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 매뉴얼

요즘처럼 으슬으슬 추울 때, 반신욕만큼 효과적인 건강법이 있을까? 따뜻한 욕조 물속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건강을 찾을 수 있는 효과 만점 반신욕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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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직업병 때문에 괴로울 때가 있다. 머리를 틀어 올리고 촉촉하게 분장한 여자 주인공이 욕조에 새침하게 앉아 있는 장면. ‘NG! 손은 욕조에 담그지 말고 빼야 하는데!’ 체온보다 약간 높은 물에 하반신만 담그며, 상체, 정확히는 팔까지도 욕조 바깥으로 빼놓는 것이 제대로 된 반신욕 동작이다. 반신욕의 원리는 하반신을 따뜻하게 해, 데워진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것이다. 인간의 체온은 늘 36.5℃를 유지하지만, 문제는 부위에 따라 차이가 날 때이다. 상체보다 하체의 온도가 4~5℃ 낮기도 하며, 발끝의 경우엔 6℃까지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 머리는 서늘하게, 발은 따뜻하게, 즉 두한족열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인 상태. 따뜻한 히터나 찜질방의 후끈한 열기도 몸을 데워주기는 하지만, 공기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바로 물! 체온에 가까운 온도의 물은 혈액순환을 돕고, 백혈구를 혈관에서 조직으로 이동시켜 독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며, 전신의 세포에 산소와 영양의 공급량도 증가시킨다. 따라서 반신욕을 꾸준히 하다 보면 축 처진 피부에 탄력이 붙고, 하루 종일 바짝 긴장한 근육도 서서히 풀리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반신욕하는 사이 베타 엔도르핀의 분비가 촉진되어 심리적인 위안을 얻는 것은 덤! 숙면을 유도하는 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반신욕이다.

20분 정도 욕조에 몸을 담가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차가웠던 손발이 따뜻하게 되돌아갔다면 일단 제대로 된 반신욕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적정 온도는 38~40℃. 체온보다 약간 높은 미지근한 온도이므로 몸이 닿았을 때 뜨겁다는 느낌이 없어야 한다. 땀을 뻘뻘 흘리겠다는 욕심으로 42℃가 넘는 뜨거운 물을 담았다면, 피부 표면의 온도만 올라갈 뿐 오히려 방어 작용이 일어나 열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버린다. 반신욕 도중 물이 식으면 더운물을 보충해주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물 온도를 살짝 낮추는 것이 좋다. 욕실의 온도는 22~24℃가 적당한데, 욕실 벽면에 따뜻한 물을 뿌려주면 금세 실내 공기를 데울 수 있다. 또 욕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환풍기를 끄고, 샤워 커튼을 쳐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물 높이는 명치 끝부분까지, 앞서 말했듯 상체는 물론 양팔도 모두 물 밖으로 내놓아야 한다.

이렇게나 좋은 반신욕이지만, 스파더한 테라피스트 서유미 대리는 최적의 시간을 20~30분으로 제한하라고 경고한다. “땀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시간을 늘리면 오히려 수분이 지나치게 배출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요.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덧 금세 땀이 나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현기증이 나거나 따뜻한 물에 앉아 있는 것이 불편하다면 10~15분으로 시작,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안전하다. 혈압이 낮은 사람도 주의하는 것이 좋은데, 만일 가슴이 답답하거나 몸이 지나치게 후끈거리면 찬 물수건으로 얼굴을 적셔주고, 그래도 불편하다면 무리하지 말고 바로 나와 휴식할 것을 권한다. 머리부터 땀이 흥건하게 나기 마련이므로 심한 갈증이 느껴지는데 반신욕 도중에도 한두잔의 생수를 마시면 노폐물 배출에 더 효과적. 반신욕 후에는 차가운 물보다는 실온에 두었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반신욕 자체가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칼로리(30분 동안 약 100kcal)를 소모하기 때문에 운동 직후의 반신욕은 무리가 될 수 있다. 식사 역시 마찬가지. 반신욕 시 땀이 나면 위산 분비가 줄어들어 소화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식후에는 피하는 것이 좋고, 특히 음주 직후에는 꿈도 꾸지 말 것!

그저 앉아만 있어도 건강의 기본을 다질수 있는 반신욕이지만 아로마 테라피를 더한다면 원하는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라벤더는 심신 안정의 대표적인 허브. 그뿐만 아니라 근육을 이완시키고, 메스꺼움이나 신경통에도 효과적이다. 비염이나 초기 감기처럼 기관지에 문제가 있을 때는 유칼립투스가 제격! 페퍼민트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몸과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로즈메리는 순환을 촉진시켜 셀룰라이트 분해 작용에 효과가 있다. 물에 아로마 오일을 두세 방울 떨어뜨려 풀어주고, 반신욕하는 동안 심호흡을 크게 해 수증기와 함께 향을 깊이 빨아들이는 동작을 반복해주도록. 아로마 오일 외에도 다양한 입욕제를 응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단연 소금이다. 미네랄과 무기염류가 다량 함유된 소금은 삼투압 작용으로 인해 노폐물 배출 효과를 높여주고 피부를 탄력 있게 가꿔줘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반신욕 파트너로 꼽힌다. 소금과 함께 자주 추천하는 또 하나의 입욕제는 녹차. 티백을 욕조에 담가 10분 정도 우리면 피부를 맑게 해주고 트러블을 예방하는 데도 탁월하다. 먹다 만 와인이나 청주도 욕조로 투입! 발효에 사용된 곡물과 과일의 당분은 피부 보습 효과가 뛰어나며,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하지만 이 모두가 번거롭다면 그저 비타민 C가 풍부한 레몬 한 개를 썰어 물에 띄우거나 노폐물 제거에 탁월한 사과 한두 개를 잘라 욕조에 담그기만 해도 그만!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20분을 향긋하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반신욕 후에는 반드시 보습력이 충분한 보디 로션이나 오일로 피부 보호막을 만들어주도록. 특히 셀룰라이트 생성을 방지해주는 슬리밍 보디 제품은 신진대사가 가장 활발해진 반신욕 직후 바르면 효과가 배가된다는 사실! 다리 끝에서부터 위쪽으로, 특히 허벅지 안, 바깥쪽을 강한 압력으로 주물러주듯 마사지해주도록. 어느덧 부기가 쏙 빠진 늘씬한 보디라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