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뎀나 바잘리아를 자극하나

수지 멘키스, 바잘리아와 발렌시아가에서 그의 실용적 접근에 관하여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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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베트멍 쇼 백스테이지에서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 (Demna Gvasalia)는 ‘May the Bridges I Burn Light the Way’라는 문구가 프린트 되어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뎀나가 맡은 첫 2016 A/W 발렌시아가 쇼에서 그는 ‘발렌시아가스러움’이 추가된 등산 재킷을 선보였다.

뎀나의 첫 2016 A/W 발렌시아가 쇼에서 그는 ‘발렌시아가스러운’ 등산 재킷을 선보였다.

2015년에 발렌시아가의 아트디렉터를 역임하면서, 그는 형제 후람과 함께 대중들 앞에 나타날 때마다 항상 비슷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가 마틴 마르지엘라에서 일할 당시 배웠을 법한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와이드 숄더가 아닌, 꽤 겸손해 보이는 스웨트 톱과 리사이클 청바지를 입은 모습말이다.

유니폼과 균일성의 개념을 다루기 좋아하는 뎀나 바잘리아.

유니폼과 균일성의 개념을 다루기 좋아하는 뎀나 바잘리아.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저는 유니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요.” 소비에트 연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가 말했다. “사회적 유니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옷을 통해 누군가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경호원 티셔츠를 입었었는데 사람들이 제가 진짜 경호원인줄 알더라고요. 옷이 뉘앙스를 풍길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사람들은 나를 몰라도, 내가 뭘 입고 있는지에 따라 날 판단하죠. 제가 어린 시절부터 너무 갇힌 환경에서 살아서 그런가 봐요. 다들 경제적으로 새 옷을 사 입을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매일 같은 옷을 입을 수 밖에 없었거든요.”

발렌시아가 2016 A/W 쇼에서 선보였던 테일러링은 벨기에에서 쌓아온 바잘리아의 실력을 슬쩍 보여줬다.

발렌시아가 2016 A/W 쇼에서 선보였던 테일러링은 벨기에에서 쌓아온 바잘리아의 실력을 슬쩍 보여줬다.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불어로 ‘옷’이라는 뜻을 가진 베트멍은 평범하고 심플해 보이는 옷으로 파워풀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파리의 게이 바 또는 중국 음식점에서나 볼 법한 무명 브랜드에서, 전 세계적으로 대중들이 열광하는 유명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리고 오뜨 꾸뛰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발렌시아가의 아트 디렉터가 된 지금, 뎀나의 디자인은 하이패션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뎀나 바잘리아의 발렌시아가에서의 첫 쇼 (2016 A/W)에서 선보였던 강한 룩.

발렌시아가에서의 첫 쇼 (2016 A/W)에서 선보였던 강렬한 룩.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경제학을 전공하고 루이 비통 하우스에서 마크 제이콥스, 니콜라스 제스키에르와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베트멍 쇼의 장소 선정은 의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려고 한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비록 교회에서, 그리고 프랑스의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꽤 공격적인 태도로 옷을 선보였을 때 논란은 불가피했지만.)

베트멍 2016 A/W 쇼는 파리 Avenue Georges V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미국 성당에서 열렸다.

베트멍 2016 A/W 쇼는 파리 Avenue Georges V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미국 성당에서 열렸다.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시스템에 반항하는 건 아니에요. ‘안티’라는 단어는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비해 너무 강한 단어인 것 같아요” 단골 고객 칸예 웨스트의 도움으로 베이직 후디를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아이템으로 만들어버린 뎀나가 말했다. (칸예의 장난스러운 트윗 “뎀나를 발렌시아가에서 훔쳐올 거야!”만큼 좋은 서포트가 있을까?)

“베트멍이든 발렌시아가이든 반항하는 건 아니에요. 단지 저에게 말이 되는 것을 찾아서 하는 것뿐이에요.” 쇼장 선정은 “가능한 가장 저렴한 곳”을 기준으로 한 그가 말했다. 텅 빈 전 텔레비전 스튜디오에서 열렸던 그의 첫 발렌시아가 쇼는 금가루가 뿌려진 의자, 그리고 오뜨 꾸뛰르스러운 벨벳 쿠션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뎀나와 후람은 아브하즈 자치공화국의 북서 지역 조지아에서 태어났다. 두 형제의 가족은 거의”집시 클랜” 수준의 대가족이었고, 뎀나가 말하기를 “사촌도 형제라 부르는 이탈리아 남쪽 지방” 같았다.

“저는 항상 그런 환경에서 탈출하고 싶었어요. 아웃사이더였죠.” 열두 살의 어린 나이에 내전으로 인해 강제로 집을 떠나 가족들과 떠돌이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바잘리아가 말했다.

소음에 중독된 사람 치곤 꽤 조용해 보이는 바잘리아.

소음에 중독된 사람 치곤 꽤 조용해 보이는 바잘리아.

뎀나는 내가 몇 개국어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 “6개국어요!”라고 외쳤다. “러시아어, 조지아어, 영어, 불어, 이태리어, 독일아, 그리고 약간의 플라망어도 할 줄 압니다.” 벨기에 북부 지방에서 사용되는 네덜란드어의 일종인 플라망어는 앤트워프에서 그를 가르쳤던 전설적인 스승 린다로파에게서 배운 것이다.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선생님은 패션에 대한 저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주셨어요. 패션에 대한 지식이 굉장히 풍부하면서도, 바이어처럼 현실적인 관점으로 패션을 보던 분이죠. 선생님은 항상 말씀하셨어요. 주변에 이런 옷을 입고 싶어할 것 같은 친구가 있니? 없다면 디자인을 바꿔야 해.”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옷감 3미터와 간단한 끼니도 동시에 챙기기 힘들었던 형편에 앤트워프에서 3년 동안의 공부를 마치고 졸업하면서, 마르지엘라가 떠난지 얼마 되지 않은 마르지엘라 하우스에 입성했다. “마르지엘라에서 일하는 게 저한테는 패션 석사 과정처럼 느껴졌어요. 무언가를 파괴하고 다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는 컨셉을 이해해야 했기 때문이죠.”

베트멍의 광팬인 리한나는 스톡홀름에서 이 노란 2016 S/S 드레스를 입고 휴식시간을 즐겼다.

베트멍의 광팬인 리한나는 스톡홀름에서 이 노란 2016 S/S 드레스를 입고 휴식시간을 즐겼다.

발렌시아가 하우스에 들어가서도 그는 같은 방법으로 디자인 과정에 접근했다. “크리스토발 작품, 그의접근법, 그가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 그의 창의적 과정 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내고 싶었어요.” 그의 첫 발렌시아가 여성복 쇼에서 그는 그 유명한 1950년대 꾸뛰르 코트를 조각품처럼 몸을 감싸는 보머 재킷으로 재해석하여 발렌시아가의 스포티함과 모던함을 보여줬다.

과장된 모양의 애호가인 뎀나바 잘리아는 그의 첫 발렌시아가 쇼(2016 A/W)에서도 볼 수 있었다.

과장된 모양의 애호가인 뎀나바 잘리아는 그의 첫 발렌시아가 쇼(2016 A/W)에서도 볼 수 있었다.

조용한 것을 싫어하고 작업할 때도 항상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뎀나가 크리스토발의 고요한 아틀리에에 앉아 있는 것을 나는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케링 럭셔리 그룹 소속인 크리스토발의 하우스가 “굉장히 구조적이고 조직적인 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특징은 저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죠. 이틀하고 반나절이면 아주 많은 양의 작업을 끝낼 수 있어요.”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이런 경험을 뮤즈이자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와 뎀나의 형제 후람을 포함한 패션 매니아들이모여 있는 베트멍 자체와 비교해보자.

2016 A/W 쇼 벡스테이지에서 찍은 베트멍의 뮤즈이자 스타일리스트 로타볼코바의 모습.

2016 A/W 쇼 벡스테이지에서 찍은 베트멍의 뮤즈이자 스타일리스트 로타볼코바의 모습.

베트멍의 뮤즈, 스타일리스트 겸 모델인 로타볼코바,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열린 2017 S/S 컬렉션에서 워킹하는 모습.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열린 베트멍 2017 S/S 컬렉션에서 워킹하는 로타 볼코바.

“가족 관계라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해고할 순 없잖아요. 제 동생은모든 일을 관리하는 역할로 아주 중요한 인물이에요. 그 옆에서 저는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담당하죠. 전략 기획부터 세일즈까지, 모두 후람이 담당하고 있어요.”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뎀나의 동생 후람에게 그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물어보니 베트멍의 전략을 아주 세세하게 분석해줬다. 후람에 의하면 베트멍은 “필요한 수량보다 하나 덜 만들어서 품절되게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당장 사게끔 하는” 전략으로 수요와 공급을 적절히 조절하고 있다.

뎀나와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가 자랐던 소비에트 연방에선 “치약을 ‘콜게이트’라 부르지 않으며 딱 한 가지 치약뿐이었고, 레이스 맥시 스커트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주얼리를 한 뎀나의 프랑스계 유대인 할머니는 반항하는 자로 여겨졌다”고 한다.

2016 A/W Balenciaga

2016 A/W Balenciaga

다양성의 부족이 오히려 저에게 많은 것들을 결합시킬 욕심, 다양성에 대한 굶주림을 갖게 했어요.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지면서 음악, 미술, 정보의 흐름 등… 거의 문화적 과식증이 도래했다고 할 수 있죠.”

“제가 말하는 다양성은 창의력을 말하는 거에요.다양한 것들의 믹스&매치. 제 어린 시절, 소비에트 연방에 살았던 1993년도까지는 그 어떤 정보도 없었거든요. 제가 본 첫 패션 매거진이 <보그>였어요.”

2017 S/S 베트멍 쇼에 마놀로 블라니크의 싸이하이 새틴 부츠가 등장했다.

2017 S/S 베트멍 쇼에 마놀로 블라니크의 싸이하이 새틴 부츠가 등장했다.

뎀나가 경영과 경제를 공부하길 원하셨던 부모님은 현재 그의 패션 라이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물어봤다.

“제가 발렌시아가로 가기 전까진 패션 디자이너로 인정해주시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이 직업도 경영학적인 면이 많은 것 같아요. 환상적인 판타지 세계가 아니라, 이것도 명백히 현실적인 비즈니스인걸요.

일본판  2016년 10월호에 실린 수지 멘키스의 뎀나 바잘리아 인터뷰.

일본판 <보그> 2016년 10월호에 실린 수지 멘키스의 뎀나 바잘리아 인터뷰.

평소에 보기 힘든 뎀나 바잘리아 사진.

평소에 보기 힘든 뎀나 바잘리아 사진.

뎀나 바잘리아의 자연스러운 모습.

뎀나 바잘리아의 자연스러운 모습.

백 스테이지에서의 뎀나 바잘리아.

백 스테이지에서의 뎀나 바잘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