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에코 시크 샴푸 이야기

2016.03.15

by VOGUE

    에코 시크 샴푸 이야기

    샴푸만 잘 써도 가는 모발에 힘이 생기고 없던 볼륨도 살아난다. 이런 똑똑한 샴푸의 원료가 100% 천연 성분이라면 믿겠는가. 프리미엄 마켓을 사로잡은 에코 시크 샴푸 이야기.

    1 라후아 ‘샴푸(글루텐프리)’. 2 퍼시앤리드 ‘바운티풀리 바운시 볼류마이징 샴푸’. 3 벨마 ‘오가닉 코스메틱 샴푸 포 파인 헤어(가는 헤어용)’. 4 닥터 브로너스 ‘캐스틸 솝’. 5 지오바니 ‘스무스 애즈 실크 딥 모이스쳐 샴푸’. 6 라우쉬 ‘스위스 허벌 케어 샴푸’. 7 오가닉스 ‘코코넛 워터 샴푸’. 8 아발론 오가닉스 ‘시크닝 샴푸’. 9 CHI ‘인프라 샴푸’.

    메뉴 선택권이 다양한 먹거리 천국, 혹은 신선한 식재료로 가득한 슈퍼마켓. ‘백화점 지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래서 난 늘 밥하기 귀찮은 주말 아침 대충 한 끼 때울 때나 장을 볼 때 잠시 잠깐 들렀지만 이젠 이곳에 발 도장을 찍을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바로 샴푸 쇼핑! 지난달엔 갤러리아백화점 지하에서 라후아의 샴푸를 샀고, 이걸 다 쓰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에서 눈여겨본 퍼시앤리드제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헤어 미스트는? 늘 그랬듯 청담동 SSG에서 존마스터스 오가닉 것으로! 최신 유행 제품으로 가득한 공간이 백화점이라지만 지하 슈퍼 생필품 코너만큼은 늘 예외였다. 샴푸는 하나같이 크고 뚱뚱한 데다 촌스러운 디자인에 일반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라서 매번 본체만체 지나친 게 사실. 하지만 재작년 백화점 지하 세계에 불어닥친 ‘프리미엄’ 열풍에 샴푸 섹션이 확 달라졌다.

    지난 9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에서도 어김없이 프리미엄 샴푸 열풍이 포착됐다. 샴푸 섹션엔 스타일 아로마테라피, 비오틴, 로베아, 벨마, 퍼시앤리드 등 뷰티 에디터조차 모르고 지내온 생소한 브랜드만 해도 수십 가지. 다른 한쪽엔 100% 천연 성분으로 이뤄진 자연주의 브랜드만 모아놓은 ‘프리미엄케어 존’이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의식주의 기준이 확 달라졌어요. 예전엔 질보다 양이었다면 이젠 조금 비싸도 내게 유익하다면 아낌없이 투자하죠.” 퍼시앤리드의 홍보대행사 GL커뮤니케이션 영업팀 이현웅 팀장의 설명이다.

    리치앤영 이영희 원장은 잘못된 샴푸 사용으로 인한 두피 가려움증으로 클리닉을 찾는 이들을 자주 접한다. “주로 본인의 두피 타입을 간과해 맞지 않는 샴푸 선택, 잘못된 샴푸 방식, 잦은 염색 이후 철저한 세정이 안 되어 염색 약품이 장기간 두피에 노출될 때 부작용으로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샴푸라면 걱정 없다. 100% 천연 성분으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착한 성분도 성분이지만 헤어 고민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도 프리미엄 샴푸만의 특권! 화장품도 피부 고민에 따라 주름, 탄력, 보습으로 나뉘듯 샴푸도 손상 모발, 염색 모발, 비듬 모발로 세분화돼 보다 집중적인 관리를 돕는다.

    프리미엄 샴푸 열풍에 힘입어 최근 드러그스토어에서도 자연주의 샴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단순히 ‘머리를 감기 위한’ 샴푸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두피도 ‘피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헤어 제품으로 두피 관리에 힘쓰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죠.” 올리브영에 단독 입점한 스위스산 프리미엄 샴푸 라우쉬 브랜드 매니저의 설명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심지어 치약으로도!) 사용 가능한 올인원 클렌저 닥터 브로너스 ‘캐스틸 솝’이 드러그스토어에서 백화점으로 ‘역진출’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돌이켜생각해보면 백화점 지하에 프리미엄 열풍이 불어닥치기 전, 그러니까 샴푸 진열대에 오른 제품이라곤 크고 뚱뚱한 마트형이 전부이던 시절 유명직구 사이트 아이허브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프리미엄 샴푸였다. 아발론오가닉스, 데저트 에센스, 미네랄 퓨전, 지오바니가 바로 그 주인공! “지오바니 ‘스무스 애즈 실크’ 라인은 아이허브의 오랜 베스트셀러입니다.” 아이허브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송 J. 안의 설명에 구매 책임자 린지 웨이펠스가 한마디 덧붙인다. “프리미엄 샴푸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하면‘에코 시크’입니다. 에코(Eco)는 자연 유래 성분에서 온 아름다움을, 시크(Chic)는 스타일리시하고 패셔너블한 디자인을 뜻하죠.”

    샴푸만 잘 써도 가는 모발에 힘이 생기고, 없던 볼륨도 살아난다. 이런 똑똑한 샴푸의 원료가 두피와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천연 성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 않나. 이젠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값싸고 양 많은 샴푸의 시대는 끝났다. 샴푸라고 다 같은 샴푸가 아니라는 소리다.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HWANG IN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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