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F/W 피티 우오모에 초대된 준지의 정욱준

10년 전 피렌체 피티 우오모에서 패션쇼를 관람하던 ‘준지’의 정욱준이 2016 F/W 피티 우오모에 초대됐다. 은빛 피렌체의 낡은 기차역에 펼쳐진 준지의 패션 드라마.

10년 전 피렌체 피티 우오모에서 패션쇼를 관람하던 ‘준지’의 정욱준이 2016 F/W 피티 우오모에 초대됐다. 은빛 피렌체의 낡은 기차역에 펼쳐진 준지의 패션 드라마.

지난해 10월 말, 피렌체에서 서울로 돌아오 는 비행기에서 디자이너 정욱준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를 뒤척이게 만든 건, 피렌체에서 매년 두 번 열리는 남성복 페어 ‘피티 이마지네 우오모(Pitti Immagine Uomo)’가 보낸 게스트 디자이너 초대장이었다. 1월 중순에 열리 는 89번째 피티 우오모의 ‘게스트 디자이너’로서 2016 F/W 컬렉션을 부탁한 것이다. 라프 시몬스, 하이더 아커만, 프로엔자 스쿨러, 마르니 등 하이클래 스 디자이너만이 누리던 영광이 정욱준에게도 찾아왔다.

지난해 10월 말, 피렌체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디자이너 정욱준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를 뒤척이게 만든 건, 피렌체에서 매년 두 번 열리는 남성복 페어 ‘피티 이마지네 우오모(Pitti Immagine Uomo)’가 보낸 게스트 디자이너 초대장이었다. 1월 중순에 열리는 89번째 피티 우오모의 ‘게스트 디자이너’로서 2016 F/W 컬렉션을 부탁한 것이다. 라프 시몬스, 하이더 아커만, 프로엔자 스쿨러, 마르니 등 하이클래스 디자이너만이 누리던 영광이 정욱준에게도 찾아왔다.

공간에 대해 애착이 많은 그는 피렌체로 날아가 쇼장으로 쓸 만한 여러 장소를 돌아봤다. 근사한 중세 시대의 마구간부터 유리온실까지. 고풍스러운 공간 가운데 그를 사로잡 은 건 19세기에 지은 기차역 스타지오네 레오폴다(Stazione Leopolda). 낡은 콘크리트 아치가 늘어선 공간을 보자마자 ‘여기다’ 싶었다.

공간에 대해 애착이 많은 그는 피렌체로 날아가 쇼장으로 쓸 만한 여러 장소를 돌아봤다. 근사한 중세 시대의 마구간부터 유리온실까지. 고풍스러운 공간 가운데 그를 사로잡은 건 19세기에 지은 기차역 스타지오네 레오폴다(Stazione Leopolda). 낡은 콘크리트 아치가 늘어선 공간을 보자마자 ‘여기다’ 싶었다.

서울행 비행기에서 불을 켜고 수첩을 열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 혹은 준지의 장 점을 적었죠.” 그 목록에는 실루엣, 3D 테일러링, 남자와 여자의 경계가 없는 미니멀리즘과 맥시멀리즘 등이 포함됐다. 곰곰이 수첩을 바라보던 그에게 뭔 가 보이기 시작했다. 양극단을 오가면서도 한계가 없는 남자 옷. “ ‘Less’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성의 경계, 법칙의 경계 따위에서 벗어난 옷.”

서울행 비행기에서 불을 켜고 수첩을 열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 혹은 준지의 장점을 적었죠.” 그 목록에는 실루엣, 3D 테일러링, 남자와 여자의 경계가 없는 미니멀리즘과 맥시멀리즘 등이 포함됐다. 곰곰이 수첩을 바라보던 그에게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양극단을 오가면서도 한계가 없는 남자 옷. “‘Less’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성의 경계, 법칙의 경계 따위에서 벗어난 옷.”

“맥시 실루엣과 스키니 아이템을 혼 합했어요. 커다란 가죽 레이서 재킷과 날렵한 가죽 팬츠를 함께 떠올리는 식 이었죠. 지금까진 ‘아트’와 ‘커 머스’의 비율을 5 대 5로 설정했죠. 이번엔 7 대 3으로 했어요. 보다 과감한 컬렉션을 선보일 때라고 여겼죠. 쇼 에 설 모델들에게 제 옷을 입히니 그제야 맘이 놓이더군요. 어느 때보다 불안 과 긴장이 심했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

“맥시 실루엣과 스키니 아이템을 혼합했어요. 커다란 가죽 레이서 재킷과 날렵한 가죽 팬츠를 함께 떠올리는 식이었죠. 지금까진 ‘아트’와 ‘커머스’의 비율을 5 대 5로 설정했죠. 이번엔 7 대 3으로 했어요. 보다 과감한 컬렉션을 선보일 때라고 여겼죠. 쇼에 설 모델들에게 제 옷을 입히니 그제야 맘이 놓이더군요. 어느 때보다 불안과 긴장이 심했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

저녁 7시가 가까워오자 어느새 레오폴다 역 밖은 준지 쇼를 찾은 700여 명의 관객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평론가와 기자, 바이어와 블로거 그리고 팬들의 면면을 지켜보자 브랜드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맨 처음 누드 컬러의 가죽 레이서 재킷과 스키니 팬츠에 긴 금발의 모델이 걸어 나왔다. 그런 뒤 오버사이즈 외투로 이어졌다. 특히 여성 용 드레스처럼 바닥까지 내려온 맥시 코트는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여기엔 ‘Genderless’ ‘Boundary-Less’ ‘Paradigm-Less’ 등 컬렉션 테마를 새긴 롱 머플러가 함께했다.

저녁 7시가 가까워오자 어느새 레오폴다 역 밖은 준지 쇼를 찾은 700여 명의 관객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평론가와 기자, 바이어와 블로거 그리고 팬들의 면면을 지켜보자 브랜드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맨 처음 누드 컬러의 가죽 레이서 재킷과 스키니 팬츠에 긴 금발의 모델이 걸어 나왔다. 그런 뒤 오버사이즈 외투로 이어졌다. 특히 여성용 드레스처럼 바닥까지 내려온 맥시 코트는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여기엔 ‘Genderless’ ‘Boundary-Less’ ‘Paradigm-Less’ 등 컬렉션 테마를 새긴 롱 머플러가 함께했다.

백스테이지 반응은 대단했다.  수지 멘키스는 “Fantastic!”이라는 인사를 던지며 포옹했다. 다음 날 는 “준지는 미래적 느낌의 영혼 가득한 컬렉션을 선보였다”라고 평했으며, 미국 는 “서울을 기반으로 둔 준지가 매력과 확신을 더한 컬렉션을 선보였다”라고 기록했다.

백스테이지 반응은 대단했다. 수지 멘키스는 “Fantastic!”이라는 인사를 던지며 포옹했다. 다음 날 는 “준지는 미래적 느낌의 영혼 가득한 컬렉션을 선보였다”라고 평했으며, 미국 <보그>는 “서울을 기반으로 둔 준지가 매력과 확신을 더한 컬렉션을 선보였다”라고 기록했다.

피렌체 쇼가 끝난 후, 정욱준은 조용히 파리로 향했다. 피티 우오모를 위해 파리 패션 위크를 한 시즌 포기한 그에게 요즘 가장 주목할 만한 편집숍 ‘브로큰 암’에서 이번 컬렉션을 소개하는 파 티를 제안한 것이다. 정욱준의 존재감은 유럽 전역에서 느낄 수 있었다. 밀라노 두오모 성당 앞 의 가장 큰 백화점 ‘리나센테’ 1층 쇼윈도에 올봄 준지 광고가 커다랗게 장식돼 있었으니까. “모든 변화가 즐거워요. 또 어떤 일이 생길지 기 대가 앞섭니다. 준지는 이제 막 자라고 있으니까요.”

피렌체 쇼가 끝난 후, 정욱준은 조용히 파리로 향했다. 피티 우오모를 위해 파리 패션 위크를 한 시즌 포기한 그에게 요즘 가장 주목할 만한 편집숍 ‘브로큰 암’에서 이번 컬렉션을 소개하는 파티를 제안한 것이다. 정욱준의 존재감은 유럽 전역에서 느낄 수 있었다. 밀라노 두오모 성당 앞의 가장 큰 백화점 ‘리나센테’ 1층 쇼윈도에 올봄 준지 광고가 커다랗게 장식돼 있었으니까. “모든 변화가 즐거워요. 또 어떤 일이 생길지 기대가 앞섭니다. 준지는 이제 막 자라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