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재탄생한 루이 비통의 향수

장미 들판을 거쳐 북극성을 지나 우주까지 이르는 향의 여정. 루이 비통이 트렁크 없이 떠나는 감각 여행을 준비했다.

SCENTS & Sen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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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루이 비통은 최초의 향기 부‘ 재의 시간’을 선보이기에 이르렀고, 이듬해에는 ‘너, 나 그’ ‘추억’ 등의 낭만적인 향수를 연이어 발표했다. 마지막은 1946년. ‘여행의 향수’를 끝으로 루이 비통은 더 이상 향수를 만들지 않았다. 그런데 70년이 지난 지금, 사라져버린 메종의 향기가 2016년 버전으로 되살아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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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론칭의 조타를 맡은 이는 조향사 자크 카발리에 벨투뤼. 그는 메종의 다양한 공방을 방문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온화한’ 천연 가죽 향을 탄생시켰다. 루이 비통 트렁크 가방의 핸들과 어깨끈에 사용하는 라이트 베이지 톤의 가죽, 바로 그 향을 직접 추출한 것이다. 그렇게 얻은 향기는 우리가 흔히 맡던 가죽 향보다 훨씬 프레시하고 부드러우며 관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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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는 이산화탄소 추출 기법을 사용했다. 꽃을 차가운 기체에 노출시켜 급속 냉동한 후 향을 추출해내는 방법이다. “먼저 그라스에서 가장 질이 좋다는 메이 로즈와 재스민꽃을 가지고 실험을 했어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이 방법으로 식물을 순식간에 얼리면 아주 연약한 부분까지 그대로 보존할 수 있어서 꽃의 가장 신선하고 순수한 순간을 소환할 수 있다. 실제로 루이 비통 메종의 향수에서는 살아 있는 듯 촉촉한 꽃의 질감이 즉각적으로 느껴진다.

FLOWERS

루이 비통의 새로운 컬렉션은 어깨에 힘을 뺀 동시대적 모던함이 있었다. 향 자체는 프레시하고 여성스러운데 사용한 자재는 대리석과 같은 무게감이 느껴졌다. 조금은 익숙한 향인가 싶다가도 살과 맞닿아 발향이 시작되면 개성을 드러냈다. 메종의 이름을 투명으로 숨기고 개성 있는 네이밍을 앞세운 보틀의 세련미만 봐도 루이 비통이 정의하는 ‘새로운 럭셔리’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아름다운 7개 향수는 오는 9월 루이 비통 일부 매장에서만 선보일 예정이다. 100ml 보틀이 35만원대로 접근성이 좀 떨어지지만, 1ml에 3만5,000원을 지불하고라도 루이 비통 향을 입을 가치는 충분하다. 향기 노트 그 이상의 럭셔리, 루이 비통 메종이 쌓아 올린 시공을 입을 준비가 됐나?

PARFUM

(왼쪽부터) ‘로즈 데 벙’ ‘바람의 장미’라는 뜻으로 탐험가를 위한 나침반처럼 당신의 여행을 함께해줄 향수를 의미한다. 싱그러운 로즈 향에 삼나무와 아이리스가 가세해 리듬을 잡아준다.
 ‘튜뷸렁스’ 이름 그대로 ‘동요’되는 향. 첫눈에 반하는 사랑의 감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향수로 월하향과 재스민꽃의 조화가 독특한 느낌을 연출한다. 잔잔히 감도는 가죽 향이 치명적이다.
‘덩 라 포’ 여행 중 느낀 대담한 열정을 형상화했다. 루이 비통 공방에서 맡을 수 있는 천연 가죽의 향기가 달콤한 살구와 그라스의 재스민, 중국의 삼박 재스민과 함께 녹아 있다.
 ‘아포제’ 은방울꽃이 그라스 재스민, 목련과 어우러져 있다. 광대한 자연을 여행하다 느끼는 절정의 감정을 닮았다. 한 폭의 시와 같이 고상한 느낌이 든다.
‘꽁트르 무아’ 마다가스카르와 타히티 지역의 바닐라에 섬세한 오렌지꽃 튤과 장미 그리고 매그놀리아 꽃잎을 더했다. 코를 자극하는 은은하고도 쌉쌀한 코코아 향이 치명적.
‘마티에르 누와르’ 우주 탐험에서 느낄 법한 환상과 전율을 표현했다. 어두운 나무의 향과 화이트 플라워가 만나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향을 펼쳐낸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동물적인 향이다.
‘밀 푸’ 금빛 햇살, 별이 빛나는 하늘, 북극광을 닮은 향수. 산딸기 색상의 가죽을 럭셔리한 가방으로 만들어내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가죽과 베리 향의 조합이 불꽃놀이 같은 짜릿함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