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런던 패션위크 – 크리스토포 케인: 화려한 “아웃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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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을 “예술의 아웃사이더”로 간주한다는 이야기는 우습게 들린다. 영국 패션에 있어서 모든 성공 스토리는 아트와 디자인을 가르치는 상급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만들어낸 게 아니었던가?

그러나 이는 케링 럭셔리 그룹의 지원을 받으며 하이패션의 세계에 편입한 디자이너로서 각광받는 크리스토퍼 케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다. 그는 모자는 재활용한 비닐 봉지 같고 코트는 골판지로 만든 게 분명해보이는 자신의 강렬한 컬렉션에 대해 말하며 이 이야기를 했다. (사실 그 모자는 유명한 모자 디자이너 스테판 존스가 디자인했으며 코트는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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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수명을 다한 아름다움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나왔어요. 그러나 그 죽고 버려진 아름다움은 때론 생전의 모습보다 나아 보입니다.” 크리스토퍼 케인이 말했다.

케인은 또한 자신이 언제나 은둔자와 모든 걸 밀쳐 내버리는 아웃사이더의 개념에 집착해왔다고 덧붙였다.

그의 패션 비전은 존 갈리아노가 디올을 위해 만들어낸 충격과 공포의 2000년 S/S 컬렉션 ‘hobo” 이후 가장 화려한 “분실물 보관소”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케인의 아름답고 놀랄 만큼 독창적인 컬렉션에는 단 1그램의 분노나 정치는 들어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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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의 혼돈 이론은 깃털들이 거침없이 날아가 소매 위에 내려앉거나 구두 위에 위풍당당하게 기둥인 양 서있는 등 바람직해 보인 적이 없다. 제멋대로의 장식을 모아둔 잡동사니 컬렉션에서 이 “여자 노숙자”는 귀여운 클러치를 들고 뒷부분이 반쯤 비치는 검은 레이스드레스 위에 실버 폭스 스톨을 걸쳤을 지도 모른다.

케인은 자신의 매우 세련된 취향과 프론트로에 앉은 그의 보스 프랑소와 앙리 피노의 지원 덕에 완벽한 넝마주이의 분실물 보관소를 만들어냈다. 영국의 수상 데이비드 카메론의 부인인 사만다 카메론 역시 쇼에 참석해 이 디자이너가 ‘기득권층’임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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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케인의 놀라운 기술은 아웃사이더와 기득권층 사이에 새로운 패션 포지션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의 의상 중 가장 눈에 띄는 몇몇은 전통과 참신함을 정교하게 조화시켰다. 반사원단에는 밍크를 덧댔고 샹티 레이스를 펠트화시켜 색이 바래고 오래된 느낌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가짜 ‘일상’복은 과거에 마틴 마르지엘라가 밟았던 길이자 현재 패션계에서 핫한 베트멍이 만들어내는 것들을 뒤좇는 듯 보인다. 일상적인 것들을 한층 끌어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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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케인은 다르다. 그에게는 상상력과 기술, 그리고 국제적인 런웨이 위에서 무엇이 되었건 모던해 보이는 옷을 만들어내는 하이엔드 도구를 쓸 수 있는 이해력이 있다. 그는 품질을 이해하면서도 그 갑갑함을 뒤엎을 수도 있다. 그의 옷이 보여주는 기묘함을 관통하는 성적인 비트를 더할 수 있다면 당신은 현대시대를 이끌어가는 패션 정신 중 하나를 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