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배우가 다 나빠야 하는 건 아니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안성기는 방황하던 청춘부터 죽음을 느끼는 노인까지 누구나 겪을 만한 어지러움을 통해 지금껏 우리에게 인생을 보여줬다. 〈화장〉으로 영화 안에서 죽음의 존재를 가까이 느꼈던 그가 이번에는 영화 〈사냥〉을 통해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알 파치노는 자기가 만약 화가라면 아무도 나이에 대해 묻진 않을 거라고 투덜거렸지만, 안성기는 자연스럽게 나이 얘기를 꺼냈다. 전혀 툴툴거리지 않고.

이제 인터뷰하셔야죠.
내 본업을 잊을 뻔했네요.(웃음) 다 끝난 줄 알고 낮잠 자려고 했어요.

평소에 그렇게 한가롭게 지내는 편이세요?
쉽게 얘기하면 ‘널널하게’ 지내죠. 배우는 여유가 없이 쫓기다시피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상과 공상은 할 일 없을 때 나오니까요. 그런 상상과 공상 속에서 그전에는 잘 못 느꼈던 어떤 감정을 느끼게 돼요. 아무래도 바쁘면 생각이나 표현이 상식적이거나 상투적으로 되죠. 자신의 순발력을 자꾸만 믿게 되고요. 시간 되면 혼자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최근에 한 생각 중 발전시켜봐야겠다고 느끼신 게 있었나요?
어떻게 잘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절대치로서의 남은 날들이 여태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적으니까요. 대부분의 성인과 철학자들이 말했듯이 하루하루 소중하게 최선을 다해 사는 게 정답이라는 건 알지만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생각을 한 바퀴 빙 돌고 오는 거죠.

나이가 들수록 인생에 대해 확신이 생길 거라고 짐작하게 되는데요, 여전히 헷갈리는 게 있나요?
헷갈리진 않지만 확신을 갖고 있진 못해요. 젊을 때보다 확실히 힘든 게 많아요. 사람과의 만남도 그렇고 그들과 만났을 때의 얘기도 그렇고요. 왠지 이 나이면 이 정도 깊이를 가져야 할 것 같고 이런 얘기 정도는 해야 할 것 같고 그렇죠. 제가 인터뷰를 신나게 잘했던 때는 30~40대 같아요. 그때는 거침없이 자신 있게 말했어요. 아니다 싶으면 또 금방 거둬들이면 됐으니까요. 나이가 들어서는 만회하기가 힘들어져요. 그래서 조심성이 생겨요.

그래서 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됐나요?
죽음이라는 건 어느 날 갑자기 툭 끊기는 거잖아요. ‘끝을 맺는다’는 건 우리 생각일 뿐이죠. 삶을 어떻게 맺어야겠다고 생각해도 그건 쉽지 않을 거예요. 어느 날 생명을 잃으면 관성에 의해서 그 사람의 이미지가 조금 지속될 거예요. 그러다가 사람들의 생각에서조차 없어지면 그때야말로 ‘멸’이 아닌가 싶어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그때야말로 진정한 죽음을 맞게 된다는 건가요?
네, 돌아가신 어머님이 육신은 가셨지만 늘 저와 같이 계신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이 떠나면 그제야 완전히 잊히는 거라고 말이지요. 누구에게나 평생 한 번도 못 만나고 생각만 하고 사는 초등학교 동창 같은 친구들이 있잖아요. 하지만 늘 그 친구가 내 속에 살아 있다는 생각은 들죠. 근데 무슨 얘기가 이런 식으로 흘렀죠?(웃음)

배우는 작품 속에 남아 있고 많은 사람이 오래 기억하는 존재니까 불멸의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아뇨, 아뇨. 불멸의 존재가 될 순 없어요. 잘 모르겠어요. 역사를 통해 그 시대에 이런 배우가 있었다고 한 줄 정도 쓸 순 있겠지만 보통 그 사람을 느끼면서 기억하는 건 그 세대가 지나면 끝난다고 봐요. 그 사람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죠. 그냥 지나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아, 그 사람 참 근사했어’라는 생각은 안 한다는 거죠. 전 배우가 오래간다는 생각 전혀 안 해요.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동시대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고 영화를 통해서 즐거움, 행복, 감동, 웃음을 주면서 살고 싶어요. 같이 산다는 건 어느 정도 생각이 머물러 있다는 거거든요. 지금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면서 시간을 나누고 있지만 세대가 지나면 잊히는 거죠. 시대는 그 사람에게 머물러 있을 수가 없는 거죠.

혹시 잊히는 것 혹은 죽음이 두려운가요?
아뇨, 물론 죽으면 좀 그렇겠죠.(웃음) 지금 이 순간에 죽으라고 하면 얼마나 괴롭겠어요. 근데 일상적이고 평범한 죽음을 맞이한다면 모든 생각이나 활동이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할 것 같아요.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모든 게 힘들면 죽음과 점점 가까워진다는 거니까요. 그러니 절망하진 않을 거라는 거죠.

거의 매일 평생 운동해오신 걸로 유명합니다. <사냥> 찍을 때도 체력이 좋아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고 오히려 젊은 배우들이 더 힘들어했다고 하던데요, 물리적인 나이를 계속 극복하려고 한 건 아닌가요?
물리적 나이를 극복하려고 하거나 내가 젊어지려고 한 건 아니고요, 어떤 에너지를 갖고 싶었어요. 나이가 들어 육체적인 노쇠와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풀이 꺾이는 게 싫은 거죠. 나이가 들어도 에너지는 충만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젊을 때의 크기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뭘 할 수 있겠다’라는 정도는 돼야 하는 거죠. 배우로서는 저 사람은 어떤 역할을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그럴듯하게 보이겠다는 느낌을 주고 싶은 거고요. <사냥>을 촬영하는 내내 산속을 뛰어다녀야 했는데 내가 헉헉거렸다면 그 인물에 대한 설득력이 없었을 거예요. 결정적으로는 제 스스로가 몸이 무거운 걸 견디지 못해요. 가끔 과식해서 배가 부르면 배가 너무 고플 때보다도 훨씬 싫어요. 그 포만감이 싫어요.

근데 정말 하나도 안 힘들었나요?
네, 아주 즐거웠어요. 뛰고 액션 하는 건 하나도 안 힘들었고요, 11월에 밤새 비 맞고 촬영하는 게 힘들었어요.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비를 맞으면서 촬영했는데 체온이 떨어지니까 비를 맞는 게 고문당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몸이 막 떨리는데 참아가면서 날이 밝을 때까지 촬영해야 했어요. 배우들의 인내심은 어떤 직업의 사람보다도 많은 것 같아요. 나 비 못 맞겠어 하면 배우 관둬야 하니까.(웃음) 배우들 보면 그 내성이 대단해요.

원래 비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아니, 보송보송한 안에 있을 때죠.(웃음) 특히 프랑스 영화처럼 비 오는 날 운전하는데 와이퍼는 착착 돌아가고 음악이 흐르고 옆에 커피 한 잔이 있고 그럴 때의 비가 좋은 거죠. 직접 맞는 비는 별로예요.

이전 작품 <화장>에서는 노화, 병, 죽음을 가까이에서 느끼면서 나이 든 사람의 혼돈을 보여줬다면 이번 영화 <사냥>에서는 신체의 한계를 극복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정신적인 죄책감으로 괴로워합니다. 시나리오 보고 끌렸다는 게 그 점 때문이었나요?
인물이 갖고 있는 사연이 좋았어요. 제가 맡은 기성은 탄광에서 혼자 살아남았는데 그 과정이 이 사람에게 참 힘든 거죠. 그것 때문에 산속을 헤매면서 사냥하러 다니다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오히려 자신의 죄책감, 상처가 조금씩 아무는 느낌을 받아요. 마지막 순간에는 그 죄책감에서 해방되는 것 같은 자유를 느끼고요. 기성이란 인물이 저하고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트라우마를 가진 채 외향적인 액션을 한다는 게 좋았어요. 그 사람의 외양도 마음에 들었어요. 시나리오를 보면 “반백의 머리를 묶는다”는 지문이 있는데 그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지금껏 해보지 않은 모습이니까요.

제일 거칠어 보이고 어떻게 보면 제일 못생겨 보입니다.
그 역할에 찌든 거죠.(웃음) 첫 장면에선 그런 모습이 아니었어요. 지금 공개된 <사냥> 스틸은 영화 중반 이후의 모습이거든요. 나도 촬영하면서 내 모습이 그렇게 변한지 몰랐어요. 영화 중반 이후 힘든 상황을 맞으면서 그 모든 게 다 그 인물에 묻은 거죠. 옷도 똑같은 걸 계속 입고 끈적끈적한 피도 계속 붙이고 다니는데, 그게 다 얼굴에 새겨지는 거죠. 그 끈적끈적한 피를 붙이고 있으면 기분 되게 나빠요.

지금껏 100편이 넘는 많은 작품에 출연하셨어요. 몸이 변하든 가치관이변하든 스스로 가장 많이 변화했다고 느낀 계기를 만들어준 작품이 있나요?
주인공만 하다가 어느 날 조연을 하게 됐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죠. 아, 이렇게 됐나 하면서 굉장히 섭섭한 생각도 들고 또 냉정하게는 내 생각과 다른 사람 생각이 다르구나 싶기도 하고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지금 봐도 너무 좋은 작품이지만 당시 촬영 시작하기 전에는 이명세 감독에게 좀 섭섭한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 주인공도 했는데 조연을 하라고 하니 좀 배신감이 들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 좋았죠. 그 작품을 함으로써 그다음 조연을 할 때 굉장히 편안해졌어요. 조연을 시작하기에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어요. 영화 속 비중은 작은 것 같았지만 인물의 크기는 작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주인공을 처음 맡은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이 의미가 있었다면 그다음에는 조연으로 나온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의미가 있었고… 그다음에는 <사냥>인가?(웃음)

올봄 ‘CGV아트하우스 한국 영화인 헌정 프로젝트’를 통해 CGV압구정에 ‘안성기관’이 생기면서 <개그맨> <기쁜 우리 젊은 날> 등 예전 작품을 상영하는 특별전이 열렸어요. 젊은 시절의 영화로 젊은 관객들과 만났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칠수와 만수> 상영 때 (박)중훈 씨와 같이 가서 ‘관객과의 대화’를 했는데 너무 옛날 얘기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웃음) 그렇게 옛날도 아닌데 말이에요. 당시 상황을 얘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즐거웠죠. 젊은 관객들이 감탄하며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어떤 작품을 제일 좋아하세요?”란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어요. 다 좋아한다고 했죠.

네티즌 사이에서는 아직도 선생님의 대표작이 <고래 사냥>이냐 <바람 불어 좋은 날>이냐 설전이 오가고 있거든요.
아, 그래요?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라디오 스타>예요. 작은 작품이지만 따뜻한 감동을 주니까요. 여러 번 봤죠.

기본적으로는 연민이 가는 인물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사회 중심부에서 소외된 인물을 주로 연기했고 출세나 욕망을 위해 달려가는 인물도 연기했지만 하나같이 마지막에는 좌절했어요.
네, 좋아해요. 관객은 인물을 따라가면서 영화를 보잖아요. 관객 입장에서도 동정심과 애정을 갖고 보는 인물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그러다가 감동적으로 근사하게 끝나는 게 좋죠.(웃음) 아주 나쁘다, 얄밉다하는 인물하고는 자꾸만 거리를 두게 돼요. 그쪽은 애정이 덜 가요. 예전에는 배우가 나쁜 역할을 맡으면 실제로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신현준 씨가 <장군의 아들>에서 하야시 역을 연기한 후 어디만 가면 “야, 하야시, 네가 그렇게 세?”라고 얄밉게 봤대요. 아주 혼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이야 그렇지 않지만요.

그런 의미로 영화 속에서 악역을 맡기 싫어하시죠?
싫다기보다는 못하겠다는 거죠. ‘안 될 것 같아, 안 될 것 같아’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구태여 악역을 할 필요성을 못 느껴요. 해야 할 좋은 역할이 많으니까요. 어떤 사람이 갖고 있는 개성이 많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른 배우들을 떠올려봐도 어떤 특정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도 그런 이미지가 있을 텐데, 그 이미지에서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연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얕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혹시 무서운 영화도 안 보세요?
네, 전 무서운 장면 나오면 잘 못 봐요. 영화 속에서 피가 쓱 흘러나오거나 그러면 너무 무서워요. 얼마 전에 TV에서 <블랙 스완>을 봤어요. 예전에 그 영화 예고편 보고 무서워서 ‘이 영화는 못 보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TV로 보니 다행히 덜 무섭더라고요. 영화는 참 좋았어요.

수많은 인간형을 연기해오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풍부할 것 같아요.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다면 인간의 어떤 측면인가요?
요즘 일어나는 사건을 보면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여러 병명도 드러났지만 인간이 그렇게까지 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죠. 지금 일어난 사건은 감당하기 힘드네요.

지금껏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분인데도 실수를 하시나요?
전 눈썰미가 없어요.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용량이 초과됐어요. 누굴 만나면 어떻게 만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나랑 어떤 관계인지를 모르겠어요. 내가 아마 다음에 만나도 못 알아볼 거예요.(웃음) 그래서 실수한 경험이 많아요. 그게 너무 고통스러워요. 상대방이 먼저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어디서 만났던 누구입니다” 그러면 너무너무 고맙고 “저 기억하시죠?” 그러면 바보 되는 느낌이고 미안하더라고요. 세 번이나 만나고도 몰라봤으니 그건 명백히 실수죠. 언젠가 아주 유명한 평론가를 어디서 한 번 만나 인사드리고 촬영 현장에서 또 뵙게 됐어요. 기억이 안나 “처음 뵙겠습니다” 했더니 “이거 아주 웃기는 사람이야?” 그러시더라고요. 제가 무성의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다음부터 조심해야지 했는데 또 안 되더라고요. 한번은 연극배우 박정자 선배님 남편을 만났어요. 그분은 수염을 길러 인상착의가 독특했어요. 소개받아 인사하고 그 다음에 어디서 만났는데 내 눈빛이 또 모르는 눈빛이었던 거죠. 그분이 “저, 박정자 씨…” 해서 “아, 예, 안녕하세요” 그랬죠. 그다음에 또 만났어요. 근데 제 눈빛이 또 초점 없이 모르는 느낌이니까 그분도 “허, 이 사람 참. 아니 박정자 씨…” 그래서 “아아, 네, 네” 그랬죠. 그다음에 만났을 때는 그분이 제게 오지도 않더라고요. 제가 쫓아가서 “안녕하세요? 선배님, 어떻게 지내세요?” 하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거 말고는 뭐, 실수를 안 하는 편이긴 하네요.

연기에 관해서는 매사에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시는 타입 아닌가요? 처음 유명세를 얻은 것도 촬영 전 미리 인물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준비해가는 연기 방식 때문이었죠?
초반에는 그 인물에 대해 기술적인 접근을 많이 했죠. 나이, 직업, 집안 환경, 만나는 친구들, 혈액형 등 한 사람을 설명할 때 필요한 여러 가지 목록을 혼자 작성해봤어요. 가족 관계는 이 정도 되지 않을까, 이런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겠다, 어떤 말을 쓸 수 있겠다를 전부 생각해보는 거죠. 근데 지나고 나서 보니 그게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삶이라는 게, 그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그렇게 판에 박힌 듯이 안 되는 거더라고요. 그보다는 그 인물이 갖는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그런 상태로 만들어놓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삶에 여유가 많아야 해요. 그래야 그 감정이 하나씩 들어와 몸속에 앉아 있을 테고 그렇게 고요하게 있다가 현장 가서 하나씩 펼쳐놓는 거죠.

영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시네마 천국>의 필름이 흘러가는 장면 같은 이미지가 생각나요. 그것만 생각하면 울컥하게 돼요. 어떤 영화제에서 돌아가신 배우 10인이 나온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영화 주제가와 함께 보여준 적이 있는데 참 울컥하더라고요. 지나간 것은 전부 그렇게 아름다워요.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모르겠어요. 옛날에 영화관에서 영화 보다가 필름 끊어지면 사람들이 휘파람 불고 담배도 피웠던 그런 왁자지껄한 느낌이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영화가 가질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 때문에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