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ile Runner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운동을 멀리했던 소녀라면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1마일(1.6km) 달리기에 관심을 가져보자.

1114-SE-WFIT02.02

지난 8월 30일 오후 8시.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자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 러닝복으로 중무장한 헬스 남녀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나이키코리아에서 최초로 개최하는 ‘1마일 달리기’에 참여하는 러너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에게서 ‘좀 뛰어본 것 같은’ 심상치 않은 내공이 느껴졌다. 알고 보니 이들은 엄격한 검증을 통해 ‘분노의 질주자’로 인증받은 특별한 러너들이었다. ‘나이키+러닝’ 앱에서 1마일 기록을 등록한 러너 중 남녀 각 상위 200명에게만 부여한 참가 자격증을 얻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심지어 가장 빠른 속도로 완주한 남녀 1인에게는 샌프란시스코 마라톤 대회 참가권을 제공한다니, 대한민국에서 날고 긴다는 러너들이 모두 모인 이곳에서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뛸 이유는 충분해 보였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1마일 달리기’는 사실 미국에서 1년 전에 선풍적인 붐을 일으킨 운동이다. 대국민 1마일 달리기가 시작된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심장학회가 한 학술지에서 1마일을 뛰는 게 10km 마라톤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것. 지금까지 최소한 30분 이상, 5km 이상은 달려야 운동이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라 더 큰 흥미를 끌었다. 그 후로 여기저기서 1마일 달리기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왔다. 어린이들에게 지구력을 길러주고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며 규칙적인 호흡으로 인해 폐활량이 증가한다,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뇌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등. 물론 앞서 말한 건강 관련 이점 외에 1마일 달리기가 활성화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5km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10~15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운동을 끝마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1마일 달리기의 최고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엔도르핀 분비의 증가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마라톤처럼 지칠 때까지 오래 달려야 하는 부담 없이 정해진 1마일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리면 그만이니 정신 단련에는 최고인 것.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선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용어가 있는데 가벼운 마약 중독 증상과 비슷한 행복감으로,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다리의 움직임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 상태다. 실제로 달리기를 하면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균형 있게 증가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 나이키 마일’ 대회에서 여자 순위 2등을 기록한 이혜린 역시 이런 말을 했다. “직업이 디자이너이다 보니 야근이 많아 운동할 시간은 없고 스트레스는 쌓여만 갔어요.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러닝 대회에 나가 뛰는 즐거움을 알게 됐죠. 꾸준히 달리기 시작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정신이 건강해졌다는 거예요. 땀에 흠뻑 젖도록 신나게 달린 후 샤워를 하면 개운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죠. 주위 사람들로부터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면 더욱 기분이 좋고요.” 기사를 작성하는 걸 계기로 1마일 달리기를 시작한 에디터 역시 8월 30일을 기점으로 매일 러닝에 버닝 중이다. 처음에는 ‘마라톤 중에서도 최소 거리라고 할 수 있는 5km의 반도 안 되는 거리를 달리는 게 운동이 된다고?’ 하며 의구심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줄넘기든 수영이든 뭐든 운동이라면 20분 이상은 해야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체지방도 분해되기 시작한다는 말을 10년째 믿고 있었던 터라, 10분 뛰러 멀리 나갈 바엔 차라리 잠이나 자자는 주의였다. 하지만 15분 달리기의 개운함을 체험한 이후로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일단 운동복을 갈아입고 트랙으로 나간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상태가 지나면 정신이 몽롱해져 오직 달리는 일에만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루를 가뿐하게 시작하기 위해, 또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모조리 날려버리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1마일 달리기를 실천할 생각이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비용이 아까워서 등의 이유로 운동을 생략했던 소녀들에게 짧은 시간 안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1마일 달리기를 추천한다. 에디터처럼 달려보기로 마음먹었다면, 주의할 점은 딱 한 가지다. 1마일을 달리는 동안 절대 쉬거나 걷지 말아야 한다는 것. 자, 아래에 1마일 달리기를 좀 더 쉽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정리했으니, 머뭇거리지 말고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밖으로 나가자. 낙엽이 밟히는 공원이나 깨끗하게 정리된 트랙 등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다.

Guide for Runners

1 그간 운동을 전혀 안 했던 초보자라면 무작정 속력을 내서 달릴 경우 하루 만에 발바닥 통증이나 근육통을 느낄 수 있다. 빨리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처음에는 평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2 먼저 1마일이 어느 정도의 거리인지 체감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같은 구간을 달리는 것이 좋다. 1마일이라는 거리가 익숙해졌다면 거리에 맞춰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다. 페이스를 찾았다면 속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 스피드를 내기 위한 자신만의 자세를 찾아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도움이 된다.

3 인터벌 운동법을 이용하자. 처음부터 1마일을 완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처음 일주일 동안은 0.5km만 완주하고, 다음 주에는 0.8km를 뛰는 식. 미리 정한 목표를 정확하게 엄수해서 반복할 것.

4 근육 손상과 급격한 피로를 방지하고 싶다면 비타민 C와 E, 셀레늄 등의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본 기사는 <보그 걸> 2015년 10월호 ‘1 Mile Runner’ 기사를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