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런던 패션위크 – 멀버리: 랜드 걸들과 옥스퍼드 블레이저

멀버리(Mulberry)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코카 (Johnny Coca), 깊게파인 날씬한 드레스와 스트랩이 달린 가방으로 딱딱한 느낌의 룩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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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멀버리 쇼는 길드홀 음악 연극학교에서 종을 비롯한 종교적인 유물로 옛 런던의 귀족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2017 S/S 시즌에 디자이너 조니 코카는 도클랜즈에서 콘크리트 바닥이 전부인, 허름해 보이는 날염 공장을 쇼장으로 변신시켜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장의 컨셉 자체가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소년 블레이저와 날염기 – 재미있는 대조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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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장만큼 재미있었던 건 쇼의 작은 디테일들이었다. 넓고 각진 공간에서 모델들이 워킹을 하니, 곡선이 많은 큰 가방들과, 그 가방에 달린 스트랩들이 더욱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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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나 캠브릿지 보트 경주에서 입었을 법한 스트라이프 블레이저는 멀버리의 시그너처 아이템이었다. 재킷에 세로 줄무늬 또는 세로로 이어진 패턴을 스커트나 드레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날염 공장이 쇼장으로 잘 어울렸고, 테일러링과 부드러운 드레스들에 멋진 분위기를 더했다. 색은 주로 카키, 와인과 밝은 네이비색으로, 여름 시즌 치고는 꽤 정장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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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컬렉션은 올드스쿨이라기보다 실용적인 옷들만 모아놓은 컬렉션이었다. 어느 옷은 비가 자주 내리는 영국의 날씨를 고려한 플라스틱처럼 반짝거리는 소재였고, 깊게 파인 브이넥은 코카가 패션에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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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저는 과거 영국의 계급 문화와 너무나도 강렬하게 연결되어 있어 현대 다문화 시대에 어떻게 재탄생될 지 상상이 가지 않지만, 직장인을 위한 옷을 생각해낸 건 재치 있었다. 영국에 대한 코카의 비전은 인터내셔널 브랜드로서의 멀버리에 장소감과 소속감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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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골의 꽃들과 도시 풍경을 대조 시키는 것, 그리고 옥스퍼드를 다니며 멋져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에 흥미를 느껴요. 그들은 엄마가 젊었을 때 입었든 블레이저 하나쯤 가지고 있을 수도 있죠. 그 블레이저를 보고,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현대화 시킬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죠. 자신이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들을 재활용하는 거에요. 자신이 사랑하는 옷과 관계를 형성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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