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서울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취향- ④ 김서룡, 김석원 & 윤원정

2016.08.18

by VOGUE

    서울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취향- ④ 김서룡, 김석원 & 윤원정

    서울을 대표하는 스무 개의 패션 레이블, 그 레이블에 씨를 뿌리고 물과 거름을 준 스무 팀의 크리에이터들. 바로 지금, 서울의 취향은 곧 이들의 취향이다. ▷ ④ 김서룡, 김석원 & 윤원정

    김서룡, Kim Seo Ryong

    ‘Kimseoryong’ 패션쇼는 한 편의 로맨스 영화 같다. 감미로운 재즈에 맞춰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느긋하게 걸어 나온 모델들은 그대로 영화 주인공이 돼도 부족함이 없다. 그 작업의 원천은 평소의 취향에서 비롯된다. 전라남도의 한적한 섬을 좋아하고, 쳇 베이커의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잔잔한 영화를 즐겨 보는 고집. 몸 위를 유영하는 듯한 그의 수트를 보면 이제 자연스럽게 고요한 취향이 떠오를 듯하다. 서울의 로맨티스트 김서룡이 아끼는 몇 가지.

    ‘Kimseoryong’ 패션쇼는 한 편의 로맨스 영화 같다. 감미로운 재즈에 맞춰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느긋하게 걸어 나온 모델들은 그대로 영화 주인공이 돼도 부족함이 없다. 그 작업의 원천은 평소의 취향에서 비롯된다. 전라남도의 한적한 섬을 좋아하고, 쳇 베이커의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잔잔한 영화를 즐겨 보는 고집. 몸 위를 유영하는 듯한 그의 수트를 보면 이제 자연스럽게 고요한 취향이 떠오를 듯하다. 서울의 로맨티스트 김서룡이 아끼는 몇 가지.

    Chet Baker My Funny Valentine
    “평생을 들어온 듯한 기분에 내 인생의 노래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

    Bang&Olufsen Beolab 5
    “뭔가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성격은 아닌데, 이 소리만큼은 탐난다.”

    임자도
    “신안군에 있는 1004개의 섬 중 하나. 작은 크기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모래사장이 있다. 지나치게 한적해 완벽하게 고독할 수 있는 곳이다.”

    《I’ll See You in My Dreams》
    “일주일에 영화를 네 편 이상 찾아보는데, 주로 잔잔하고 천천히 흘러가는 영화를 좋아한다. 최근에 본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

    Siam Kempinski Hotel in Bangkok
    “여행지보다 호텔 투어를 즐긴다. 최근에 가본 곳 중 꽤 괜찮았던 곳.”

    Bombomb
    “한남동의 작은 식당, 봄봄.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고향 동생이 고집스럽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먹고 나면, 그녀로부터 마음의 선물을 받은 듯 감사함을 느낀다.”

    Walker Evans
    “모든 예술 작품을 사랑하고 존중하지만, 워커 에반스의 무심한 시선에는 유난히 감동받는다.”

    Mads Mikkelsen
    “2003년 〈정육점의 비밀〉이라는 영화로 처음 알게 된 후, 꾸준히 모든 작품을 지켜보고 있는 배우. 무심한 표정과 무용으로 완성한 긴 팔다리에도 그만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듯하다.”

    Hydrangea
    어머니께서 생전에 좋아하신 꽃. 작은 꽃들이 모여 한 송이가 되는 꽃이라, 한 송이만으로도 탐스럽고 아름답다.”

    Fresh Cannabis Rose

    Kimseoryong Suit
    “광택이 없는 블랙 실크 수트는 평소에 가격 때문에 못 사 입는 고객들이 결혼식에 꼭 입겠다고 찾는 아이템.”

    김석원 & 윤원정, Kim Seok Won & Yoon Won Jeong

    올해 김석원과 윤원정은 와 함께 결혼 20주년을 맞았다. 두 디자이너에게는 부부를 꼭 닮아 의젓한 열일곱, 열세 살 남매와 삶의 즐거움을 나눌 지인들 그리고 그들처럼 단단하게 다져진 ‘Andy&Debb’이 있다. 더 뭐가 필요할까 싶지만 이 멋진 부부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 그게 뭔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나,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이미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으니까. 가장 ‘서울’답고 제일 도회적인 부부 디자이너의 취향은 바로 이런 것이다.

    올해 김석원과 윤원정은 <보그 코리아>와 함께 결혼 20주년을 맞았다. 두 디자이너에게는 부부를 꼭 닮아 의젓한 열일곱, 열세 살 남매와 삶의 즐거움을 나눌 지인들 그리고 그들처럼 단단하게 다져진 ‘Andy&Debb’이 있다. 더 뭐가 필요할까 싶지만 이 멋진 부부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 그게 뭔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나,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이미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으니까. 가장 ‘서울’답고 제일 도회적인 부부 디자이너의 취향은 바로 이런 것이다.

    Born&Bred
    “원래 정육점으로, 주인이 지인들을 초대해 직접 고기를 구워주며 입소문이 났다. 꾸준히 관계를 맺지 않으면 예약조차 쉽지 않지만 고기에 일가견이 있는 ‘육식 마니아’ 윤원정의 식도락을 충족시켜주는 유일한 곳.”

    Stuckyi

    Sausalito,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건너에 위치한 해변 마을. 다리 아래에서 뿌옇게 연무가 올라오면 더 그림 같아지는 곳.”

    Rolex 5508 Submariner

    Steak Florentine

    Skovmand&Andesen Corner Cabinet
    “도쿄에 놀러 갔을 때 우연히 들른 빈티지 매장에서 점찍어둔 장식장.”

    들국화 1집

    Black & White Dress
    “초기부터 고객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상징적 아이템. 니트웨어, 코트, 원피스 등 반응이 좋은 아이템은 많지만 단연 ‘앤디앤뎁답다’고 평가받는 건 단아하게 잘 만든 흑백 드레스.”

    Jean Paul Gaultier Le Male
    “윤원정이 김석원에게 선물한 첫 향수. 파리의 장 폴 고티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론칭 직후에 샀는데, 그 이후 20년 동안 쭉 그 향수만 써왔다. 인위적이지 않고 비누 같은 신선한 향이 매력.”

    송파 류선생의 레드 벨벳 케이크

    Han Sungpil
    “오묘한 색감과 아름다운 건축미를 담은 회화적 사진이 일품. 건물 앞에 대형 사진 막을 세워 초현실적으로 연출한 파사드 시리즈를 특히 좋아한다.”

    Marguerite Guggenheim
    우리가 아는 많은 아티스트를 후원한 컬렉터. 베니스의 구겐하임 뮤지엄. 셀렉션의 엑기스만 정말 잘 모아놓은 곳. 정말 멋진 여자. 영감을 주는 인물.”

    Marion Cotillard
    “현대적이면서도 우아한 이미지가 앤디앤뎁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한 사람.”

    에디터
    송보라, 손기호, 남현지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GETTYIMAGES / IMAZINS, COURTESY PHOTOS (김서룡) / CHA HYE KYUNG, COURTESY PHOTOS, HAN SUNGPIL / METAMORPHOSIS, GETTYIMAGES / IMAZINS (김석원 & 윤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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