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당신의 선택은? ① – 카멜 코트

큼지막한 단추가 달린 50년대 레트로 코트, 관능의 카멜 코트, 포근한 블랭킷 코트, 밀리터리풍 카키 코트, 우아한 트위드 코트 등등. 낙엽이 떨어지는 속도만큼 코트가 우리 여자들의 옷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이번 시즌 당신의 코트 쇼핑 목록 1호는?

Camel Hair

 

“낙타털을 이용한 카멜 헤어는 오직 남자를 위한 소재였어요. 그런데 막스 마라의 창립자 아킬레 마라모티가 1950년대에 발표한 첫 컬렉션에서 카멜 코트를 선보였죠. 실용적이고 클래식한 디자인은 ‘중산층 여성을 위한 코트’로 여겨졌습니다. 1970년대엔 맥시 길이로 선보였고 1980년대엔 넓은 칼라를 더하며 발전했습니다.” 카멜 코트의 상징인 막스마라는 이번 시즌 카멜 코트로 몸을 감싼 마릴린 먼로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 어깨선을 따라 낙낙하게 흐르는 드롭 숄더, 그리고 숄칼라처럼 보이도록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후드 장식이 특징. 그런가 하면 펜디는 기본형 테일러드 코트를 1.5배쯤 부풀린 디자인으로 카멜 코트를 선보였다. 커다란 라펠과 트라페즈 라인으로 발랄하게 펼쳐지는 실루엣이 특징. 평범한 카멜 코트가 좀 지루하다면? 펜디의 오버사이즈 코트나 풍성한 모피 소매와 카 워시 디테일의 마르니 카멜 코트가 제격.

이맘때가 되면 온갖 코트가 파노라마처럼 길거리에 펼쳐진다. 실용적이고 안전한 테일러드 코트, 오버사이즈로 몸을 감싸는 코쿤 실루엣 코트, 전통과 기본에 충실한 피코트, 청담동 며느리 이미지를 풍기기에 적절한 고급 트위드 코트, 어려보이는 데 꽤 도움이 되는 더플 코트 등등. 태생 자체가 군복에서 시작된 코트는 뻔한 디자인에 옷감과 색깔, 라펠 종류와 사이즈만 슬쩍 바뀐 채 ‘신상’의 탈을 쓰고 매번 등장했다. 게다가 요즘처럼 코트가 대세인적이 또 있을까? 긴 머리카락을 코트 깃 안으로 밀어 넣은 채 양손을 팔짱 끼고 웅크린 채 다니는 유럽 패피들의 모습이 파파라치 사진에 찍히면서 그 태도와 옷차림이 하나의 세련된 ‘룩’이 됐으니까.

여름이 시작되기 한참 전인 2015 F/W 컬렉션에 소개된 한 벌의 코트는 전 세계 패션 기자들을 사로잡았다. 육감적인 몸매의 모델 지지 하디드가 막스마라의 커다란 카멜 코트를 샤워 가운처럼 몸에 휘감고 나왔던 바로 그 순간! 1990년 후부터 2000년대 초까지 막스마라 카멜 코트는 대전성기였다. 특히 1981년에 선보인 ‘101801 아이콘’ 오리지널 코트와 클래식 트렌치 코트 스타일을 반영한 ‘마누엘라’ 코트는 전 세계 셀럽들은 물론 당시 대한민국 유행을 이끌던 청담동 ‘삔족’들에게 페라가모의 바라 슈즈와 함께 최고로 꼽혔다. 바로 그 카멜 코트가 마릴린 먼로를 흉내 내며 등장한 지지 하디드에 의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