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Vogue ① – LEE SUN MEE

지난 20년 동안 숱한 아티스트를 뮤즈로 삼아온 <보그>는 이달 ‘Another VOGUE’라는 테마 아래 뮤즈에게 주체가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아티스트 20팀에게 ’보그’ ‘패션’ ‘트렌드’ ‘서울’ ‘20’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와 함께 작품으로 지면을 가득 채워달라는 러브콜을 보냈다. 기꺼이 <보그>의 컨트리뷰팅 에디터가 된 아티스트 20팀은 각자의 방식으로 키워드를 해석했고, 촉감도 모양도 향기도 다른 스무 가지 작품을 보내왔다.

LEE SUN MEE – 내 머무름 자리

 

사용하다가 버려진 안경알을 재료로 작업을 한다. 물려줄 수도, 빌려줄 수도 없는 안경알은 한 명의 사람이다. ‘내 머무름 자리’는 우리가 머물렀던 시간과 공간으로 세상이 이루어짐을 지구로 표현한 작품이다. 대륙과 바다의 형태에 맞춰 안경알로 엮은 작품에 빛을 쏘면 지구와 똑같은 그림자가 생긴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고 말했다. 안경알은 가까이 보면 흠집이 많지만 한발 떨어져서 보면 보석처럼 빛난다. 전 세계에서 빛나는 <보그>를 보고 지구를 떠올렸다. 전 세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보그>의 화려함에 감춰진 그림자도 보였다. 20년은 한 사람이 성인이 되는 나이다. 스무 살 이후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