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새 책 2

마지막 달의 허전함을 채워줄 책과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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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문장들> 저자 허윤선은 10년 차 피처 에디터다. 술래잡기보다 책을 좋아한 소녀는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그녀가 그림을 보고 책을 떠올린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림과 문장들>은 그런 저자의 그림 감상 결과물이다. 한 장씩 뜯어서 볼 수 있게 만들어진 책에는 화가나 시대적 배경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은 없다. 한 면에는 그림이, 반대쪽에는 그림 앞에서 떠올린 문장이 담겨 있을 뿐. 네댓 줄뿐인데 둘 사이 연결 고리를 풀어낸 문장이 단순하지 않다. 책과 그림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이 정제를 거치고 거쳐 자리해 있다. 그림과 문장 앞에 한동안 머무르게 만드는 책이다.

<나를 닮은 사람>은 아버지를 간병한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소개 글을 읽으면 선뜻 펼치기 힘든, 외면하고 싶은 현실의 이야기다. 아버지를 위해 밥을 짓고 대소변으로 더러워진 옷을 빨던 매일의 이야기는 일기장보다도 솔직하지만 덤덤하다. 부모님이 쓰러지더라도 일상을 살아낼 수밖에 없는 진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책은 많이 아프다. 미리 만나는 미래의 이야기가 삶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을 줌과 동시에 묵직한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