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미세먼지 대응법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사이에도 건강과 피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설상가상으로 건조하고 추운 날씨까지 더해진다면? 겨울철 미세먼지 대응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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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일째 혼탁하고 당황스러운 아침을 맞이하다 보면 그토록 갈망하던 잇 백이나 5kg 체중 감량쯤은 소원 축에도 못 낀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제발 창문 활짝 열고 숨 한번 크게 쉬기만 해도 얼마나 좋을까!’ 작년 초까지만 해도 그저 봄철 황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쯤으로 여겨졌던 미세먼지가 지난가을부터 또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365일, 자연스레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얼마 전 네이버가 발표한 2015년 최고의 모바일 검색어 1위 역시 ‘미세먼지’. 이제는 전 국민이 익히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겠지만,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지름 0.01mm 이하의 작은 먼지를 뜻한다. 모공 지름의 5분의 1, 머리카락 굵기의 8분의 1에 해당하며, 초미세먼지의 경우 미세먼지 크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더 작은 먼지이다. 주로 연소 입자인 탄소, 유기 탄화수소, 질산염과 황산염, 유해 금속 성분으로 구성된 이 악랄한 입자는 코와 기도를 거쳐 폐포에 도달할 수 있으며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폐포를 통과해 혈액을 타고 전신을 떠돌아다니게 되는 것. 이 중에는 ‘블랙카본’처럼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성분도 포함돼 있다.

“미세먼지는 크기는 작지만 그 표면이 넓기 때문에 피부와 같은 생체 조직에 더 잘 달라붙는 특징이 있죠. 특히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라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구조물에 침착해 활성산소를 만들어내고, 따라서 세포 독성과 피부 자극의 원인이 됩니다.” 명동 클린업피부과 김지영 원장의 경고는 이어졌다. “미세먼지 중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와 다이옥신(Dioxin)은 특히 멜라닌세포를 증가시켜 검버섯과 같은 피부 색소 침착의 원인이 되고, 노화를 일으키기도 하죠.” 더 한숨이 나오는 건 이 혼탁한 뉴스가 바로 지금, ‘겨울’에 날아든다는 것. 가뜩이나 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한껏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는 피부에 최악의 상황이 불어닥치는 셈이다. “겨울은 피지와 땀 분비가 감소하면서 피부가 거칠어지고, 전체적인 활동량 또한 줄어들면서 피부 면역력이 저하되는 계절이죠.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진다면 피부 면역력 저하로 바이러스성 감염(단순 포진이나 대상포진 등)이 악화될 수 있어요.”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그저 ‘외출을 삼가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겠지만 일단 미세먼지에 노출된 피부에 가장 먼저 할 일은 ‘클렌징’이다. 특히 피부가 건조한 겨울철에는 ‘세정력’과 ‘보습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이중 세안은 기본, 워터프루프 제형까지도 닦아낼 수 있는 포뮬러를 선택해야 하지만, 반면 ‘Cetyl Alcohol, Stearyl Alcohol’과 같은 보습 성분을 함유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는 뜻. 모공 노폐물을 닦아주는 전동 클렌징 툴 역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사용할 때는 오히려 피부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횟수를 제한하고, 이 모든 주의 사항을 뛰어넘는 제일 첫 번째 룰은 ‘외출 후 돌아오자마자 바로 클렌징하는 것!’.

보습제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유분감이 많은 보습제는 오히려 미세먼지가 피부에 더 쉽게 흡착할 수 있으니 산뜻한 타입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관건. 겨울철 외출 시에는 피부 속으로는 수분을 충전해주고, 실키하게 마무리되는 산뜻한 타입의 수분 크림이나 로션 타입이 적당하다. 건조한 피부라면 이보다 유분감 있는 제형이 불가피하겠지만, 마지막에는 파우더로 피부 베일을 한 겹 씌워주는 것이 정답! 또 한 가지 주목할 성분이 있다면 바로 항산화 성분이다. “미세먼지는 피부 내 활성산소를 높이기 때문에 피부 조직이 쉽게 손상되죠. 가장 대중적인 항산화 성분으로는 비타민 C가 있습니다.”

‘항산화’는 비단 피부에만 해당되는 항목은 아니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이미 몸속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 미세 먼지의 배출에 있어 최고의 명약은 ‘물’이며, 세포 재생과 점막을 튼튼하게 재건해주는 비타민 A(수육, 토마토, 당근),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비타민 D(연어, 표고버섯, 우유, 달걀), 항산화 효과의 비타민 C(파프리카, 시금치, 레몬 등 각종 과일과 채소)가 풍부한 식단을 추천했다. 지난 11월 베이징 일부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보다 무려 38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팀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서울·경기 지역 30세 이상 10명 중 1명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사망할 거라고 전망했다. 더 끔찍한 것은 OECD에 따르면 고농도의 중국발 미세먼지가 2030년까지 유지될 거라는 것. 더 망설일 시간이 없다. ‘항산화’와 ‘면역력’이야말로 선택도, 필수도 아닌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얄팍한 마스크 한 장만으로 버티기엔 다가올 시간이 너무 길고 혼탁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