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아름다운 뷰티 부티크 – ① 불리 청담 스토어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다.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나의 아름다운 뷰티 부티크. ▷ ① 불리 청담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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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불리는 보란 듯 느림의 미학을 실천한다. 모두가 바라는 백화점 공간은 불리에게 썩 매력적인 제안이 아니다. 작년 가을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에 매장을 열었지만 두 달 만에 자진 철수. 불리만의 슬로 뷰티를 보여주기엔 백화점은 지나치게 트렌디해서다. “앞으로 백화점에 들어갈 일은 없을 겁니다. 그게 봉 마르셰라고 해도 말이죠.” ‘감성 괴짜’ 람단 투하미와 그의 아내 빅투아르 드 타야크의 매장 선정 기준은 하나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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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갤러리가 밀집한 파리 보나파르트 거리. 불리 플래그십 스토어가 여기에 있다. 삐걱거리는 손잡이를 돌려 문턱을 넘는 순간 불리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단위로 표현하자면 10평도 채 안 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볼거리는 넘쳐난다. 벽면을 채운 빈티지 소품과 액자에 걸린 19세기 초상화 그리고 앤티크한 제품을 보고 있으면 시공을 초월한 기분이다. 매장 내부 인테리어와 소품, 매장 직원들의 유니폼까지 19세기 프랑스 귀족들이 즐겨 찾던 장 뱅상 불리의 약국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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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보나파르트 매장을 그대로 재현한 불리 1803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아주 작은 모서리까지 람단의 엄격한 지휘 아래 완공됐다. 테이블 아래 쇼케이스엔 수공예 브러시가 비치되어 있다.

바로 그 불리의 한국 상륙이 확정됐다. 8월 1일, 불리 1803의 한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officine_universelle_bulykorea)에 첫 번째 힌트가 공개됐다. 흑백사진 속 건물은 1803년 파리 생토노레 거리의 장 뱅상 불리 약국. 불리의 모체다. 람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사 현장을 업데이트하며 새 매장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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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월 12일, 청담동 골목에 우뚝 솟은 청록색 건물은 아주 작은 모서리까지 람단의 엄격한 지휘 아래 완공된 결과물이다. 매장 한쪽엔 보나파르트 매장과 동일하게 자그마한 테이블이 놓여 있다. 제품 포장과 손 글씨 서비스를 위한 공간. 매장 직원이 곧 캘리그래퍼다. 그들은 매일 아침 선물 포장과 손 글씨를 학습한다. “불리의 고객 취향을 존중하고 제품을 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성을 쏟는 브랜드의 장인 정신에서 비롯됩니다.” 오픈 행사를 위해 파리에서 날아온 손 글씨 장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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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하나로 성공했다고? 불리를 아직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람단과 빅투아르는 전 세계 5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습득한 뷰티 시크릿을 바탕으로 제품을 발표한다. 대충 만든 제품은 없다. 불리 치약의 인기 비결을 묻자 빅투아르는 당연한 결과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전 세계 치약이란 치약은 다 써봤어요. 뭐가 좋고 나쁜지 누구보다 잘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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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함유량 제로의 향수 오‘ 트리쁠’, 향기 나는 성냥 ‘레 알루메 퍼푸메’, 퇴적암으로 만든 스톤 디퓨저 ‘알라바스트’ 등 비범한 발상은 불리의 또 다른 즐길 거리. 멋진 디자인은 불리의 자존심이다. 한때 멋쟁이들로 북적대는 콜레트와 봉 마르셰 바이어였던 불리 부부의 세련된 취향은 패키지에 그대로 투영됐다. 다 쓴 용기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손색없다. “향초의 빈 통은 화병이나 연필꽂이로 활용해요.” 빅투아르의 재활용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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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보나파르트 매장 입구엔 불리의 로고가 그려진 타일이 있다. 이 타일을 발밑에 두고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불리 매장의 마스코트가 됐다. 한국 매장에도 있냐고? 청담동 80-13번지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