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밀라노 패션위크 – 나, 그리고 나의 정체성(지암바, 디젤 블랙 골드, 페이, 엠포리오 알마니, 아이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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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그리고 특히나 인스타그램 세대는 전혀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패션쇼를 바꿔놓았다.

캣워크의 첫 출발은 반드시 스마트폰의 관심을 사로잡아야 한다모델들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팔로잉을 끌어낼 수 있도록 젊어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느 각도에서도 쇼는 반드시 주제에 충실해야 한다.

다음은 내가 본 그대로의 쇼에 대한 의견이다때론 스마트폰을 통해 보기도 했지만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지암바: 지암바티스타 발리

머리카락은 곱슬거리고 고개는 높이 든 지암바 걸들이 호전적으로 걸어나오면서, 겨우 10년 – 아니 어쩌면 5년전만해도 부모들은 자녀들이 무엇을 입는지 더 강력히 통제 했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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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스냅챗과 와츠앱,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통한 친구의 의견이 중요해졌다. 이들이 레이스 드레스의 허리선을 올릴 것인지 최종적으로 정하고, 그래피티로 덮인 아주 짧은 미니 스커트와 물결무늬가 들어간 스웨터에 “좋아요”를 누를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엄마는 안 좋아할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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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옷들은 부유한 소녀들의 것이다. 패딩 보머 재킷 아래엔 하얀색 실크 오간자 드레스를 입었다. 신발들은 터프하고 투박했다. 반면 핑크색 꽃들로 예쁘게 만들어진 이브닝 드레스들은 반항적인 에티튜드를 지닌 젊은 여성들이 입고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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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는 분명 클라이언트들의 딸들 가운데 자신이 공략할 밀레니엄 세대를 찾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엄마와 딸은 저 멀리 동떨어져 있다는 걸 깨달은 그에게 만점을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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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블랙 골드: 인디고 무드

아마도 디젤 블랙 골드는 블랙으로 무장하고 나올 거라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쇼의 문을 연 인디고 데님은 디젤이 그 스타일을 십대 후반에서 이삼십대의 세대로 넓히려는 신호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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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랜드는 한때 스트리트 웨어와 데님에 열광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좀더 세련된 아이템들이 많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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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더 짧아진 재킷 아래에는 퀼팅을 입었다아마도 디자이너는 스스로 옷 입는 방식을 찾아내기 전의 아주 어린 패션 애호가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믿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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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간: 화려한 풋워크

물론밀레니엄 세대는 스니커즈세대다이 스포티한 신발이 어떤 순간어떤 계절이건 다 어울린다고 믿는 첫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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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간은 더플 코트와 심플한 셔츠처럼 몇몇 스포티한 의상을 선보였다그러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발목에 달려있었다글리터 골드부터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선택권은 어마어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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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세대는 오직 하나의 고민만 가지고 운동회에 참석할 것이다이 화려한 선택지 중에서 무얼 신고 나갈 것인가?

페이: 티베르 강의 텍시스

‘웨스트’와 ‘와일드’를 함께 붙여보면 그것이 바로 페이의 테마였다. 페이는 카우보이와 웨스턴 영화에서 요소들을 가져와 날렵한 테일러링과 결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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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레드 파이핑을 한 네이비 코트 등해군 식테일러링과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따온 아이러니한 룩의 결합이 디지털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지 전혀 확신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누가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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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듀오 토마소 아킬라노와 로베르토 리몬디는 스웨이드로 프린지와 카우보이 부츠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작업을 해냈다. 페이의 룩은 밀레니엄 세대를 위한 옷이 아니라면, 호들갑 떨지 않고 옷을 입길 원하는 이들에게 알맞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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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포리오 알마니: 픽셀 퍼펙트

아빠는 아마도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옷은 허락해줄지도 모른다. 모든 옷들이 예절 바른 범주 안에 있고 테일러링에는 여전히 아르마니의 미학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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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브랜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지는 것 같고 세모와 네모의 패턴은 기하학 수업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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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스트라이프와 도트그리고 기타 디지털 상형문자가 들어간 핑크 니트는 이 브랜드가 21세기식 쿨함에 맞춰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패턴을 어떻게 재창조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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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버그: 도트 매트릭스

니트웨어를 바탕으로 설립된 이탈리아 패션하우스를 인수해 젊고 스마트한 디자이너에게 마음대로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줘보자–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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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LVMH 상의 파이널리스트였던 아서 아베서는 디자인에서 모더니티가 갖는 파워를 이해하고 있다그리고 그는 이탈리아 브랜드 아이스버그가 니트웨어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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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한 1960년대의 이탈리아 건축회사인 슈퍼스튜디오(Super studio)와 일본의 스트리트 스타일, 그리고 1990년대 이탈리아의 레이브 씬에서 영감을 얻은 이 디자이너는 생기 넘치는 조합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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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드한 컬러는 베이비 블루의 퍼 코트, 보라색 레이스 니트 톱과 스커트, 그리고 과감한 디지털 패턴의 오버사이즈 코트 등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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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컬렉션은 스스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의상들을 소화할 수 있는 밀레니엄 세대를 위한 발랄한 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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