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파리 패션위크 – 발망: 슈퍼 모델, 슈퍼 곡선, 슈퍼 적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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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망의 백스테이지는 디지털 시대의 패션에 있어 천국이었다. 아니, 패러디 같다고 해야 하나?

그곳에선 칸예 웨스트가 후디 속에 “숨어” 있었다. 단지 옷 전체에 진주로 수를 놓은 하얀 저지 발망 재킷을 입었을 뿐이었다. 올리비에 루스테잉과 허그를 한 후 칸예는 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나쳐 자신의 장모인 크리스 제너에게 다가갔다. 크리스 제너는 이미 모래시계 모양 드레스가 줄지어 나온 이번 퍼레이드 가운데 입고 싶은 옷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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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에선 영국의 금발미녀 로지 헌팅턴-위틀리가 칠흑같이 어두운 가발을 쓰고는 모델 친구인 칼리 크로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SNS 스타인 아이린 킴이 수많은 블로거들 사이에서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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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가 선보인 이번 쇼는 그의 말대로 클라우디아 쉬퍼, 신디 크로포드, 그리고 나오미 캠벨 등 과거 슈퍼모델들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거였다. 전성기에서부터 20년이 지난 후에도 매우 섹시해보이는 이 세 명의 모델들은 초대장 앞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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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옷은 어땠을까? 섹시한 발망 룩에서 가장 큰 변화는 더 작고 타이트하고 귀여워졌다는 점이다. 마치 분필 박스에서 튀어나온 듯, 옅은 핑크와 블루는 화려하게 장식된 장소에서 열린 런웨이를 점령했고 코르셋과 같은 허리는 둥근 실루엣을 선사했다. 때론 올인원 캣 슈트의 옆 선은 프릴이 풍성하게 쏟아져 내렸다. 또 어디에선가는 할머니가 만들었을 리 없는 크로쉐가 팔과 엉덩이, 허벅지 부분을 감싸는 태슬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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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과 패브릭을 다루는 터치가 더 부드러워지면서 루스테잉의 노골적인 섹시함은 좀더 소녀스러워졌다. 그리고 나는 미니 크리니들을 보며 그때 그 시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크리놀린 드레스들을 떠올렸다.

발망의 섹시함은 분명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여성들을 향하고 있다. 아마도 고작 서른 살의 루스테잉 같은 디자이너만이 의도적으로 섹시한 컬렉션을 선보이면서도, 주름과 러플이 가득한 스웨이드로부터 초록빛 위빙이 이어지는 벨라인 드레스를 입는 것을 관객들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느끼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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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옷들은 패션에 종사하지 않는 그 누구에게라도 호사스러운 패션의 꿈처럼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실루엣과 이러한 젊은 여성들과 이러한 모래시계 같은 룩을 인스타그램 프렌들리하다고 부르는 건 절제된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루스테잉은 2500만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렇다면 한번 계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