륭한 재료들로 바로 끓인 찌개는 가장 맛있는 한국음식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이게 바로 진짜 한식이죠. 대부분의 한국음식점에서 만날 수 있는 MSG 요리가 아니고요.

    V 시그니처 칵테일들도 인상적이에요. 스파이시 마가리타는 정말 혀가 얼얼하네요! 이 레서피도 손수 만드신 건가요? 

    모든 칵테일은 한국식 재료에서 영감을 얻거나 지역에서 난 제철재료를 사용해요. 바텐더들과 함께 계절마다 칵테일을 함께 만들죠. 이번 가을에는 한국 배로 만든 칵테일과 수정과에서 영감을 얻은 칵테일을 선보일 거에요.

    V 셰프님 음식이 한국 사람과 외국사람의 혀를 동시에 사로잡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맛있는 음식은 세계공통이죠. 진정한 사랑에는 국경이 없고 음식도 같다고 생각해요.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은 모든 이들로부터 사랑 받을 자격이 충분하죠.

      에디터
      이정윤
      포토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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