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시트 마스크의 세계

2016.03.16

by VOGUE

    시트 마스크의 세계

    특별한 날을 앞두고 치르는 ‘거사’가 아니다. 일상적 습관이 된 가장 한국적 뷰티 루틴이다. 시트 마스크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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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란쿠시 작품처럼 우리 여자들의 곁에 늘 존재하는 1일 1팩 신드롬.

    얼마 전 서울을 찾은 K-뷰티 전문 웹사이트 ‘글로우 레시피’ 대표 사라 리에게 요즘 뉴욕에서 제일 잘나가는 제품이 뭐냐고 묻자 3초 만에 다섯 글자가 돌아왔다. 시트 마스크. “아주 난리예요. 다들 시트 마스크의 매력에 푹 빠졌죠.”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시트 마스크만 해도 800여 종. 로드숍 제품의 경우 세일 찬스를 빌리면 장당 1,000원, 비싸봤자 1만원 미만으로 무척 저렴하다. 또 얼굴에 붙였다 떼면 그만이니 편리함으로 치면 아이폰 저리 가라다. 더 우주, 맥스클리닉, 숨37, 리리코스, 제니하우스 등 한 주 동안 <보그> 편집부에 도착한 신상만 해도 가지가지다.

    이미 포화 상태인 시트 마스크 시장에서 ‘플러스알파’를 앞세운 2차전이 시작됐다. 진귀한 24K 골드를 미용 성분으로 쓰는가 하면, 사용 직전 겉면에 부착된 주사기를 이용해 유효 성분을 투입하는 인젝션 방식, 혹은 안면 윤곽을 잡아주는 석고 마스크 등 차별 요소를 더한 아이디어 제품이 마스크 팩 열풍에 힘을 보태는 중.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시트 마스크 열풍을 눈여겨본 뷰티 편집숍 ‘스프링풀’ 황봄님 대표는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10여 년간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면서 다양한 셀럽, 뷰티 엑스퍼트, VIP들을 만났습니다. 그녀들의 피부 비결은 피부과와 에스테틱에 있었고, 거기서 누리는 피부 호사를 집에서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시트 마스크죠.” 다시 뉴욕으로 넘어가보자. 글로우 레시피의 제보에 따르면 요즘 뉴욕의 잘나가는 대형 상점에선 너도나도 ‘마스크 바(Mask Bar)’ 오픈에 혈안이라고 귀띔한다.“시트 마스크만 따로 모아 분류한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걸 의미해요.세포라 마스크 바도 그렇게 탄생했죠.”

    그렇다면 요즘 난리도 아니라는 시트 마스크의 유명세는 둘째 치고 정말 효과가 있긴 한 걸까? 마스크 팩 마니아들은 피부에 유효 성분을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부분과 부기 완화 측면에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흔한 화장품 광고처럼 주름이 차오르고 얼굴이 하얘지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지만, 지치고 피곤해서 생기를 잃은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시트 마스크만 한 제품은 없다는 것. 또 노화 방지의 기본은 철저한 보습 관리라는 의미에서 꾸준히 사용하면 안티에이징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시트 마스크의 매력은 이게 전부는 아니다. 완벽 메이크업을 위한 프라이머 단계로 여배우들의 뷰티 시크릿엔 마스크 팩의 지분이 상당하다. 메이크업 전 얼굴에 시트 마스크를 붙였다 떼면? 화장이 끝내주게 잘 먹는다!

    아무튼 누가 뭐래도 요즘 뷰티 비즈니스에서 대세는 시트 마스크다. 한반도에 불어닥친 ‘1일 1팩’ 열풍은 뉴욕에서도 현재진행 중이다. 얼마전 글로우 레시피는 마스크 팩을 이용한 해시태그 이벤트를 진행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에 한 번 시트 마스크로 관리하는 셀피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해시태그(#MondaytoFridayMasking)를 건 다음 제품 후기를 곁들이는 ‘마스크 팩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또 다른 K-뷰티 전문 웹사이트 ‘소코글램’에서도 같은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해시태그 검색창에 ‘#soko7daychallenge’를 치면 익살스러운 마스크 팩 셀피가 쏟아진다. 말로만 듣던 1일 1팩을 직접 경험한 뉴요커들의 반응은? “피부에 생기가 돌고 반짝반짝 윤이 나요.”

    마스크 팩 관리가 일상인 마니아들은 각자의 비법으로 제품 효능을 배가한다. 자칭 타칭 마스크팩 마니아 황봄님은 샤워할 때 수분 시트 마스크를 꼭 챙긴다. “세안 후 시트를 붙인 상태에서 온수로 스팀 샤워를 해요. 헤어, 보디 순서로 샤워하는 15분 동안 수분 시트가 피부를 진정시키죠. 샤워 후 시트를 떼어낸 뒤 찬물로 마무리하고 토너와 로션을 바르면 흡수력부터 달라요.”스팀 샤워 하는동안 붙이는 시트 마스크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에스테틱에서 받는 관리를 기억하고 이용해봤는데 효과가 좋아 지인과 고객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아침 샤워에도 자주 애용하는데 부기를 빨리 가라앉힐 때 특히 효과적이죠.” 바비 브라운의 조언은 각질 제거나 피지 조절 기능 마스크 팩은 영양이나 수분 기능 마스크 팩과 함께 사용하라는 것. “피부의 불필요한 각질과 과도한 피지를 조절한 뒤 수분과 영양을 듬뿍 넣어주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어요.” 뉴욕에 1일 1팩 열풍을 일으킨 글로우 레시피의 조언은? “스팀 타월을 얼굴에 덮어 모공을 열고 마스크 팩이 머금은 에센스를 피부 깊이 침투시킵니다. 그런 뒤 냉장 보관한 차가운 수건으로 모공을 닫으면 에스테틱 관리가 필요 없을 정도죠.”

    하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지나치게 싸다 싶은 제품은 안 쓰는게 좋겠다. “1,000원 이하 제품은 아주 얇은 나무 펄프에 싸구려 에센스를 적셔놓을 가능성이 높기에 사전 테스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쯤에서 마스크 팩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쇼핑 팁은? 3,000원 선의 수분 진정 마스크 팩과 7,000원 선의 재생 마스크 팩을 섞어 쓰라는 것.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환상의 궁합입니다.” 아울러 마스크 팩을 얼굴에 오래 붙일수록 피부가 좋아질 거란 기대는 버리길.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전문의 유화정 교수는 얼굴에 붙이고 최대 20분 전에 마무리하라고 조언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트 마스크 표면이 마르면서 수분의 공급원이 아닌 피부의 수분까지 빼앗는 주범으로 작용한다는 것. 또 모공 관리와 각질 제거 효능이 뛰어난 마스크 팩 중에는 자극적 성분을 함유한 경우가 꽤 있으니 성분표를 미리 확인하고 구입하는 센스! 만약 피부 타입이 대부분의 화장품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민감성이거나 심한 아토피 증상이 있을 경우, 또 얼굴의 상처가 완벽히 아물지 않은 상태라면 마스크 팩 사용은 득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

    참, 1일 1팩이든 일주일에 한 번이든 마스크 팩 사용에 있어 핵심은 시트 마스크 관리가 스킨케어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 “마스크 팩 사용 후 꼭 충분한 보습이 뒤따르지 않으면 어떤 값비싼 제품도 무용지물입니다.” 마스크 팩의 진가는 수분크림을 덧바를 때 확인된다는 말씀.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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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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