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런던 패션위크 – 멀버리: 랜드 걸들과 옥스퍼드 블레이저

2023.02.20

by VOGUE

    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런던 패션위크 – 멀버리: 랜드 걸들과 옥스퍼드 블레이저

    멀버리(Mulberry)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코카 (Johnny Coca), 깊게파인 날씬한 드레스와 스트랩이 달린 가방으로 딱딱한 느낌의 룩을 선보였다.

    middle

    지난 시즌 멀버리 쇼는 길드홀 음악 연극학교에서 종을 비롯한 종교적인 유물로 옛 런던의 귀족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2017 S/S 시즌에 디자이너 조니 코카는 도클랜즈에서 콘크리트 바닥이 전부인, 허름해 보이는 날염 공장을 쇼장으로 변신시켜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장의 컨셉 자체가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소년 블레이저와 날염기 – 재미있는 대조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810

    쇼장만큼 재미있었던 건 쇼의 작은 디테일들이었다. 넓고 각진 공간에서 모델들이 워킹을 하니, 곡선이 많은 큰 가방들과, 그 가방에 달린 스트랩들이 더욱 눈에 띄었다.

    810 (1) 810 (2)

    옥스퍼드나 캠브릿지 보트 경주에서 입었을 법한 스트라이프 블레이저는 멀버리의 시그너처 아이템이었다. 재킷에 세로 줄무늬 또는 세로로 이어진 패턴을 스커트나 드레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날염 공장이 쇼장으로 잘 어울렸고, 테일러링과 부드러운 드레스들에 멋진 분위기를 더했다. 색은 주로 카키, 와인과 밝은 네이비색으로, 여름 시즌 치고는 꽤 정장스러웠다.

    810 (3)

    이 컬렉션은 올드스쿨이라기보다 실용적인 옷들만 모아놓은 컬렉션이었다. 어느 옷은 비가 자주 내리는 영국의 날씨를 고려한 플라스틱처럼 반짝거리는 소재였고, 깊게 파인 브이넥은 코카가 패션에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효과를 보였다.

    810 (4)

    블레이저는 과거 영국의 계급 문화와 너무나도 강렬하게 연결되어 있어 현대 다문화 시대에 어떻게 재탄생될 지 상상이 가지 않지만, 직장인을 위한 옷을 생각해낸 건 재치 있었다. 영국에 대한 코카의 비전은 인터내셔널 브랜드로서의 멀버리에 장소감과 소속감을 더해준다.

    810 (5)

    “저는 시골의 꽃들과 도시 풍경을 대조 시키는 것, 그리고 옥스퍼드를 다니며 멋져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에 흥미를 느껴요. 그들은 엄마가 젊었을 때 입었든 블레이저 하나쯤 가지고 있을 수도 있죠. 그 블레이저를 보고,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현대화 시킬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죠. 자신이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들을 재활용하는 거에요. 자신이 사랑하는 옷과 관계를 형성하는거죠.”

    810 (6)

    수지 멘키스
    포토
    INDIGITAL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