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가 꼽은 16 F/W 트렌드 6

세상은 우리 여자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그럴수록 당당하고 멋진 애티튜드가 필요하다. 남들 눈치 보지 말고, 새로운 패션으로 자신을 더 드러내야 할 때다. 솔직해서 멋진 여자들을 위한 여섯 가지 트렌드 그리고 풍요로워서 더 좋은 9월의 <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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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없는 친구가 놀릴지 모른다. “혹시 커튼 뜯어 만든 거야?” 그 말을 들은 당신, 트렌디하다는 증거다. 새 옷을 살 돈이 없다면 스칼렛 오하라처럼 거실 커튼이나 소파 천을 뜯어 옷을 만들어도 좋다(단, 엄마 몰래!). 반짝거리는 금실, 정교한 식물 문양의 자카드와 다마스크, 브로케이드 원단은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일으킨 네오 빈티지 붐과 함께 상승기류를 탔다. 정교한 조직 덕분에 착용감은 조금 뻣뻣하지만, 어릴 적 할머니 집 소파의 낯익은 촉감 그리고 클래식한 추억이 기분 좋게 몸을 감싼다.

Puffa Mufa

발렌시아가 (Balenciaga)

발렌시아가 (Balenciaga)

런웨이와 패딩의 낯선 만남. 그러나 전국민의 겨울 필수품이 된 등산복 패딩이 영 못마땅했다면 이보다 반가울 순 없다. 패셔너블한 패딩을 가질 수 있게 됐으니까. 패션 레이블 태생의 패딩은 동네 아재나 고시생 패딩처럼 후줄근하지 않은 대신, 평범하지도 않다. 어깨를 훌떡 젖혀 입거나 이불을 뒤집어쓴 듯 거대하기도 하고, 팔만 겨우 감싸는가 하면, 기다란 숄처럼 생긴 것도 있다. 하지만 모양이야 어떻든 겨울에 패딩만 한 건 없다는 게 불변의 진리. 색다른 패딩은 혹한의 한가운데서도 당신의 ‘멋짐’을 보장한다.

Tipping the Velv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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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벨벳은 길쭉하고, 점잖고, 간결하다. 벨벳의 자동 완성 같은 덩굴무늬나 화려한 브로케이드 장식은 눈 씻고 봐도 없다. 디자이너들은 가장 ‘고풍스러운’ 옷감을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었다. 질 좋은 벨벳 한 장을 스윽 끊어 뚝딱 만든 듯 단순한 실루엣의 롱 드레스, 말쑥한 팬츠 수트와 매니시한 테일러드 코트 등. 무덤덤한 게 특징인 새 벨벳 옷의 앞섶을 빈티지 브로치로 장식해도 괜찮지만, 면 티셔츠나 청바지처럼 세상에서 가장 흔하고 편한 옷처럼 입는다면? 그거야말로 벨벳의 재발견.

Fashion Animals

schouler

한눈에 어떤 동물인지 알 수 있던 구식 모피여, 굿바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화려한 모피의 시대가 도래했다. 눈이 시릴 정도의 빨강, 파랑, 노랑으로 물들이는 건 기본. 종류나 색이 서로 다른 털을 짜깁기해 무늬를 만드는 인타르시아 기법은 모피 패션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래피티? 지그재그? 꽃무늬? 불가능은 없다. 이번 시즌 외투를 전부 모피 코트로만 장만해도 엇비슷해 보이는 건 단 하나도 없을 거다.

What a Man

balbal

웬만한 옷장에는 다 있을 법한 팬츠 수트가 유행이라니 따분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핀스트라이프와 체크 패턴 울 소재로 만든 점잖은 테일러링 재킷과 팬츠는 보면 볼수록 감칠맛이 난다. 요즘처럼 화장기 없는 얼굴과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이 대세일 땐 딱 맞는 펜슬 스커트 수트보다 살짝 여유로운 핏에 군더더기 없는 팬츠 수트가 제격. 올가을이야말로 우아한 ‘젠틀 우먼’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The Shining

 

burbb

일명 에나멜 가죽으로 불리는 페이턴트 레더는 강렬하고 관능적이다. 라텍스와 유사한 질감 때문인데, 그 덕에 피부를 드러내거나 몸매를 강조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악센트를 줄 수 있다. 디자인이 특별하지 않더라도 페이턴트 코트 하나면 멋지게 차려입은 기분. 짧고 각지거나 혹은 길게 펄럭이는 페이턴트 외투 하나면 섹슈얼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가 될 수 있다. 비 오는 날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