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션 전시 3

패션 팬들이 새 시즌 컬렉션만큼 기다리는 건 새로운 패션 전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패션을 코앞에서 보는 것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으니까.

 

Masterworks: Unpacking Fashion

@Metropolitan Museum
2016. 11. 8~2017. 2. 5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패션 전시에 매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 5월에 열리는 연례행사 ‘멧 갈라’도 있겠지만 1946년 패션 부문이 생긴 이래 수준급 작품을 모으고 대중에게 공개했기 때문이다. “메트 소장품 전략은 단순히 하이패션 수집을 넘어 많은 걸작을 소장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변화했습니다.” 메트로폴리탄의 가을 전시 <Masterworks: Unpacking Fashion>은 수준 높은 미감과 기술적 완성도를 갖춘 패션 걸작만 골라 보여준다. 전시품의 연대기는 장 필리프 워스의 1890년대 드레스부터 라프 시몬스의 디올 2014/2015 꾸뛰르 앙상블까지. 책임 큐레이터 앤드루 볼튼의 말이 이 전시의 의의를 대신한다. “우리의 목적은 패션 역사를 살아 있는 예술로서 보여주는 겁니다.”

 

1920s Jazz Age

@Fashion and Textile Museum
2016. 9. 23~2017. 1. 15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 길은 20년대의 파리로 흘러 들어가 플래퍼 룩의 여성 아드리아나를 만난다. 아드리아나의 패션에서 볼 수 있듯 반짝반짝 빛나는 프린지 장식에 아래로 툭 하고 떨어지는 실루엣이 20년대 패션의 특징.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대호황을 누린 시절의 배경음악이 재즈였기에 이때를 재즈 시대라고도 부른다. 파리, 런던, 뉴욕 등 대도시 패션은 재즈 시대를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다. 몸을 조이는 코르셋이 없어졌고 허리선은 내려갔으며 춤추기 좋은 옷이 등장했다. “20년대는 근대 여성에게 전례가 없을 만큼 자기 표현의 기회를 줬습니다.” 영화에서 아드리아나는 1890년대 초 ‘벨 에포크’를 동경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겐 그녀가 살던 20년대 또한 더없이 ‘좋은 시대’였다. <1920s Jazz Age>에서 만날 화려한 옷이 증명한다.

 

Proust’s Muse, The Countess Greffulhe

@FIT Museum
2016. 9. 23~2017. 1. 7

마리 아나톨 루이즈 엘리자베스. 우리에게 그레퓔르 백작 부인이라고 알려진 이 여인은 19세기 파리의 일류 멋쟁이였다. 엄청난 재산에다 탁월한 패션 감각까지 갖췄으니, 그녀의 옷장이 기똥찬 옷으로 가득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레퓔르 부인은 그저 옷을 사치로 여기지 않고 예술품으로 바라봤다. 옷을 사는 것을 넘어 당대 빼어난 디자이너와 꾸뛰리에를 후원하기도 했으니까. 루이스 블랑제, 니나 리치, 잔느 랑방이 그 주인공. 전시 제목 ‘프루스트의 뮤즈’처럼 그녀는 소설가 프루스트에 영감을 줬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오리안느 공작 부인이 그녀다. “오리안느의 드레스는 그녀의 정신에서 특별한 면을 투영하는 듯했다.” 프루스트의 서술처럼 그레퓔르 부인은 그 시절 파리에서 유일무이한 존재. 이 전시에서는 생전 그녀의 옷과 함께 가방, 모자 등 19세기 최고 패셔니스타가 걸친 패션 아이템을 구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