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조셉 알투자라와의 만남

세련하고 우아하며 관능적인 옷은 물론 새로운 핸드백 컬렉션까지. 조셉 알투자라는 느리지만 확실한 것이야말로 경주에서 이길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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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스러운 레이스 드레스와 남성적인 체크 재킷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는 차분하다. 물론 패션계에서는 차분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 적어도 어느 조용한 아침 맨해튼 소호에 있는 햇살 가득한 자신의 스튜디오에선 말이다. 그는 짜증 내는 대신 꽤 많은 시간을 말없이 있었다. 물론 다른 때는 그 역시 수다스럽다(그에게 <쥬라기 월드>나 다른 SF영화를 틀어주면 말을 멈추게 만들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조셉 알투자라(Joseph Altuzarra)는 귀 기울여 들을 줄 안다.

그는 애석하게도 끔찍하게 패셔너블하지 않은 성격(이를테면 변함없는 친절함)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캐스팅할 때는(데님 팬츠와 평범한 회색 스웨트 셔츠 차림으로 팔짱을 끼고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눈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집중하면서) 자신의 현실적 요구 사항뿐 아니라 모델들의 감정도 고려하는 듯하다. “제가 대학에 지원하던 때를 돌이켜보는 것이 제가 사용한 방식입니다”라고 그는 내게 말했다. “당신은 ‘그들은 나를 받아줄지 결정할거야. 하지만 나 역시 그들을 받아줄지 결정하고 있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상황이 힘들었지만 조셉은 냉정함을 유지해왔어요.” 바니스 뉴욕의 COO 대니엘라 비탈은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자애로워요. 저는 모든 사람에 대해 그런 평가를 내리진 않습니다.” 그리고 상황은 힘들었지만(경제 침체기에 패션을 시작하려고 했기에) 32세의 알투자라는 빠른 확장이나 액세서리를 추가하려는 경쟁의 유혹을 피하면서 참을성 있게 자신의 회사를 성장시켰다. 프랑스 럭셔리 제품의 실세인 케어링 그룹이 2013년 그를 후원하겠다고 결정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패션계의 재력가들은 그를 주목해왔다. “조셉이 자기 세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케어링 CEO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내게 말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알투자라는 본래의 컨디션을 되찾았고 자신의 시그니처를 갈고닦았다. 허리가 잘록한 실루엣, 테일러링, 펜슬 스커트의 트임, 튀는 칼라와 피부 노출 등등. 그는 자신의 고객을 연구해왔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 브랜드의 큰 특징 두 가지는 제가 절반은 프랑스인이고 절반은 미국인이라는 겁니다.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의 눈을 통해 미국을 보면 미국인들의 페티시즘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모든 컬렉션에는 강렬한 성적 암시가 숨어 있습니다. 성욕을 일으키는 특징 말이에요. 알투자라 우먼은 자신의 몸에 아주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것은 올 초 칸국제영화제에서 니콜 키드먼과 더불어 리한나와 나오미 와츠 같은 팬들을 통해 증명됐다. 특히 키드먼은 자신이 입은 새틴 장식의 하얀 크레이프 드레스의 주름에 대해 이렇게 칭찬했다. “여성스럽고, 아름답고, 섹시합니다. 그리고 입었을 때 정말 근사해요!”

뉴욕에서 포착한 디자이너 조셉 알투자라.

뉴욕에서 포착한 디자이너 조셉 알투자라.

알투자라는 프랑스 바스크 지역 출신의 아버지와 중국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성장했다. 현재 아들 회사의 이사로 재직 중인 카렌 알투자라에 따르면 조셉의 어린 시절은 책으로 가득했고 이태리 그래픽 노벨에서 시작된 선원이자 모험가 코르토 말테제의 모험과 평원 인디언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The Girl Who Loved Wild Horses>에 푹 빠져 있었단다. 이것이 분명 그에게 다국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알투자라는 스와스모어 대학에서예술사를 전공하는 동안 학교 연극을 위해 의상을 디자인하기 전까진 패션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마크 제이콥스에서 인턴 생활을 했고, 프로엔자 스쿨러에서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그 후 지방시에서 리카르도 티시의 제1 어시스턴트로 일했다. 그가 2008년에 자신의 라인을 론칭했을 때(그리고 그 직후 CFDA/Vogue 패션 펀드를 수상했을 때) 비평가들은 그를 눈여겨봐야 할 스타라고 평했다.

현재 알투자라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바네사 트레이나 스노우는 그가 지방시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할 때 만났다. “조셉은 늘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는 많은 질문을 했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에요.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그는 늘 모든 것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했어요.” 가방이 좋은 예다. 오랫동안 그는 백을 만들길 주저했다. 액세서리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집단적 요구가 있었지만. 대신 그는 서두르지 말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저는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가 옷을 제대로 만들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그걸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한 번 차분히 앉아 자신의 고객에 대해 생각했다. 그녀가 뭘 원하고 왜 알투자라를 좋아하는지 말이다. 그러고 나서야 불 로프(Bull Rope, 물체들이 서로 부딪치거나 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어놓은 밧줄)에서 영감을 얻은 라인으로 시작된 가방이 탄생했다.

이번 시즌의 악어가죽 호보백은 태슬 장식을 더해 더욱 특별하다.

이번 시즌의 악어가죽 호보백은 태슬 장식을 더해 더욱 특별하다.

“당시 제가 뭘 찾고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알투자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 는 볕이 잘 들고 간결하게 정돈된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작년 어느 오후에 불 로프를 팔고 있는 웹사이트에 어떻게 접속하게 됐는지 설명했다. 그런 뒤 자신이 주문한 것을 팔고있는 뉴멕시코의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느낀 불안감을 떠올리며 약간 동요했다. “제 말투가 전혀 카우보이 같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저는 친구를 위해 로프를 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 로프들은 결국 그의 가방 손잡이에 영감을 줬고 앤티크 프랑스 라이터는 하드웨어에 영감을 선사했다. 2015년 알투자라 가을 캣워크에 첫선을 보인 백은 인스타그램과 다른 곳에서 즉각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현재 바니스에서 그것을 독점판매하고 있다.

가을 쇼에서 알투자라는 견고하고 장난스러운 작품으로 사교계 아이콘들(글로리아 밴더빌트, 베이브 페일리, 슬림 키스, 그 외의 트루먼 카포트의 백조들)을 반복적으로 이용했다. 시어링 칼라가 달린 재킷과 슬릿이 들어간 롱스커트, 프린스 오브 웨일스 체크 코트와 그 뒤에 등장한 수많은 가죽, 귀족풍의 높은 칼라가 달린 흰 레이스와 검정 레이스, 땋아 내린 티베트 벨벳 데보레(‘걸신들린 듯 먹다’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온 단어) 소재의 네크라인이 깊이 파인 채 금색이 반짝이는 빨강 드레스 등등. “상의에는 지나칠 정도로 주름 장식을 많이 넣고 싶었지만 그것과 대비되는 요소가 없으면 사람들이 입으려 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알투자라는 쇼가 끝난 후 말했다.

백스테이지는 알투자라의 어머니(그리고 그녀의 어머니)와 케어링 그룹 임원과 함께 패션쇼 단골 관객들로 가득했다. 알투자라는 몇 분 후에 웃으며 들어왔다(“가끔 그는 우리 중 가장 느긋합니다”라고 스태프 중 한 명이 내게 말했다). 알투자라의 남편(거의 1년 동안 함께 살고 있다)인 부동산 투자가이자 개발업자 세스 와이스만(역시 32세)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두 사람의 아침 의식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는 밖에 나가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개를 산책시킵니다.”

알투자라는 자신의 건실함(몇 시간 동안 스케치하고 제작 과정과 피팅을 챙기면서도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할 시간을 내게 해주는)이 결혼 덕분이라고 말한다. “결혼은 제게 안정을 주었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과거엔 모든 것을 멀리 보지 못했고 더 감정적이었습니다.” 물론 결혼은 도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윌 스미스마저도 실패를 막지 못한 SF영화를 보는 내내 자리에 앉아 있도록 남편에게 강요하는 일 같은 것 말이다. 와이스만은 스웨터 밑에 숨겨둔 아이폰으로 <뉴욕 타임스>를 읽으며 그 시련을 견뎠다.

한여름에 디자이너를 만났을 때 그는 막 뉴멕시코에서 돌아온 상태였다. 그는 현지의 삭막한 풍경과 스케일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고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그림과 금욕적 풍경 사이의 대화는 정말 강렬했어요.” 그렇다면 그 로프 팔던 남자는? “만나지 못했어요”라고 알투자라는 웃으며 말한다. “만났어야 했는데. 다음엔 만나야죠. 그곳에 다시 갈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