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밀란 패션위크 – 몽환적인 꿈나라

패션 판타지의 세상으로 관객을 초대한 구찌, 그리고 패션 르네상스에 동참한 카발리와 페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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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미켈레의 패션 레볼루션

구찌(Gucci) 쇼에서는 야광 끈이 주렁주렁 달린 장밋빛의 캣워크에서 빨간 안개 사이로 걸어 다니는 모델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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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의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 (Alessandro Michele)는 이번 컬렉션을 환상적, 기만적, 몽환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phantasmagoric” 한 단어로 표현했다. 이번 컬렉션은 바로크와 로코코의 결합이었으며 1789년도 프랑스 혁명 전의 역사와 1970년대의 테일러드 팬츠 수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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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테일러링은 강렬한 색상의 실크 팬츠 수트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간혹 부드러운 시느와즈리 잠옷 스타일로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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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의 제목 “마법 랜턴”, 그리고 새와 뱀이 그려진 팝업카드처럼 3D로 된 초대장이 딱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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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레에게 ‘뱀과 여성’이란 컨셉은 2년 전에 시작한 것으로, 그에게 낯선 컨셉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화려한 소재와 강렬한 노란색, 연두색, 주황색과 로얄 블루 등 화려한 색을 사용하여 그가 과거에 얽매인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에서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미켈레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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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쇼퍼들은 화려한 핸드백, 높은 신발, 데이지 패턴 재킷, 그리고 과감한 쥬얼리 또는 안경에 집중했을 것이다.

안개로 자욱했던 쇼를 보고 나서 나는 앉아있던 핑크 벨벳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알레산드로에게 달려가 컬렉션에 대해 더 알려달라고 했다. 그는 LA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영감을 받은 듯했다. 신기하게도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은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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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포에버 공동묘지에 다녀왔어요.”

“너무 마음에 드는 곳이에요. 거기서 열린 파티를 간 적이 있는데, 제가 태어나서 가본 곳 중 가장 아름다웠어요.”

“그걸 보고 저는 클럽이지만, 알고 보면 모두 환상인 저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같은 곳에서 두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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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 이야기를 듣고 별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한 독특하고 창의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패션은 강렬한 영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의 공동묘지에 대한 비전과는 다르게, 미켈레가 구찌를 럭셔리계의 가장 핫한 브랜드로 성장시킨 과감한 컬러와 소재의 믹스를 포기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

카발리: 피터 던다스의 성공적인 쇼

로베르토 카발리(Roberto Cavalli)에서 1년을 보낸 피터 던다스는 성공적인 시즌을 마쳤다. 화려한 패턴이 프린트된 쇼파에 두 명의 모델들과 앉아있던 그는 여름 프린트와 홀리데이 룩이 주를 이루었던 이번 컬렉션은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 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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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점이 기억이 잘 안나요. 어쩌다 보자마자 좋아하게 된 프린지 디자인이 있었는데, 그 프린지가 페어아일 위데 새겨진 노르웨이식 자수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것 저것 조합해보기 시작했어요.” 그는 설명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모아둔 패치워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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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컬렉션의 목적은 뚜렷했다. 쇼장 곳곳에 걸려있는 무어식 원단, 화려한 장식의 재킷과 스키니 바지의 남녀 홀리데이 웨어와 멋진 브라를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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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다스가 2002~2005년도, 푸치(Pucci)에 들어가기 직전에 카발리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던 던다스는 카발리로 갓 복귀했을 때 선보였던 자신 없어 보이는 헬쑥한 라인의 청바지에 반해 이번 시즌에는 자신감을 찾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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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확고했다. 청바지가 처음 나왔을 때, 반짝이는 해와 눈꽃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거기에 과하게 화려한 탑과 얇은 스카프를 걸치곤 했었다. 또는 아라비안 텐트의 카펫으로 만든 듯한 바닥까지 닿는 길이의 케이프로 가려져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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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옷들은 놀라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카발리만의 정교한 수작업과  유혹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즐거운 시간들을 축하하는 걸 즐기는 디자이너인 던다스의 모든 옷들은 새틴 바지와 스웨이드 재킷부터 금색 장식이 들어간 롱 스커트까지, 파티에 입고 가도 손색 없을 정도였다. 이비자에 놀러갔다면 특히 어울릴 법한 룩들로 가득했다.

던다스의 도움으로 카발리는 다시 한번 성공적인 쇼를 마쳤다.

알베르타 페레티: 우아함 속 관능미

알베르타 페레티(Alberta Ferreti)는 우아함, 고상함 그리고 뛰어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번 2017 S/S 쇼에서 이 모든 것을 찾아볼 수 있었다. 보라색, 청록색, 베리 레드와 같이 핫한 컬러들로 된 예쁜 옷들은 여름과 어울리는 파인 네크라인과 어깨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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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폰 스커트와 시스루 레이스 브라탑과 같이 노출이 심한 옷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컬렉션의 섹시미는 노출의 정도로 결정되지 않았다. 부드러운 원단들이 몸 위에 흘러 내리는 듯한, 우아함 속의 관능미였다.

정교한 기술로 알려져 있는 페레티는 다른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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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패션 스토리에 제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넣고 싶었어요. 그건 바로 여성성에 대한 제 비전이죠.” 그녀는 설명했다.

그녀는 과감한 노출을 넣었지만, 결과물은 아름다웠다. 적당히 매력 있을 정도로만 과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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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주전공인 소재들은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특정한 형태 없이 흐르듯이 몸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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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컷, 컬러와 정교함만큼 페레티는 하나의 포인트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두 개 또는 세 개의 버클이 달린 가죽 벨트는 부드럽고 흐르는 듯한 소재로 된 착장들을 깔끔하게 잡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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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함과 타이트함의 적절한 조합으로 갖춰진 페레티 컬렉션에서 관능미의 전율과 언제나 뛰어난 기술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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