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파리 패션위크 – 샤넬: 인스타그램에 딱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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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관한 꿈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반짝이는 금색 의자가 놓은 프론트로에 앉아있다. 하이브리드 레이스업 부츠를 신은 모든 모델들의 발을 눈으로 볼 수 있다. 핑크 트위드부터 블루 데님까지 모든 옷들의 패브릭이 손 뻗으면 닿을 곳에 있다. 그리고 커다랗고 반짝이는 진주가 얼마나 가슴께를 휘감고 있는 지 하나하나 세어볼 수도 있다.

칼 라거펠트는 프론트로만으로 이뤄진 샤넬 쇼를 통해 이를 실현시켰다. 한 줄로 이어진 의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한 멀리 이어져 그랑 팔레의 아주 저 끝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유리천장을 통해 햇살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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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프론트로에 앉도록 했어요.그리고 이는 일상생활에 대한 쇼입니다.” 모델들이 의자로 만들어진 통로를 성큼성큼 매끄럽게 걸어 나가기 시작하자, 칼은 ‘실용적인’ 무릎 길이 스커트는 지퍼로 열릴 수도 있다고 설명하며 말했다. 입는 여성의 선택에 달린 일이었다. 이는 세계 여성의 날에 칼이 보내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이번 쇼가진짜로 스마트한 점은 옷이 아니었다. 납작한 구두를 신고 크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포티하고 모던한 옷들 말이다. 이번 컬렉션이 샤넬 오뜨 꾸뛰르의 매우 아름다운 수공예와 조심스럽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아니었다. 이번 쇼는 패션이 더 이상 엘리트를 위한 것이 아니란 의미를 담고 있었다. 패션은 소셜 미디어가 끌어가는 넓은 세상을 향해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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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쇼는 누구라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에 완벽한 그림을 만들어냈다.퍼렐 윌리엄스부터 시작해 아시아의 고객들안나 윈투어와 칼의 대자 허드슨의 사진을 찍는 블로거들, 이네스 드 라 프레상쥬와 TV 스텝들, 그리고 심지어는 털이 풍성한 핸드백에 걸맞는 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를 데려온 여성에 이르기까지 말이다.누군가는, 아니 많은 사람들이 이 모든 걸 위해 클릭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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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도 인스타그래머다 보니 즉각적으로 배포될 수 있는 사진들이 등장하게 된 이러한 변화에 과하게 예민한 것일 수도 있다. 때로는 풍성한 분홍색의 실크 블라우스 소매가 산호색 트위드 재킷에 붙어있는 현실을 보여줄 것인지, 또는 내 핸드폰으로 건방진 플랫 햇과 수트, 그리고 트위드 레깅스를 찍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내 자신과의 싸움이 되기도 한다. 또다른 모델이 등장하기 전에 말이다. 밑단이 부드럽게 빙그르르 돌아 주름이 잡히는 베이지색 샤넬 레인코트는 이날이 파리 컬렉션이 시작한 후 처음으로 비가 안 오는 날이어도 정말 시크하고 맵시나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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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모든 쇼의 사진들이 마지막 옷이 캣워크를 떠난 지 30분 내로 전 세계에 퍼져버리는 이 시점에서 어떻게 나는 개인적인 관점, 그리고 내 눈을 통해 직접 쇼를 보는 비전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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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내가 모델들이 빠르게 지나쳐가던 샤넬의 2016-17 F/W 컬렉션을 읽어낸 방향이다. 칼의 유혹적인 놈코어 시크 쇼는 다시 한번 코코의 스타일을 현 패션 시대로 옮겨왔다. 퀼트재킷 같은 효과를 낸 가죽, 뒷부분의 단추가 풀려 한쪽 어깨가 흘러내린 커다란 스웨트 셔츠, 못 자국이 난 스웨터와 장미가 디지털 프린트된 배기 바지 등은 샤넬을 입는 실용적인 방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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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리고 나서는 마드무아젤 샤넬의 품질보증마크라 할 수 있는 진주가 등장했다. 칼은 커다랗고 통통하며 환하게 빛나는 클로티드 크림 빛깔 구슬을 트위드부터 리틀 블랙 드레스, 그리고 모자의 목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휘감았다. 너무나 쿨하고 너무나 코코다웠다. 너무나 완벽하게 인스타그램스러웠다. 너무나 스마트한 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