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김영철

잇몸 만개 웃음이 가득하다. 요즘 김영철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유행어 ‘힘을 내요, 슈퍼파월’은 상반기 최대 히트작이 되었고, 병영 체험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역시 승승장구 중이다. 지금 가장 웃긴 남자 김영철과의 대화. 거의 한 달 치 웃음을 다 웃었다.

파랑 수트, 노랑 스카프는 에트로, 티셔츠는 요지 야마모토,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안경은 토니 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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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개그는 따라 하기다. 그의 데뷔작 ‘미안합니다’는 1999년 옷 로비 청문회 상황에 대한 패러디였고, 뒤이어 터뜨린 하춘화, 김희애, 이영자, 조혜련, 그리고 송은이의 성대모사 개그 역시 흉내의 완성품이었다. ‘힘을 내요, 슈퍼파월’ 또한 조원선의 노래 ‘힘을 내요, 미스터 김’의 노랫말에서 가져왔으니 거의 모든 개인기가 흉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몸을 망가뜨리기보단 얼굴을 망가뜨리며 터뜨려내는 웃음. 그는 몸 개그 대신 토크 에피소드로 방송 분량을 뽑아내는 남자였고, 그 능력으로 데뷔 이후 17년간 큰 부침 없이 방송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김영철에게도 아픈 시간은 있었다. 그는 하춘화 없이, 김희애 없이, 그리고 이영자나 송은이 없이 할 수 있는 개그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었고, 분량 욕심이 과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매번 유쾌한 것 같은 남자 김영철이지만 그가 항상 행복한 건 아니었다.

계기는 정적이었다. <무한도전> ‘무도 대잔치’ 특집 때 게스트로 출연한 김영철은 현주엽과 정준하가 열띤 베개 싸움을 벌이는 사이 뜬금포의 응원송을 만들어 불렀다. “힘을 내요, 슈퍼파월~” 유재석은 김영철을 퇴장시켰고, 대신 최대 유행어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 등장했다. <무한도전> ‘식스맨 오디션’ 에피소드에 출연해 스스로를 질린다 평가한 대목 역시 그를 다시 보게 한 포인트였다. 당신의 단점이 무엇이냐는 하하의 질문에 김영철은 “격주로 하면 안 돼요? 나는 질려”라고 했다.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할 줄 알고, 그걸 유쾌하게 발설할 수 있는 사람의 여유와 넓은 품. 김영철은 이렇게 자학하면서도 웃음을 뽑아냈다. 아마도 김영철은 지난 17년간, 많은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따라 하며, 혹은 메인 MC주위를 서성이며 스스로를 돌아봤을 것이다. 그는 인터뷰 도중 올해 계획한 주요 오락 프로그램에 다 출연했다며 특유의 뻔뻔한 웃음을 지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녹화도 예정되어 있고, 7월부턴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멤버로 합류한다고도 했다. 17년의 따라 하기는 결국 ‘진짜 김영철’표 웃음을 만들어냈다. 김영철은 아마 지금부터가 더 시끄럽고 웃길 것이다.

요즘 많이 바쁠 것 같다.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네 개 정도 되나?
<진짜 사나이>,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 SBS 파워FM의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 그리고 SBS 에서 <창업스타> 첫 녹화를 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비정상회담> 등 요즘 대세라는 프로그램도 다 돌았고. 예전보단 좀 집중도 있는 섭외가 많아진 기분이다. 무엇보다 올 초에 나가겠다고 적어놨던 프로그램을 다 해서 기분이 좋다.

계획을 세세하게 세워놓는 편인가?
나는 아날로그 시대 사람이다. 매주 일요일에 다음주 있을 일을 적어놓는다. 실제로 손으로 적어볼 때 갖게 되는 기억력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 같다. 월·화·수·목·금·토·일 일주일의 그림이 선연히 그려진다. 예전에 홍진경이가 나더러 “나노처럼 쪼개놓고 사는 것 같다”고 했는데 맞는 얘기다. 영어 선생님도 “와이알 유 소 플랜드?”라고 묻더라. 한 10초 생각했다.

그렇다면 올해 대세 프로그램 일주를 목표할 만큼 무언가 좋은 예감이 있었던 건가.
상반기 결산 기사가 떴는데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 다 들어가 있더라. 사람들은 여기 만족하지 말고 하반기 하나 더 터뜨리라는데, 유행어를 만들어본 입장에서 얘기하면 작정하고 덤벼서 되는 게 아니다. ‘힘을 내요, 슈퍼파월’ 역시 침묵이 가져다준 타이밍의 승리 아닌가? 게다가 유재석의 기가 막힌 정리. 그냥 제재만 했어도 되는데 딱 퇴장시키잖나. 큰일로 만든 거지. 나도 기가 막히게 잘했고.(웃음) 김태호 PD의 편집도 좋았고. 딱! 딱! 풀 샷. ‘특급 칭찬’ 역시 노리고 한 건 아니다. <무한도전> 선거 이벤트를 하면서 하자고 하기에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고 오일 발랐다. 내가 약간 이런 캐치프레이즈 만드는 것에 뭔가 있는 것 같다.

올해는 ‘힘을 내요, 슈퍼파월’도 있었지만 <진짜 사나이>에도 출연했다. 말과 에피소드로 웃기는 남자 김영철에게 그리 어울릴 법한 옷은 아니라 생각했다.
나도 너무 궁금했다. 누가 생각했어? 매니저가 잡아온 거야? 회식하면서 이야기 들었는데 제작진이 “개그맨 누구 있지?” 1, 2안 생각하다가 작가 하나가 “김영철 어때?”라고 했는데 다 빵 터졌다더라. “그 오빠 입 안 다물어지는 거 있지 않아? 분명 8, 9회에 터질 거”라고. 근데 첫 회에 터져버렸잖아. 사실 이제 와서 얘기하면 <썸남썸녀>랑 <진짜 사나이> 섭외가 같이 들어왔다. 근데 <썸남썸녀>에서 내가 뭘 하겠나? 집 구경 시켜주고 여자 앞에서 쭈뼛? 소속사 미스틱 사장님이 “뭘 고민하냐?”고 하더라. “너 그냥 좌우로 정렬하며 좌우 맞추는 것만 봐도 입 튀어나와서 웃긴데”라며.

<진짜 사나이>는 그동안 남 흉내 내는 것만 보던 대중에게 ‘진짜 김영철’을 보여준 첫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었다. 군대라는 딱딱한 조직 사이를 비집고 튀어나오는 김영철식 개그 역시 신선했고.
일단 너무 새로웠다. 내가 주말 버라이어티도, 관찰 예능도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 통해 또 다른 걸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스튜디오 위주로, 편한 것만 해왔더라. <진짜 사나이>가 시즌 10까지 갈 프로는 아닌 것 같다.(웃음) 시즌 2, 아니면 한 번 더? 이때 아니면 언제 고생하나 싶기도 하고. 또 내가 군대도 부산구치소에서 6주 훈련 받은 게 다였다.

녹화는 어떻게 진행하나.
한 달에 한 번, 4박 5일씩 다녀온다. 그래서 지금 휴가 나온 기분이다.(웃음) 얼마 전에 사우나에 갔더니 아저씨들이 “어유, 이거 탈영한 거야?” 그러시더라. 그래서 내가 “휴가 나왔습니다”라고 했다. “나 고생하느라 발톱 빠졌잖아”라며.

개인적으로 김영철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 건 <무한도전> ‘식스맨 오디션’ 편에서 스스로를 ‘질린다’고 평가한 대목에서였다. 맨날 남 흉내에만 열심인 줄 알았는데 자기관찰에도 철저하다는 느낌이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일이 있었다.(웃음) 나는 자신하고 대화를 많이 한다. 괴테가 얘기한 것처럼 가장 좋은 친구는 자기 자신이라고 하지 않나. 자기 자신의 인정, 평가가 제일 좋은 것 같다. 녹화 끝나면 내가 안다. 못한 날은 못했구나, 잘한 날은 잘했구나. 코디가 말 안해줘도 안다. 근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내가 참 변명을 많이 하고 있구나 싶었다. 2008년 무렵? 30대 후반에. “지난주엔 왜 재미없었냐면 게스트가 늦게 와서” 뭐 이런 변명을 구차하게 하고 있더라. 근데 이런 게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레스 이즈 모어’를 알게 된 거지. 이 세상에 인정만큼 아름다운 게 없다. 나 얼굴 못생겼다. 태어날 때부터 못생겼다. 됐냐? 뭐 이런 거.

<무한도전> 식스맨에선 아쉽게 탈락했다. 아쉬움은 없나?
광희 군이 군대 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하하하. 그걸 알게 됐다. <무한도전>의 성격이 내가 가장 잘 융화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명수 형이랑 안 맞는 듯한 케미, 하하와 옥신각신, 그리고 정형돈, 준하와 나쁘지 않은 인간관계. 판 깔아주면 재밌게 놀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내가 지난 해에 CJ 스타카드를 받았다. 근데 그게 매해 갱신된다고 하더라. 작년에 기한이 얼마 안 남아 ‘빨리 써야지’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내년에 더 좋은 거 들어와. 왜 그래?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더라. 그때 생각이 ‘식스맨’ 떨어졌지만 나한테는 <진짜 사나이>가 온 거구나 싶었다. <진짜 사나이> 끝나고 <무한도전>에 갈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이대로 너무 좋다. 애증의 무도인 거지.

하운드 투스 패턴의 수트는 푸시버튼,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경은 프로젝트 프로덕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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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프로그램마다 느끼는 건 ‘이 남자 말 참 많다’라는 거다. 그래서 구박도 많이 받는다. 얼마 전 <라디오스타>에선 “나는 너무 잘해주면 못하고, 막 해줘야 잘한다”고도 했던데, 그래도 의기소침해지는 순간은 없나.
어릴 때는 결이 약했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내가 굉장히 단단해진 것 같다. 얼마 전에 샘 킴이랑 전화했는데 악성 댓글 처음 봤다며 어떻게 견디냐고 하더라. 너무 쉽게 조언한 것 같다. 난 이미 중학교 때부터 못생겼다는 얘기 들었다. 악성 댓글 내용 보면 ‘못생겼다’ ‘안 웃기다’ ‘비호감이다’ 정도지, ‘죽여버리고 싶다’ ‘지옥에나 가라’까지는 없다. 그냥 싫은 사람은 커피 마시는 소리만으로도 싫은 거다. 좋은 사람은 손으로 김치 찢어 먹는 것도 소박해 보여 좋은 거고. (MC 유형을 보면) 재석이 형은 (<무한도전> 때처럼) 쫓아낸다. 강호동 형은 “시끄러워” 윽박지르고. 김구라 형은 “그만 좀 해라. 영철아, 멘트 욕심 너무 많다. 배려를 좀 해~”. 근데 이게 나더라. 댓츠 후 아이 엠. 요즘 출연하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선 탈북 미녀들한테도 구박을 받는다. 5,000만이 아니라 이제 7,000만 국민의 핀잔 대상인 거다. 너무 귀한 캐릭터인 거지. 어떤 기자분이 “사람들이 너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데 사실 그리 만만한 애가 아닌데”라고 하셨다. 근데 웃자고 하는 거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동안 히트 친 유행어를 보면 대부분이 성대모사와 패러디다. 원래 남 따라 하기에 소질이 있었나.
(웃음) 그러게 일생이 패러디야. 기본적으로 따라 하고 싶어 한다. 학창 시절에도 선생님 흉내 내는 애들 있지 않나. 혀 짧은 선생님들 “그네 공식, 이해해떠?” 뭐 이런 거. 1999년 청문회 때 TV 보는데 눈에 확 들어오더라. 꾸벅꾸벅 조는 것도 같고, 아픈 건가 싶기도 하고. “여보떼요?”도 114 안내원 흉내 낸 거였고, 김희애 씨랑 하춘화 씨 개그 역시 그랬고.

근데 김영철의 성대모사는 판박이 모사는 아니다. 오히려 김영철의 톤에 특정 포인트를 가져오는 식인 것 같다.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한마디 더 하면(웃음) 크리에이티브. 나는 흉내도 크리에이티브라 생각한다. 재생산인 거다. 흉내 똑같은 거 재미없다. 송은이가 그랬다. “김영철 안 똑같아요. 근데 뭔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웃겨”라고.

유행어에도 유통기한은 있다. 새로운 개그에 대한 압박감은 없나?
있다. 뭔가 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 같고. 근데 또 너무 거기에 빠져 있으면 딜레마가 되니까 그러지 않으려 한다. 지금까지 남의 인생을 살아왔잖나?(웃음) 패러디로. 근데 올해는 처음으로 <진짜 사나이> 통해 나를 좀 보여줬다. 사람들은 거기서 왜 개인기 안 하냐고 하는데 할 일이 없다. ‘지금부터 사격이다’라고 하는데 ‘사격이 야속하더라~’할 순 없지. 인위적으로 만든다기보다는 자연스레 웃기다 보면 또 걸릴 거다.

얼마 전 소속사를 윤종신이 공동 대표로 있는 미스틱으로 옮겼다. 타이밍이 <진짜 사나이>, ‘힘을 내요, 슈퍼파월’과 맞물려 어떤 계획을 갖고 이적한 건가 싶었다.
(이) 규한이가 먼저 미스틱 가 있는데 조금만 더 늦거나 빨랐어도 큰일 날 뻔했다고 하더라. 몸값 딱 올라가고 있는 시점에 계약 시점이 잘 맞았던 거지. 이건 신의 타이밍이었다고. 사실 미스틱의 윤종신 형이랑 같이 있는 대표 사장이 작년 말 무렵부터 얘기를 종종 했다. 음악 관심 많으니까 와 보는 거 어떻겠냐고? “니가 갑자기 싱글 내는 건 웃기지만 DJ, 믹싱 배워놓으면 좋을 거라고. 에디 킴, 김예림 피처링 할 수도 있고.”

음반을 낸다는 얘기도 있더라.
나의 진짜 꿈이 만능 엔터테이너다. 나는 ‘영어를 잘하는 웃기는 놈이 되겠다’가 목표다. 얼마 전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갔는데(여기서 김영철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불렀다) 너무 좋았다. 개그맨 피와는 또 다른 게 나한테 있는 것 같다. 쇼오프 해야하는 본능이랄까. 오늘 <보그> 인터뷰도 너무 좋다. 포토그래퍼분이 잘 한다고 하니까 너무 설레고. 종신이 형한테 ‘월간 윤종신’ 9월호나 10월호에 내가 하겠다고 했더니 “개그나 하나 더 짜”라고 하던데 나한테는 ‘쌈마이’ 말고 ‘니마이’ 기질도 있다. 발라드 부르고 싶어 한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선 의외로 노래 실력이 좋아 놀랐다.
내가 뭐가 다 있다.(웃음) 두루두루 어디든 갖다놓으면 ‘기본 빵’은 한다. 건강 프로 나가면 어디서 주워들은 거 얘기하고, 친구들도 다양한 직종에 많고.

요즘은 인터내셔널 코미디언이 목표라고 얘기하고 다닌다. 왜 그렇게 인터내셔널에 집착하나.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게 궁핍, 결핍, 결여 같다. 울산에서 자랐기 때문에 서울 문화를 접할 일이 없었다. 대학로 연극, 뮤지컬 보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울산KBS홀에서 하는 손숙, 박정자의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정도니까. 그렇게 서울에 안착했는데 이젠 더 멀리 보이더라. 우연히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됐고, 뉴욕에서 인터내셔널한 코미디언이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3년 전에 <먼 북소리>를 봤다. 왜 하루키가 나이 40에 움직였다고 하지 않나. 쿵쾅 하는 북소리가 들렸다고. 내가 원래 감정이입을 잘한다. 나도 들리더라.(웃음) 쿵쾅. 북소리가. 나는 지금까지 없었던, 전무후무한 사람이 되고 싶다. 보아, 이병헌, 비, 조혜련 등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거 보며 인스피레이션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 내가 코미디언으로는 1호가 되어야겠다. 인스타그램에도 썼다. ‘할리우드는 내 뻔뻔함을 사랑할 거’라고. 작년에 워쇼스키 남매의 드라마 <센스8> 마지막 최종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그 역할은 결국 차인표 선배님이 하게 됐다고 하더라. 그냥 이 정도 과정도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항상 유쾌해 보이지만 기분이 다운될 땐 없나. 남을 웃기기만 하다 보면 지칠 것도 같다.
나는 굉장히 고군분투하며, 성실히 살았다. 4~5월 무렵에 인터뷰를 몇 번 했는데 눈물이 나더라. 비호감 딱지 떼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아, 잠깐만요’ 눈물이 났다. 내가 분했나 보다. 너희가 날 몰라준 거야? 나 진짜 열심히 살았고, 6시 반에 영어 공부하러 갔다 녹화하고. 아는 PD는 왜 예능 안 하냐고 하는데, ‘니가 안 써줬잖아’ 싶고. 나는 빈 시간에 영어 공부한 것뿐이라고 하소연하고 싶었다. 일주일에 방송 하나만 하던 시절도 있었으니까. 근데 잘 참은 것 같다. 기다림, 인내심이랄까. 10년 동안 영어 공부하며 잘 버틴 것 같고. 이제 이 직업을 좀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괜찮은 아이인데 화면에 나쁘게 비치기도 하고, 사실 그렇게까지 괜찮지 않은데 좋게 보이기도 한다. 라이프 이즈 이퀄이다. 나보다 더 오해받는 사람들도 많고. 그냥 지금은 그 오해의 실마리를 잘 풀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무시, 개무시(웃음)를 하도 많이 당해서 이젠 나름의 해결법이 몸에 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