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SEE ART IN Samcheong

송년 모임이든, 데이트든, 소개팅이든, 촛불집회든, 이래저래 삼청동에 갈 일이 많은 연말이다. 삼청동에 발을 들인 김에 꼭 들러보면 좋을 전시들. 그리고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쓱 훑어보면 도움이 될 관전포인트!

 

<미각의 미감> 전
2017년 3월 19일까지

예술가들은 먹는 것에 집착했다. 특히 1960~70년대 팝아트부터 플럭서스까지, 미국과 유럽의 아티스트들은 난해한 예술개념론을 일상의 경험, 특히 미각으로 치환하길 즐겼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 음식, 맛 등의 개념은 단순히 감각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를 형성하는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각의 미감> 전은 이와 같은 음식과 예술의 상관관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문화활동가, 요리사,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된 작가들의 전시, 1970년대 초 뉴욕의 예술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푸드’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했던 고든 마타-클락의 다큐멘터리 등 국경과 시공간을 초월한 음식 이야기가 예술을 보듬어 안는다.

 

<김용익> 개인전
2016년 12월 30일까지

국제갤러리의 올해 마지막 전시의 주인공은 김용익. 그는 한국 미술의 주요 지점을 관통한 주체이자 끊임없이 독창적인 행보를 걸어온 모더니스트였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모더니즘부터 개념미술, 민중미술, 공공미술을 아우르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근 2년 간의 신작들을 집중조명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스케치나 판화 작업을 재편집한 ‘땡땡이’ 시리즈는 작가의 사유와 고민의 흔적을 기록하는 중요한 작품. “이제는 크리에이팅(creating)으로서의 예술이 아니라 편집(editing)으로서의 예술이 요구되는 시대, ‘성장-창작’이 아니라 ‘수장-편집의 시대’이기 때문에 나는 ‘모던적 주체’에서 ‘해체적 주체’로 나아간다”는 화가의 말이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전
2017년 1월 15일까지

‘16번지’ 같은 공간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여온 갤러리 현대가 전도유망한 작가들의 전시로 맺음과 시작을 동시에 알린다. 현대미술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에 대한 성찰들이 박경근, 양정욱, 이슬기 작가의 신선한 작품들을 통해 펼쳐지는 것. 전시 제목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는 개인의 평범한 일상에 주목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시로, 아름다운 겨울 숲을 감상하면서 삶의 책임감을 잊지 않겠다는 내용. 전시의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젊은 예술가들의 고뇌와 환희 그리고 사명감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 온전한 삶을 일구고자 욕망하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MR.> 개인전
2017년 2월 18일까지

페로탱 갤러리 서울의 깔끔한 공간이 폐허로 돌변했다. 이는 카이카이 키키의 소속 작가이자 일본 네오팝의 선두주자 미스터(MR.)가 포착한 현재 도쿄의 모습. ‘내가 아는 도시, 동경의 황혼녁 : 허전한 내 마음과 같은’이라는 제목에서 미스터는 본심을 드러낸다. 그간 일본 오타쿠 문화를 옆집 아저씨의 마음과 시선으로 표현해온 그가 큰 재난을 겪으며 다른 차원의 국면에 접어든 일본의 현재 정신적, 물리적인 상황에 대해 우려와 애정을 표하는 것. 아수라장이 된 갤러리 군데군데 걸린 교복 차림의 소녀 형상들은 그가 오타쿠 너머의 무엇에 집착하는지를 시사한다. 이번 전시는 미스터의 팝 아트가 일본 현대사회를 언급하는 일종의 ‘지적 예술형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가 될 것이다. 미스터의 한국 첫 개인전.

 

<직관의 풍경> 전
2017년 1월 22일까지

직관이란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이 제안한 인식론의 한 방법이다. 기호와 언어를 뛰어넘는 경험, 곧 직관만이 실제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건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성 그 자체이기 때문. 아라리오 갤러리가 김웅현, 노상호, 박경근, 박광수, 안지산, 윤향로 등 6명의 젊은 작가들과 선보이는 <직관의 풍경> 전은 이 거대한 명제 아래 현대미술을 대하는 보다 자유로운 태도와 세상을 보는 대안적인 시선이 과연 무엇일지 가늠하게 만든다. 동시에 우리가 지금 혁명적인 인식론이 필요한 시점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직관이 곧 일종의 공감이라면, 지금 당신 눈에 보이는 것 중 무엇이 진실인지는 결국 당신에게 달려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