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5 in SEOUL – ① Olivier Rousteing (올리비에 루스테잉)

패션계는 패션의 미래를 이끌 마켓으로 상하이와 도쿄가 아닌 서울을 지목했다. 그리고 2016년 상반기만 해도 많은 패션 전문가들이 서울을 방문했다. 서울에 들른 유명 디자이너 중 제일 영향력 있는 5인을 〈보그 코리아〉가 인터뷰했다.  ▷ ① Olivier Rousteing

패션계의 저돌적 진보주의자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누구보다 예리하게 현재와 미래를 직시하고 있다.

패션계의 저돌적 진보주의자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누구보다 예리하게 현재와 미래를 직시하고 있다.

러플 장식이 계곡물처럼 드라마틱하게 흘러내리는 레이스 의상.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게 화려한 현재가 그의 전부라면, 꽃 같은 외모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처럼 덧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무모하고도 험난한(조 금 청승맞을 정도) 뒷이야기가 있다. 공부를 곧잘 했던 그는 부모님의 바람대로 법대에 들어갔지만, 바로 중퇴하고 에스모드에 입학했다. 그리고 18세가 됐을 때 동경하던 패션 하우스에 지원하기 위해 무작정 이탈리아로 향했다. “밀라노의 베르사체 하우스에 지원했죠. 인턴이 되려면 2~3주 정도 기다려야 한다더군요.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곧장 밀라노에서 기차로 1시간 반 거리인 피렌체로 갔죠. 로베르토 카발리의 피터 던다스가 절 마음에 들어 했고 그 자리에서 저를 고용했어요.

 여성스럽고 섹스어필한 요소의 조합이지만 발맹 아미 특유의 자유로움과 당당함이 느껴진다.

그는 카발리의 재투성이 소년이었다. 퇴근 후에는 몰래 복사해둔 디자이너들의 스케치를 따라 그리며 연습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밤에 잠을 자지 않았죠.” 3년의 어시스턴트 기간을 거쳐 21세가 됐을 때 제대로 된 디자이너로서 일하기 시작했고, 23세엔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물론 발맹 때문이었다. “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을 좋아하죠. 그렇지만 파리의 어떤 패션 하우스도 더 이상 섹시함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발맹만 빼고요.” 그는 크리스토프 데카르넹의 오른팔로 2년을 보냈다.

그의 말대로 대부분의 하우스는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디자이너를 내세우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경 영진은 모험을 감행했고 그는 기꺼이 호박 마차를 탔다. “제게 말하더군요. ‘넌 정말 열심 이야. 거의 24시간 일하는 것 같아. 브랜드에도 매우 헌신적인 데다 창의적이지. 네게 기 회를 줄 테니 한번 맡아볼래?’라고요.” 그는 이어서 말했다. “저는 첫 쇼에서 그럴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해냈고요.”

그의 말대로 대부분의 하우스는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디자이너를 내세우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경영진은 모험을 감행했고 그는 기꺼이 호박 마차를 탔다. “제게 말하더군요. ‘넌 정말 열심이야. 거의 24시간 일하는 것 같아. 브랜드에도 매우 헌신적인 데다 창의적이지. 네게 기회를 줄 테니 한번 맡아볼래?’라고요.” 그는 이어서 말했다. “저는 첫 쇼에서 그럴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해냈고요.”

젊은 루스테잉의 성공은 영웅 신화의 서사 구조처럼 전형적인 경로를 따른다. 그리고 그 는 아직 겸손하고 친절하다. 여태껏 내가 만난 사람 중에 당신이 가장 팔로워가 많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자 그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쩌면 아직 충분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 지 않은 건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압도적으로 자신감에 차 있고 노골적으로 솔직하다. 왜냐고? 그는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가장 동시대적이니까.

젊은 루스테잉의 성공은 영웅 신화의 서사 구조처럼 전형적인 경로를 따른다. 그리고 그는 아직 겸손하고 친절하다. 여태껏 내가 만난 사람 중에 당신이 가장 팔로워가 많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자 그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쩌면 아직 충분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은 건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압도적으로 자신감에 차 있고 노골적으로 솔직하다. 왜냐고? 그는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가장 동시대적이니까.

VOGUE KOREA(이하 VK) 한국에 와본 적 있나요?
OLIVIER ROUSTEING(이하 OR) 서울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틀 동안 DDP에서 열린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컨퍼런스에 연설자로 참석하기 위해 왔죠.

VK 어제 컨퍼런스에서 어떤 연설을 했나요?
OR 컨퍼런스의 주제는 ‘미래와 럭셔리’였어요. 제가 어떻게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지에 대해 얘기했고 한국과 서울에 대한 의견도 나눴어요. 앞으로의 패션은 상당 부분 서울과 깊이 연관돼 있어요. 유럽 문화권에서도 서울이 매우 동시대적이고 강력한 마켓이라는 걸 잘 알고 있죠. 실제로 많은 패션 하우스들이 앞다퉈 매장을 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VK 그래도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겠죠?
OR 중국도 크지만, 저는 한국이 가장 강한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은 아시아의 새로운 뉴욕 같은 도시죠. 패션이 매우 강하고 중요한 곳.

VK 그렇다면 당신은 오늘날의 럭셔리가 뭐라고 여기나요?
OR 럭셔리는 그게 가방이든 옷이든, 당신이 지닌 대상이 독특하고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고 느끼는 거죠. 그리고 그걸 소유한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끼는 게 럭셔리라고 생각해요.

VK 제가 이 질문을 한 이유는, 당신은 럭셔리를 ‘배타적’인 것으로 보는 기존 개념과 달리 ‘포용적’ 럭셔리의 개념을 지지한다고 생각했거든요.
OR 우리는 포용적이면서도 특별해질 수 있어요.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죠. 그들을 내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초대해 사진을 공유하고, 내 브랜드와 세계에 대해 함께 얘기합니다. 물론 그들은 내가 만든 옷을 높이 평가하고, 발맹의 컨셉과 아이디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반응하는 거고요. 그러니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음, 발맹은 팝 문화처럼 대중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요. 그렇지만 모두가 그 옷을 가질 수는 없죠. 매우 비싸니까요.

VK SPA 브랜드에서 발맹 디자인을 카피한 제품을 사는 게 대중의 방법이겠죠.
OR 그래서 전 사람들이 하이 스트리트에서 발맹 카피를 산다는 사실이 기뻐요! 그들이 발맹을 좋아한다는 방증이니까요. 그리고 내가 새로운 유행을 주도한다는 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고요. 하이엔드부터 하이 스트리트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디자인을 사는 거예요. 우리가 H&M과 한 일도 바로 그거죠. 발맹의 스타일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것.

VK 발맹 라인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OR 사실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군을 작업하고 있죠. 진, 티셔츠, 가죽 재킷 같은 베이식 아이템이에요.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고, 곧 실현될 거예요. 기존 꾸뛰르도 유지하면서 가격 범위를 확장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라인을 분리시키지는 않을 작정이에요. 하나의 라인 안에 있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니까요.

VK 당신은 소셜 미디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신세대죠. 그렇지만 패션계에는 소셜 미디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어요. 때론 그들과 괴리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OR 그건 그냥 세대 차이라고 생각해요. 5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제게 말하곤 했죠. “럭셔리는 민주화될 수 없다, 왜 너는 소셜 미디어에서 럭셔리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느냐”라고요. 특별해진다는 건 주변 사람 다섯 명에게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특별한 옷을 입은 사진을 300만 명에게 보여줄 수도 있는 거죠. 소셜 미디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그저 우리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음악을 생각해보세요. 많은 가수들이 소셜 미디어에 신곡 티저와 동영상, 비하인드 신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음악을 사랑하기에 사람들과 나누는 거예요. 왜 나의 심미적 관점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 안 되는지 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군요.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는 ‘사교적’이어야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사교적이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VK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 추세를 받아들이길 주저할까요?
OR 소셜 미디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대해 두려워하고, 점점 빨라지는 속도를 두려워하죠. ‘See Now, Buy Now’도 어제 컨퍼런스에서 언급한 주제 중 하나였어요. 소셜 미디어 덕에 컬렉션 직후 옷이 공개되면서부터 모두가 더 빨리 생산하고 더 빨리 판매하게 됐죠. 우리는 모든 게 더 빨라진 세대예요. 소셜 미디어를 받아들이지 않는 세대는 작업량이 더 많고 번거로워지는 것을 염려하는 겁니다. 더 많은 컬렉션과 더 많아진 바이어의 요구에 응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오늘날 점점 더 빨라지는 패션이 흥미진진하다고 느낍니다. 쇼 다음 날 컬렉션의 일부를 당장 살 수 있게 될 거고, 몇 년 후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쇼핑하게 될지도 모르죠. 새 시대가 오는 겁니다. 그들은 패션의 진화를 두려워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VK 당신은 패션의 속도가 빨라지는 게 전혀 두렵지 않나요?
OR 그건 전혀 두려워할 일이 아니에요. 세상만사가 그렇듯, 지나치게 빨라지면 사람들은 결국 그 속도에 지치거나 빨라지는 것 자체에 지루함을 느끼게 될 거예요. 그러면 사람들은 참고 기다리는 또 다른 방법을 찾게 되겠죠. 그렇지만 지금은 모두가 당장 갖기를 갈망합니다. 나만 해도 내 컬렉션이 지금 당장 나왔으면 좋겠는걸요? 지금 제가 작업 중인 겨울 컬렉션도 6개월 뒤에나 판매가 시작될 거예요. 나는 생산하고, 스케치하고, 쇼를 하고, 판매하는 식의 패턴이 마음에 들어요. 그러면 페이지를 넘겨 또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VK 아직 당신이 젊어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OR 나는 SPA 브랜드에서 쇼핑을 하고, 매주 새로운 옷으로 옷장을 채울 수 있는 세대에 속해 있어요. 내 스타일을 매주 바꿀 수 있죠. 결국 6개월 동안 기다릴 수 없게 될 겁니다. 그전에 하이 스트리트로 달려가 이미 시장에 풀린 카피 옷을 사버리겠죠. 저는 럭셔리가 소셜 미디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길 원해요. 빨라진다고 해서 럭셔리가 아닌 게 아니죠.

VK 그렇지만 이런 추세가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옷을 만들어낸다는 의견도 있죠.
OR 누가 그런 말을 하죠? 바이어들? 바이어들은 항상 더 많은 걸 원합니다. 그게 현실이에요. 패션 피플이나 저널리스트들은 봐야 할 패션쇼가 너무 많다고 불평할 수도 있겠군요. 그러나 비즈니스는 그렇지 않아요. 바이어들은 한여름에도 코트를 원하죠.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당신 나라의 겨울이라고요.” 같은 8월이라도 브라질과 일본의 날씨가 다르고, LA와 남미의 날씨가 달라요. 10년 전에는 다른 문화권에 관심조차 없었겠지만,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수록 모든 대륙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합니다. 필수적으로 컬렉션이 거대해질 수밖에 없죠.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에서는 프린트가 반응이 좋지만 유럽은 무늬 없는 검은색을 선호해요. 마이애미에서는 컬러풀한 걸 좋아하지만 LA는 원색보다 베이지 쪽이고요. 결국 모든 옷이 필요합니다. 옷이 많아질 수밖에 없죠. 게다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 매장을 열고 있는데, 그 매장을 채울 것도 필요하잖아요?

VK 소셜 미디어가 이미지를 과잉 소비한다는 주장과도 의견이 다르겠군요?
OR 나는 소셜 미디어를 새로운 종류의 매거진이라고 생각합니다. 팔로잉은 매거진을 사는 것과 같고요. 많이 노출되는 것을 염려해야 할 이유가 없죠. 매거진에 광고를 하려면 돈을 내야 하지만 인스타그램에는 돈을 낼 필요도 없어요. 한 푼 들이지 않고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거예요. 완전한 자유죠. 그 점이 내가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 이유예요. 난 공짜로 몇만 명에 이르는 내 팔로워들에게 내가 올린 사진을 볼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그게 발맹에 대한 사진이든, 내 사생활에 대한 것이든. 어차피 나를 좋아하면 팔로잉할 테고 좋아하지 않으면 ‘언팔’할 테니까요. 모든 걸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우려한다면, 글쎄요. 그건 그냥 내 방식이 아니에요.

VK 처음에는 하우스에서도 당신의 소셜 미디어 활동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OR 제게 재차 질문했죠. “확실한 거야? 정말 이게 맞다고 생각해?”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왜 광고에 팝 스타가 등장해야 하는지, 힙합 뮤지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하우스가 쿨한 인물들과 친해지고, 광고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현실을 마주했죠. 매장에 온 고객들은 발맹 인스타그램을 보여주며 “이 옷 보여주세요”라고 말하기 시작했거든요. 우리는 서로 위험을 감수했고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요. 나의 관점, 미적 취향, 팝 문화, 음악, 내 주변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브랜드에 쿨하고 모던한 기운을 불어넣는다는 걸 그들도 이제 잘 알죠. 이제 하우스는 저를 완전히 신뢰합니다. 5년 전 저는 발맹의 베이비였지만, 이제는 발맹이 저의 베이비라고 말할 수 있어요.

VK 중요한 직책을 맡는 것도 벅찬 24세 젊은이가 굳건하게 자신의 신념을 따르다니 놀라워요.
OR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고 하는 이들의 말을 듣지 마세요. 때로 사람들은 상자 밖을 보지 못해요. 자신을 상자에 맞추려고만 하죠. 당신이 상자에 맞다면 그냥 상자안에 머물러도 괜찮아요. 그렇지만 그 상자에 맞출 수 없다면 거기서 나와서 당신의 새로운 상자를 만들면 되는 거예요. 그게 내가 처음 발맹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을 때한 일이죠. 내가 생각하는 발맹 걸은 강하고 맹렬한 여전사예요. 모두가 오버사이즈와 미니멀한 스타일, 플랫 슈즈를 따를 때 저는 전혀 다른 방향을 택했어요. “모두 미니멀을 향하고 있는데 넌 맥시멀로 가고 있어. 모두가 덤덤한 걸 추구하는데 넌 섹시해지고 있어. 주의해”라는 말을 들어야 했죠. 왜 안 되죠? 설령 내가 파리에서 그런 스타일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유일한 디자이너가 될지라도 나는 자부심을 가질 거예요. 그게 내가 지금껏 일하며 터득한 거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져라. 자신의 길을 닦고 위험을 감수하라. 그러면 꿈이 이뤄질 것이다.”

VK 당신의 발맹 여전사는 무엇에 대항해 싸우고 있나요?
OR 자신이 원하는 걸 쟁취하기 위해 싸우고 있죠. 여자들은 보다 자신만만하고 강하고 섹시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필요가 있어요. 발맹 쇼의 다채로운 캐스팅을 보면 알 수 있죠. 흑인, 동양인, 백인 모두 런웨이에 등장해요. 나의 뮤즈들도 그렇습니다. 킴 카다시안의 굴곡진 몸매는 그녀를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요. 반면 길고 늘씬한 조단 던도 있죠. 전부 각기 다른,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자랑스러워요. 나이, 체형, 출신에 상관없이 파워풀하고 자신감에 찬,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투쟁하는 여자들을 좋아합니다.

VK 보통 디자이너들은 추상적 인물을 묘사하는데, 당신은 늘 구체적인 인물을 예로 드는 게 흥미로워요.
OR 그들이 내 세계의 일부니까요. 그들은 하우스의 성공에 많이 기여했고 나에게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에요. 그래서 그들의 이름을 꼭 언급하죠.

VK F/W 컬렉션은 특히나 킴 카다시안을 연상케 하더군요.
OR 상당 부분 그렇긴 하지만 킴에 대한 것만은 아니에요. 우리는 더 이상 앙상하게 마른 몸만 추구하진 않죠. 오늘날 여자들은 여성스러워지고 굴곡을 되찾고 싶어 해요. 그런 의미에서 컬렉션은 여성스러운 몸에 대한 찬양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누가 내 옷을 사 입을지 잘 파악해야 해요. 그들은 런웨이 모델이 아니니까요. 90년대에는 신디 크로포드, 클라우디아 쉬퍼, 나오미 캠벨 같은 슈퍼모델이 있었고 여자라면 누구나 그들처럼 되고 싶어 했어요. 크리스티 털링턴과 카를라 브루니가 캣워킹하면 여자들은 환호했죠. 그렇지만 요즘 여자들은 더 이상 런웨이 모델을 동경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요즘 여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굴곡진 몸매를 런웨이에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거죠.

VK 그렇지만 요즘 여자들은 몸을 옥죄지 않는 편안한 룩을 추구하지 않나요?
OR 아마 2006년쯤에는 그랬던 것 같군요. 지금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죠. 오버사이즈 코트, 큼지막한 봄버 재킷, 납작한 신발을 신는 건 다음에 올 것에 대한 게 아니에요. 우리는 내일에 대해 얘기해야죠. 나는 섹시함, 굴곡, 풍만함이 곧 공식적 복귀를 발표할 거라고 믿어요. 두고 봐요. 다음 세대의 여자들은 그런 걸 원할 거라고요.

VK 그러고 보니 당신이 발맹 쇼에 대한 비판적 리뷰를 공공연하게 언급했던 게 기억나요. 그리고 요즘 시대에는 그런 것들이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했죠.
OR 그 얘기를 10년 동안 주야장천 입에 달고 산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죠!

VK 그럼 이제 발맹 쇼 리뷰는 읽지 않는 거예요?
OR 아직도 가끔 봅니다.

VK 왜죠?
OR 그들이 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또는 그들이 마음을 바꿔먹었는지 확인하려고요. 5년 전에는 리뷰를 보고 운 적도 있지만, 이제는 웃어넘겨요. 그냥 웃기거든요. 물론 때로는 옳은 말도 있어요. 기사를 보면 그들이 컬렉션의 디테일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저널리스트들이 긍정적으로 썼을 때는 그들이 내 옷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려고 보기도 합니다. 꼭 내 쇼를 좋아해야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싫어할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제대로 된 논의를 위해서는 옷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논리적으로 이유를 설명하는 좋은 방식이 있다는 거예요. 이런저런 설명도 없이 무작정 “전부 싫다”고 말하는 건 공신력 있는 저널리스트답지 않죠. 인스타그램에 아무 말이나 올리는 사람이 아니라 프런트 로에 앉아서 쇼를 볼 수 있는 기회와 특권을 가졌다면 그에 걸맞은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처럼 보일 뿐이니까요.

VK 꽤 냉소적으로 들리지만 맞는 말이에요.
OR 네, 요즘도 꾸준히 보고 있긴 하죠. 아직 패션계에는 리뷰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존경할 만한 인물들도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