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아이템

오일의 계절

2016.10.06

by VOGUE

    오일의 계절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마른 피부. 건조한 당신을 촉촉하게 감싸 안을 뷰티 월드의 멀티태스커, 오일의 계절이 돌아왔다.

    귀고리는 루이 비통.

    귀고리는 루이 비통.

    백발의 스타일리스트 린다 로딘. 나이를 잊은 그녀의 안티에이징 비법은 의외로 간결하다. “여자라면 누구나 하나만 발라도 충분한, 그런 완벽한 제품을 꿈꿔요.” 그래서 린다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뷰티 라인을 론칭했다. ‘로딘(Rodin)’이다. 브랜드 최초의 제품이자 베스트셀러는 샛노란 페이스 오일. “이거 하나면 충분해요. 조금 비싸긴 하지만 나를 위한 투자인걸요.” 지난 8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으로 방한한 불리 1803의 공동 창립자 빅투아르 드 타야크 역시 오일 마니아다. “시장조사를 위해 55개국을 돌면서 오일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어요. 그 옛날 로마인들도 캐롯시드 오일로 피부를 가꿨죠.” 그래서 불리1803 매장엔 오일 종류만 무려 52가지. 이미 귀에 인이 박이도록 들었겠지만 오일의 진가는 가을 겨울에 더 빛난다. “대기가 건조해지고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커지면 피부의 수분을 많이 빼앗깁니다. 따라서 대기 중으로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보호막을 잘 씌우는 게 관건입니다.” 고려대학교 피부과 유화정 교수의 설명이다. 좀더 가벼워진 질감에 다채로운 활용법으로 중무장한 2016 페이스 오일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Dream Elixir

    이번 시즌 오일이 한층 가벼워졌다. 대체 무슨 소리냐고? “오일의 입자가 작아지면서 침투 능력은 더 강력해졌습니다. 번들거리고 끈적이지 않아 매일 사용해도 부담 없죠.” 달팡 홍보팀의 설명이다. 9월 출시한 딥티크 ‘인퓨즈드 페이스 오일’과 비오템 ‘리퀴드 글로우 만능 항산화 오일’은 오일이 맞나 싶을 만큼 가벼워진 워터리 텍스처를 앞세웠다. 달팡의 신제품 ‘뤼미에르 에쌍시엘’은 오일을 함유한 세럼과 젤 크림으로 구성된다. 투명한 세럼 안에 에센셜 오일을 더한 하이브리드형 텍스처가 특징. 가벼워진 질감 덕분에 사용 범위가 넓어졌음은 물론이다. 끌레드뽀 보떼의 신제품 ‘래디언트 멀티 리페어 오일’이 내세우는 활용 팁은 일곱 가지나 된다. 세안 후 크림이나 에센스를 바르기 전에 오일 세 방울을 얼굴에 떨어뜨려 마사지하면 칙칙한 안색에 윤기를 더할 수 있는 데다 부스터 역할까지 겸한다. 끌레드뽀 보떼 교육팀에 따르면, 로션이나 크림 등 기초 제품을 바르기 전에 오일을 한 번 도포하면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텍스처가 피부에 닿는 즉시 침투해 다음 사용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고. 이렇듯 오일의 부스팅 기능을 눈여겨본 클라란스는 올 초 피부 상태에 맞춰 골라 쓰는 오일 부스터를 출시했다. 활력, 재생, 디톡스 제품으로 구성돼 피부 고민에 따라 골라 사용할 수 있으며 한국엔 내년 상륙 예정. 오일이라고 해서 다 같은 오일이 아니다. 성분에 따라 효능은 달라진다. 수분과 영양 공급에 탁월한 아르간과 호호바, 탄력과 재생을 돕는 로즈힙, 피부 정화와 각질 제거엔 니겔라, 진정과 보습을 책임지는 카렌듈라, 눈가 집중 관리가 필요할 땐 아보카도, 안색 개선엔 살구씨 오일이 적절하다. 할리우드 뷰티 바이블 <바이올렛 그레이>가 추천하는 노화 방지 오일 리스트는 캐롯시드, 헴프시드, 마룰라, 호박, 로즈힙, 산자나무시드, 비타민 E.

    Watch Out

    페이스 오일의 주성분은 대부분 천연 식물을 통해 추출된다. 특유의 자연 친화적 향이 릴랙싱 효과를 전하지만 알레르기 항원으로 작용할 위험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래서 요즘 피부과 전문의들은 무분별한 오일 사용에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는 추세. 가령 페퍼민트나 로즈메리 같은 에센셜 오일은 민감성 피부를 자극하기 쉽고 캐모마일도 진정 효과가 있으나 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과민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사전 테스트는 필수. 또 아토피 피부염이 있거나 피지 분비가 왕성한 지성 피부라면 오일 사용이 득이 아닌 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필요 이상의 오일은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한다. “오일은 각질층을 코팅해 수분 손실을 억제하지만 밀폐 정도가 심해지면 각질층을 물에 불리는 것과 다름없어요. 그만큼 세균이 증식되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으니 매일 오일을 쓰는 것보다 다른 보습제와 번갈아 사용하는 게 피부 건강 측면에서 훨씬 이롭습니다.” 유화정 교수의 설명이다. 아베다 교육부 박수미는 천연 식물성 오일인지 미네랄 오일인지 확인하고 구입하라고 조언한다. 미네랄 오일의 경우는 모공을 막아 잘못 사용할 경우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제품 보관 방법도 중요하다. 방부제나 향료, 색소가 일절 들어가지 않은 100% 식물성 오일은 그만큼 공기나 햇빛에 산화되기 쉬우니 사용 후 뚜껑은 꼭 닫고 화장대보다는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하는 게 좋다.

    Tips and Advice

    피부과 전문의 캐린 그로스먼은 선크림을 바르고 그 위에 오일을 한 번 덮어주면 하루 종일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달팡 홍보팀 허리나의 오일 활용법도 흥미롭다. 안색이 칙칙하고 화장이 잘 안 받을 때 특효약이라 말하는 그녀의 비법은? 매일 아침 오일과 부드러운 클렌징 크림을 2 대 1 비율로 섞어 3분 동안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딥 클렌징. 부기 완화는 보너스다. 클라란스 교육팀 배주희는 오일을 두피 트리트먼트로 사용한다. “생강과의 향신료 카르다몸과 보랏빛 식물 라벤더를 함유한 ‘쌍딸 오일’로 민감성 두피 고민을 해결했어요. 마른 두피에 오일을 바르고 5분 뒤 머리를 감으면 두피 진정에 아주 도움이 됩니다.” 호흡법과 마사지법도 중요하다. 영국의 톱 페이셜리스트 아만다 레이시는 잠들기 전 오일 마사지를 잊지 않는다. 먼저 림프절을 여는 동작이다.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쇄골 안쪽 맥이 느껴지는 자리에 손끝을 올려놓고 가볍게 누르며 숨을 들이마시다 내쉬길 반복한다. 이제 림프에 쌓인 독소를 배출할 차례. 양손을 모아 코를 감싼 다음 양손을 펼쳐 얼굴에 밀착시킨 상태로 얼굴 중앙에서 바깥쪽 귀 방향으로 밀어냈다가 목 양 측면을 따라 쓸어내린다. 마무리 동작으로 양 손바닥은 가슴에, 손가락은 쇄골 근처에 올려놓고 가볍게 눌러주면 끝. 어지럽던 마음은 차분해지고 깊은 밤 숙면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왼쪽부터)베르소 by 라페르바 ‘슈퍼 페이셜 오일’. 아베다 ‘툴라사라TM 래디언트 올리에이션 오일’. 불리 1803 ‘윌 베제딸 멀티 오일 로즈힙’. 끌레드뽀 보떼 ‘래디언트 멀티 리페어 오일’. 비오템 ‘리퀴드 글로우 만능 항산화 오일’. 알키미아 by 라페르바 ‘오렌지 에센셜 오일’. 헉슬리 ‘오일 라이트 앤 모어’. 달팡 ‘뤼미에르 에쌍시엘 일루미네이팅 오일 세럼’.

    (왼쪽부터)베르소 by 라페르바 ‘슈퍼 페이셜 오일’. 아베다 ‘툴라사라TM 래디언트 올리에이션 오일’. 불리 1803 ‘윌 베제딸 멀티 오일 로즈힙’. 끌레드뽀 보떼 ‘래디언트 멀티 리페어 오일’. 비오템 ‘리퀴드 글로우 만능 항산화 오일’. 알키미아 by 라페르바 ‘오렌지 에센셜 오일’. 헉슬리 ‘오일 라이트 앤 모어’. 달팡 ‘뤼미에르 에쌍시엘 일루미네이팅 오일 세럼’.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KIM BO SUNG, CHUNG WOO YOUNG
      모델
      김민정
      헤어
      장혜연
      메이크업
      이자원
      네일
      최지숙(브러쉬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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