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무스의 어느 멋진 날

자크무스에게 파리는 일, 영감, 삶이 얽혀 있는 곳. 그가 자신의 필터를 통해 바라본 파리를 전하기 위해 〈보그〉와 어느 멋진 하루를 보냈다.

자크무스에게 파리는 일, 영감, 삶이 얽혀 있는 곳. 그가 자신의 필터를 통해 바라본 파리를 전하기 위해 〈보그〉와 어느 멋진 하루를 보냈다.
[파리 교외 크레테유의 아파트 ‘르 슈(Les Choux)’를 배경으로 자크무스와 필리핀이 점프했다! 양배추라는 뜻의 르 슈는 70년대 프랑스 모더니즘 건축의 상징과 같다.]

About Work @자크무스 스튜디오 VOGUE KOREA(이하 VK) 스튜디오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가요? SIMON PORTE JACQUEMUS(이하 SPJ) 왠지 창피해서 말하기 꺼려지네요. 하하. 버베나 오일을 디퓨저에 넣는 거요.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같은 건데, 어린 시절을 보낸 남프랑스 지역은 버베나와 라벤더의 고장이죠. 시골집에서 늘 맡던 허브 향으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어요.  VK 일터에서 여러 사람과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 적어도 한 번 이상 하는 고민이 있죠. 바로 ‘점심’.  자크무스 스튜디오는 보통 어떻게 해결하나요? SPJ 직원 대부분이 샐러드처럼 간단한 음식을 선호해요. 한때는 금요일에 서로 돌아가며 특별한 점심을 준비하기도 했죠. 저는 남프랑스에서 공수해온 음식, 한국인 인턴은 한국 요리, 멕시코 출신 패턴 메이커는 멕시코 요리를 준비했죠.  [스튜디오 정원 앞에서 2016 F/W 컬렉션을 입은 필리핀 쇼몽(Philippine Chaumont@Ford Models Paris).]

About Work @자크무스 스튜디오
VOGUE KOREA(이하 VK) 스튜디오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가요?
SIMON PORTE JACQUEMUS(이하 SPJ) 왠지 창피해서 말하기 꺼려지네요. 하하. 버베나 오일을 디퓨저에 넣는 거요.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같은 건데, 어린 시절을 보낸 남프랑스 지역은 버베나와 라벤더의 고장이죠. 시골집에서 늘 맡던 허브 향으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어요.
VK 일터에서 여러 사람과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 적어도 한 번 이상 하는 고민이 있죠. 바로 ‘점심’. 자크무스 스튜디오는 보통 어떻게 해결하나요?
SPJ 직원 대부분이 샐러드처럼 간단한 음식을 선호해요. 한때는 금요일에 서로 돌아가며 특별한 점심을 준비하기도 했죠. 저는 남프랑스에서 공수해온 음식, 한국인 인턴은 한국 요리, 멕시코 출신 패턴 메이커는 멕시코 요리를 준비했죠.
[스튜디오 정원 앞에서 2016 F/W 컬렉션을 입은 필리핀 쇼몽(Philippine Chaumont@Ford Models Paris).]

VK 19세에 처음 브랜드를 론칭하고 7년이 지났어요.  SPJ 첫 컬렉션 후 2년은 혼자 고군분투했어요. 집에서 혼자 작업했고 아틀리에도 없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일했죠. 그러다가 2013 F/W ‘수영장(La Piscine)’ 컬렉션이 크게 주목받았고 그때를 기점으로 모든 게 너무 빨리 진행됐어요. 자크무스 간판을 단 스튜디오에 처음 출근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2년 반 전의 일이라니!  VK 스튜디오가 있는 북쪽 마레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인 아미, 베트멍 같은 브랜드가 자리 잡은 동네이기도 하죠. 어떻게 하다가 여기로 오게 됐나요?  SPJ 파리에서 맨 처음 구한 스튜디오가 바스티유와 리드뤼 롤랭 근처였어요. 이 동네의 친근하고 가식 없는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봉마르셰 대로 근처에 있는 현재 스튜디오도 비슷한 이유로 선택했어요. 최근 몇 년간 이 곳이 젊은 패션 신의 중심지가 됐죠. 한편으로는 ‘너무 패셔너블’하게 변한 이곳이 예전의 친근한 매력을 잃은 듯해 슬프기도 해요. VK 모래알처럼 많은 브랜드 중에서 자크무스만의 차별점은 뭐죠?  SPJ 흠, 어려운 질문이네요.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심플한 것? 자크무스는 무엇보다 인간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이길 원해요.

VK 19세에 처음 브랜드를 론칭하고 7년이 지났어요.
SPJ 첫 컬렉션 후 2년은 혼자 고군분투했어요. 집에서 혼자 작업했고 아틀리에도 없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일했죠. 그러다가 2013 F/W ‘수영장(La Piscine)’ 컬렉션이 크게 주목받았고 그때를 기점으로 모든 게 너무 빨리 진행됐어요. 자크무스 간판을 단 스튜디오에 처음 출근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2년 반 전의 일이라니!
VK 스튜디오가 있는 북쪽 마레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인 아미, 베트멍 같은 브랜드가 자리 잡은 동네이기도 하죠. 어떻게 하다가 여기로 오게 됐나요?
SPJ 파리에서 맨 처음 구한 스튜디오가 바스티유와 리드뤼 롤랭 근처였어요. 이 동네의 친근하고 가식 없는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봉마르셰 대로 근처에 있는 현재 스튜디오도 비슷한 이유로 선택했어요. 최근 몇 년간 이 곳이 젊은 패션 신의 중심지가 됐죠. 한편으로는 ‘너무 패셔너블’하게 변한 이곳이 예전의 친근한 매력을 잃은 듯해 슬프기도 해요.
VK 모래알처럼 많은 브랜드 중에서 자크무스만의 차별점은 뭐죠?
SPJ 흠, 어려운 질문이네요.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심플한 것? 자크무스는 무엇보다 인간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이길 원해요.

About Inspiration @피카소 미술관(Musée National Picasso-Paris) @레 슈 (Les Choux) VK 평소에도 전시를 즐기나요? SPJ 스튜디오에서 가까워 가끔 들르는 피카소 미술관을 제외하곤 드물어요. 놀랄 수 있는데 이제까지 루브르 박물관을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이나 건축, 디자인, 영화, 사진 등 다양한 비주얼 작업은 거의 인터넷 리서치를 통해 접한 것이에요.  VK 당신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장 콕토, 에스코바르 마리솔 등 프랑스 아티스트들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중 피카소는 더 특별한 것 같고요. 2015 F/W 컬렉션에서는 모델들의 볼에 피카소의 드로잉을 그려 넣었죠.  SPJ 인터넷에 올라온 그의 작업은 거의 다 봤을 정도예요. 좋아하는 예술가로 피카소를 꼽는 게 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의 작업 곳곳에는 저처럼 프랑스 남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 있어요. 감정의 깊은 곳까지 공감한다고 느끼는 유일한 아티스트예요.

About Inspiration @피카소 미술관(Musée National Picasso-Paris) @레 슈(Les Choux)
VK 평소에도 전시를 즐기나요?
SPJ 스튜디오에서 가까워 가끔 들르는 피카소 미술관을 제외하곤 드물어요. 놀랄 수 있는데 이제까지 루브르 박물관을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이나 건축, 디자인, 영화, 사진 등 다양한 비주얼 작업은 거의 인터넷 리서치를 통해 접한 것이에요.
VK 당신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장 콕토, 에스코바르 마리솔 등 프랑스 아티스트들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중 피카소는 더 특별한 것 같고요. 2015 F/W 컬렉션에서는 모델들의 볼에 피카소의 드로잉을 그려 넣었죠.
SPJ 인터넷에 올라온 그의 작업은 거의 다 봤을 정도예요. 좋아하는 예술가로 피카소를 꼽는 게 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의 작업 곳곳에는 저처럼 프랑스 남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 있어요. 감정의 깊은 곳까지 공감한다고 느끼는 유일한 아티스트예요.
[피카소의 ‘외다리 테이블이 있는 큰 정물화’ 앞에서 포즈를 취한 자크무스. “2주 만에 햇빛이 든 파리의 아침과 오늘 내 기분이 이 작품과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VK 2016 F/W 컬렉션에서는 종이 옷 같은 실버 슬립 드레스가 인상적이었어요. 자크무스에는 옷과 몸 사이의 공간을 무시하는 평면적 요소가 종종 있어요. 큐비즘 미술처럼.  SPJ 매 컬렉션은 자전적 얘기를 들려주듯 풀어냅니다. 특정 미술 사조를 오마주한 건 아니에요. 제가 아이들의 장난처럼 순수하고 초현실적 요소를 좋아해 그렇게 보인 건 아닐까요?  VK 영감을 주는 두 번째 장소로 파리 외곽 크레테유의 아파트 레 슈를 추천했어요.  SPJ 기하학적이고 미래적인 건축을 좋아해요. 꽃잎과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콘크리크 테라스가 있는 이곳은 꽤 인상적이죠. 생제르맹 같은 전형적인 파리 동네를 좋아하지 않아요. 레 슈처럼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물은 파리 교외에서 많이 볼 수 있어요.

VK 2016 F/W 컬렉션에서는 종이 옷 같은 실버 슬립 드레스가 인상적이었어요. 자크무스에는 옷과 몸 사이의 공간을 무시하는 평면적 요소가 종종 있어요. 큐비즘 미술처럼.
SPJ 매 컬렉션은 자전적 얘기를 들려주듯 풀어냅니다. 특정 미술 사조를 오마주한 건 아니에요. 제가 아이들의 장난처럼 순수하고 초현실적 요소를 좋아해 그렇게 보인 건 아닐까요?
VK 영감을 주는 두 번째 장소로 파리 외곽 크레테유의 아파트 레 슈를 추천했어요.
SPJ 기하학적이고 미래적인 건축을 좋아해요. 꽃잎과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콘크리크 테라스가 있는 이곳은 꽤 인상적이죠. 생제르맹 같은 전형적인 파리 동네를 좋아하지 않아요. 레 슈처럼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물은 파리 교외에서 많이 볼 수 있어요.

About Life @생투앙 거리(Saint-Ouen Street) VK 우리가 마지막으로 당도한 곳은 생투앙 거리예요.  SPJ 실제로 걸어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얻기에 이만한 곳이 없어요. 디자인 소품부터 가구, 옷까지 오래된 물건을 모두 취급하는 생투앙의 골동품 벼룩시장은 저에겐 파리의 보물 창고 같은 곳이죠.  VK 오늘 촬영을 위해 제품 디자이너 카사르 칸(Quasar Khanh)의 ‘큐브 카’가 동원됐어요. SPJ 60~70년대 프랑스 영화의 엄청난 팬이라 웬만한 영화의 예고편은 다 봤을 정도예요. 이 차는 6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 극본가 미셸 오디아르의 70년대 영화에도 등장해요. 그때부터 언젠간 이 차를 타고 파리를 활보하리라고 꿈꿔왔는데, 오늘 그 꿈을 이뤘군요!

About Life @생투앙 거리(Saint-Ouen Street)
VK 우리가 마지막으로 당도한 곳은 생투앙 거리예요.
SPJ 실제로 걸어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얻기에 이만한 곳이 없어요. 디자인 소품부터 가구, 옷까지 오래된 물건을 모두 취급하는 생투앙의 골동품 벼룩시장은 저에겐 파리의 보물 창고 같은 곳이죠.
VK 오늘 촬영을 위해 제품 디자이너 카사르 칸(Quasar Khanh)의 ‘큐브 카’가 동원됐어요.
SPJ 60~70년대 프랑스 영화의 엄청난 팬이라 웬만한 영화의 예고편은 다 봤을 정도예요. 이 차는 6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 극본가 미셸 오디아르의 70년대 영화에도 등장해요. 그때부터 언젠간 이 차를 타고 파리를 활보하리라고 꿈꿔왔는데, 오늘 그 꿈을 이뤘군요!

VK ‘자크무스 걸’들은 한결같이 화장기 없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뽐내요.파리 거리에서 그녀들을 마주치면 꼭 뒤를 돌아볼 것 같아요.  SPJ ‘쿨’한 소녀들로 넘치는 패션계에서 천진난만하고 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무장한 여자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프로 모델들보다 꾸밈없는 또래 친구들을 모델로 세운 것도 이런 이유예요.  VK 오늘 함께 촬영한 필리핀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죠? 룩북, 광고, 패션 필름 등 오랫동안 모델로 일하고 있는데.  SPJ 스무 살 때 만났으니 벌써 6년 전이군요. 어느 파티에서 만났는데 한눈에 반해버렸죠.

VK ‘자크무스 걸’들은 한결같이 화장기 없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뽐내요.파리 거리에서 그녀들을 마주치면 꼭 뒤를 돌아볼 것 같아요.
SPJ ‘쿨’한 소녀들로 넘치는 패션계에서 천진난만하고 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무장한 여자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프로 모델들보다 꾸밈없는 또래 친구들을 모델로 세운 것도 이런 이유예요.
VK 오늘 함께 촬영한 필리핀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죠? 룩북, 광고, 패션 필름 등 오랫동안 모델로 일하고 있는데.
SPJ 스무 살 때 만났으니 벌써 6년 전이군요. 어느 파티에서 만났는데 한눈에 반해버렸죠.

VK 거대한 도시 파리에서 당신이 어떤 친구들과 뭘 하며 보내는지 궁금해요.  SPJ 친구들은 사진가, 패션 잡지 아트 디렉터, 뮤지션처럼 직업이 다양해요. DJ 겸 모델 클라라, 오랫동안 자크무스에서 일하는 마리옹 등등. 공통점은 아침에 금방 일어난 아이들처럼 생기 넘치고 웃음이 많다는 거죠. 주말에는 가끔 공원에 가요. 그중 최고는 파리 최북단의 뷔트 쇼몽 공원이에요. 완벽히 정리된 프랑스식 정원이 아니라 녹지라서 좋아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집에서 쉴 때가 대부분이에요. 전형적인 카자니에(Casanier, ‘방콕’을 좋아하는 사람)랄까요. 집에 친구들을 불러 같이 요리해 먹고 수다를 떨며 지극한 평범하게 휴일을 보낸답니다.

VK 거대한 도시 파리에서 당신이 어떤 친구들과 뭘 하며 보내는지 궁금해요.
SPJ 친구들은 사진가, 패션 잡지 아트 디렉터, 뮤지션처럼 직업이 다양해요. DJ 겸 모델 클라라, 오랫동안 자크무스에서 일하는 마리옹 등등. 공통점은 아침에 금방 일어난 아이들처럼 생기 넘치고 웃음이 많다는 거죠. 주말에는 가끔 공원에 가요. 그중 최고는 파리 최북단의 뷔트 쇼몽 공원이에요. 완벽히 정리된 프랑스식 정원이 아니라 녹지라서 좋아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집에서 쉴 때가 대부분이에요. 전형적인 카자니에(Casanier, ‘방콕’을 좋아하는 사람)랄까요. 집에 친구들을 불러 같이 요리해 먹고 수다를 떨며 지극한 평범하게 휴일을 보낸답니다.
[자크무스에게 큰 영향을 끼친 피카소의 작품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