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더없이 강력해진 여자들의 메이크업

올가을, 여자들이 더없이 강력하다. 블랙으로 방어하고 버건디로 공격하며 승리를 외칠 그날까지.

Brave Heart소녀, 소년이 되다. 도톰한 눈썹, 완벽하게 컨투어링한 윤곽에 약간의 생기만 더했다. 가죽 톱은 베니뮤(Venimeux), 벨트는 키옥(Kiok), 반지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Brave Heart
소녀, 소년이 되다. 도톰한 눈썹, 완벽하게 컨투어링한 윤곽에 약간의 생기만 더했다. 가죽 톱은 베니뮤(Venimeux), 벨트는 키옥(Kiok), 반지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 컷을 모은 폴더를 열어 모델들의 얼굴을 감상하자니 면면에서 중세 활극을 지켜보는 듯 비장미가 흐른다. 잔 다르크로부터 시작된 다크한 기운이 피의 여왕 블러디 메리를 거쳐 강철 심장 엘리자베스 1세로 이어지는 한 편의 대하 서사시. 몸을 누르는 듯한 중압감은 백, 흑, 적으로 수렴되는 색감 때문이요, 밀도 높게 직진하는 패턴은 승모근을 바짝 세워 긴장감을 준다. 중세 판타지를 리얼웨이로 타임 워프 하는 방법? 블랙과 레드로 무장하라, 강하고 담대하게!

샬라얀 (Chalayan)

샬라얀 (Chalayan)

프라다 백스테이지 구석, “이건 레즈비언이에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샬롯 틸버리의 목소리다. 다른 뜻은 없다. 성의 경계를 허물고 여성이 남성의 특질을 드러내려는 앤드로지너스 무드가 귀환하고 있음을 비유하고 있을 뿐. 존 갈리아노, 샬라얀, 이자벨 마랑의 모델들을 보라. 골격을 강하게 컨투어링하고 눈썹을 두껍게 그린 뒤 소가 핥은 것처럼 싹 빗어 넘겼다. 참으로 잘생긴 얼굴들이다.

알렉산더 맥퀸 (Alexander McQueen)

알렉산더 맥퀸 (Alexander McQueen)

생기 없어 보이기 쉬운 노안에서 어린 기백을 끌어내고 싶다면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이 <보그> 촬영장에서 모델 강소영에게 활용한 팁을 빌리자. “뺨에 순수한 핑크를 올리세요. 화이트가 많이 섞이지 않아 레드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분홍 말이에요.”

로다테 (Rodarte)

로다테 (Rodarte)

이번 시즌 단 하나의 컬러를 골라야 한다면 그건 바로 핏빛 버건디. 디올의 피터 필립스처럼 글로시한 톱 코트를 올려 글램을 뽐내든, 로다테의 모델들처럼 매트하고 보수적으로 연출하든 그건 당신의 자유다.

보테가 베네타 (Bottega Veneta)

보테가 베네타 (Bottega Veneta)

“컬러를 믹스해보는 건 어떨까요? 맑은 레드와 다크한 버건디를 연결하듯 표현하는 거예요.” 디올의 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민기의 제안이다. 먼저 입술 중앙에 레드를 펴 바른 뒤 농익은 자두색을 아우트라인에 바른다. 그리고 이 둘의 경계를 흐트린다.

다크 립 컬러는 모양 잡는 게 문제라고? 메이크업 포에버 교육부 이미나 트레이너의 특급 노하우에 주목하자. “립 펜슬을 이용해 입술 산, 아랫입술 중앙, 입술 양옆 꼬리의 셰이프를 먼저 잡아줍니다. 그런 다음 이 네 개를 이어준다는 느낌으로 라이닝하면 대칭이 잘 맞는 립 라인이 완성되죠.”

드리스 반 노튼 (Dries Van Noten)

드리스 반 노튼 (Dries Van Noten)

눈두덩 위에 검은 모래주머니가 터진 듯한 마크 제이콥스, 밑으로 번져 내려 음험한 기운까지 풍기는 드리스 반 노튼 그리고 두툼한 블랙 아이라인으로 무장한 수많은 쇼 모델들의 행진을 보고 있노라면 이건 런웨이가 아니라 출정식이다. 이런 경향에 대해 이미나 트레이너는 부담스럽지 않은 블랙 아이를 연출하려면 먼저 욕심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Black Noblesse블랙은 권력. 그 감각적 압도감을 눈꺼풀로 옮겨왔다. 순수한 블랙이 지닌 귀족적인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펄감이 살아 있는 텍스처의 제품을 선택하길 권한다. 원피스는 미스지 콜렉션(Miss Gee Collection), 진주 장식의 목걸이는 파나쉬(Panach), 어깨에 걸친 진주 소재 스커트는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at Boon The Shop).

Black Noblesse
블랙은 권력. 그 감각적 압도감을 눈꺼풀로 옮겨왔다. 순수한 블랙이 지닌 귀족적인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펄감이 살아 있는 텍스처의 제품을 선택하길 권한다. 원피스는 미스지 콜렉션(Miss Gee Collection), 진주 장식의 목걸이는 파나쉬(Panach), 어깨에 걸친 진주 소재 스커트는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at Boon The Shop).

섀도 컬러로 연출하는 범위를 너무 넓게 잡지 말라는 얘기다. 블랙 아이 펜슬을 이용해 속눈썹 사이사이를 꼼꼼하게 메운 뒤, 매트한 블랙 섀도로 그 주변만 블렌딩한다. 라인이 살짝 번진 정도의 자연스러운 스모키를 연출하라는 것이다. “오후가 되면 지저분하게 가루가 떨어질 수 있으니 지속력과 발색을 높여주는 아이 프라이머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슈에무라 리딩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성애 과장의 조언이다.

Bloody Mary창백한 피부 톤, 컬러링하지 않은 손톱. 금방이라도 선혈이 뚝뚝 떨어질 듯 다크한 버건디 컬러를 입에 물 때는 다른 부분은 비워두는 것이 좋다.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는 파나쉬(Panach), 크리스털 소재의 초커는 크리스털 프롬 스와로브스키(Crystals from Swarovski).

Bloody Mary
창백한 피부 톤, 컬러링하지 않은 손톱. 금방이라도 선혈이 뚝뚝 떨어질 듯 다크한 버건디 컬러를 입에 물 때는 다른 부분은 비워두는 것이 좋다.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는 파나쉬(Panach), 크리스털 소재의 초커는 크리스털 프롬 스와로브스키(Crystals from Swarovski).

알베르타 페레티처럼 그레이로 타협하는 것도 좋다. 펄감이 없는 회색 섀도 위로 은은한 샴페인 컬러 펄을 얹으면 고급스럽고 우아한 눈매를 연출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