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o Listen in 2017

2월 초부터 이어질 패션 위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패션쇼에서 들려오는 세련된 음악. <보그> 패션 에디터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바탕으로 점쳐 본 올해의 캣워크 음악 6.

 

<I See You> – The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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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세상을 떠난 패션 디자이너, 리처드 니콜이 2009년 서울을 방문했다. 패션부터 예술,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는 이렇게 물었다. “혹시 The XX 알아?” 얼마 전 이 새로운 밴드의 공연을 보았다며, 이들이 곧 최고의 밴드로 떠오를 것이라 예언했다. 니콜의 말 그대로 2009년과 2010년 패션쇼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었던 음악은 단연코 그들의 데뷔 앨범 <XX>였다. 캘빈 클라인의 차가운 캣워크부터 베라 왕의 로맨틱한 무대까지 이 트리오의 음악은 패션계에서 가장 사랑하는 멜로디가 되었다. 그들이 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 해 솔로 활동에 나섰던 제이미의 영향 때문일까. 이전 작업보다 더 밝아진 분위기의 앨범은 캣워크를 위한 완벽한 OST가 되어 줄 것. 사진가 알레스데어 맥를란이 텍사스 말파(Marfa)에서 촬영한 ‘On Hold’ 뮤직비디오 역시 눈 여겨 볼만 하다.

 

<Rennen> – 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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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데뷔 앨범 <Tremors> 속 차가운 비트와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우리 귀를 매혹했던 손. 그가 두 번째 앨범 <Rennen>을 공개했다. 이전 앨범과 달라진 건 더 강렬해진 분위기.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묻자, 그는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 경험을 이 앨범에 담았다고 고백했다. <보그>의 1월호 커버 모델이었던 밀라 요보비치가 직접 감독하고 출연한 뮤직 비디오도 인상적. 독한 술 한 잔과 함께 꼭 어울릴 음악은 지금처럼 차가운 계절에 꼭 들어볼 만 하다.

 

<SremmLife 2> – Rae Sremmu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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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에서 온 형제, 칼리프 브라운(스웨 리)과 아퀼 브라운(슬림 지미)가 함께 시작한 레이 쉬리머. 수많은 젊은 힙합 뮤지션들 사이에 묻힐 뻔 했지만, 구찌 메인과 함께 한 ‘Black Beatles’가 요즘 유행하는 ‘마네킹 챌린지’의 비공식적인 배경 음악으로 꼽히면서 단번에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물론 에디터가 듣는 라디오에선 자신들 때문에 ‘마네킹 챌린지’가 유명해진 것이라 주장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 이유가 어쨌든 간에 그들의 노래는 차트 1위에 올랐다. 실험적인 비트와 거친 사운드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건 그들의 스타일. 스타일리스트 자스민 벤자민과 함께 구찌의 컬렉션을 힙합 뮤지션답게 해석한 스타일은 요즘 아이들 느낌 그 자체.

 

<Human> – Rag’n’Bone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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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런던 거리에서 랙앤본 맨을 마주친다면, 살짝 길을 비켜서야 할지 고민이 될 듯 하다. 하지만 본명인 로리 그래험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패트리샤의 인스타그램 계정(@ragnbonecat)까지 운영할 정도로 귀여운 면을 숨기고 있다. 올해 브릿 어워즈의 평론가 상을 수상하면서 제대로 상승세에 오른 이 깊은 목소리의 보컬은 2월 데뷔 앨범 <Human>을 선보일 예정. 공간을 가득 채우는 울림 큰 목소리가 뉴욕의 랙앤본 무대에 흘러나온다면, 그야말로 ‘메타’스러운 풍경이 벌어지지 않을까.

 

<Starboy> – The Week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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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고메즈와 열애를 즐기고 있는 더 위켄드. 전 여자 친구인 벨라 하디드는 재빨리 가운데 손가락을 든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이 청년을 주목할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해 말 발표한 앨범 <Starboy>가 바로 그 이유. 대프트 펑크과 함께 한 트랙으로 앨범의 앞과 뒤를 장식한 그는 아주 영리하게 소울과 R&B를 믹스했다. 특히 어두운 분위기와 경쾌한 무드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능력만큼은 기가 막힐 정도로. 아마 2월 패션 위크 곳곳에서도 그의 노래 ‘’I Feel It Coming’이 자주 들려오지 않을까.

 

‘Rooting For you’ – London Gram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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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일 런던 그래머는 4년 만에 첫 싱글, <Rooting For You>를 공개했다. 보컬인 해나 레이드의 매력을 십분 활용한 트랙은 런던 그래머의 매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새해가 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의 시동을 건 트리오는 시드니 곳곳에서 깜짝 공연을 열었다. 곧 발표한 앨범과 투어 역시 기대해봐도 좋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