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노래

올해도 불가항력적으로 밸런타인 데이를 맞이한 전세계 인류에게 바칩니다. Turn It Up!!

 

Delfonics – La-La Means I Love You

한 감각을 다른 감각과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 이른바 공감각 능력자다. 만약 소리와 맛을 공유하는 공감각 능력자가 있다면 이 노래는 그 어떤 노래보다 달게 느껴지지 않을까. ‘La-La (Means I Love You)’는 필라델피아의 소울 그룹 델포닉스(Delfonics)가 1968년에 발표한 대표곡이다. ‘다이아몬드 반지도 없고 어떤 노래를 불러줘야 할지도 모르지만 ‘라라라라라’라고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을 사랑한다는 가사를 담은,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아직 준비 못한 게으른 남자에게 권하고 싶은 노래다.

 

Carly Rae Jepsen – All That

캐네디언 아이돌 시즌5를 통해 데뷔한 칼리 레이 젭슨(Carly Rae Jepsen)이 그저그런 팝 가수에서 피치포크 헤드라이너로 선 건 이 노래 때문이다.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의 데브 하인스(Dev Hynes)가 프로듀스한 ‘All That’은 데브 하인스 특유의 낡은 R&B 사운드에 “Show me if you want me, if I’m all that (all that) I will be there, I will be your friend”라 덤덤하게 노래하는 칼리 레이 젭슨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다. 갓 ‘썸’을 타기 시작한 이들끼리 초콜릿을 나눠 먹으며 들으면 좋지 않을까.

 

C Duncan – Wanted to Want it Too

초콜릿은 다크 초콜릿이 최고인 것처럼 장르 앞에도 ‘다크’가 붙으면 그 맛이 진해진다. ‘Wanted to Want It Too’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의 프로듀서 씨 던칸(C Duncan)이 2016년 발표한 다크 디스코 트랙이다. 글래스고의 날씨처럼 모호한 가사와 서늘한 멜로디가 ‘다크’함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Get your fix on Friday night. I can hardly say good night. To the feeling, if I want it too” 대체 금요일 밤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통기한이 지난 밸런타인 초콜릿이라도 선물한 걸까.

 

Toro Y Moi – Saturday Love

금요일의 미스터리를 지나 사랑 가득한 토요일로 가보자. ‘Saturday Love’는 토로 이 모아(Toro Y Moi)가 2011년 발표한 디스코 트랙이다. 본래 이 곡은 1985년 쉐렐(Cherrelle)과 알렉산더 오닐(Alexander O’Neal)이 함께 불러 히트한 R&B 곡이다. “Never Sunday, Monday’s too soon. Tuesday, Wednesday just won’t do. Thursday, Friday we can’t get. Saturday love will never end” 오직 토요일의 사랑을 갈구하는 이 곡 앞에서 금요일 유통기한 지난 초콜릿의 실수 정도는 금세 잊힐 거다.

 

Mojave3 – Love Songs on the Radio

지금은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연인과 함께할 때 지글거리는 사운드의 FM 라디오에서 우연히 사랑 노래가 흐르는 순간은 문장만으로도 낭만적이다. 영국의 드림팝 밴드 모하비3(Mojave3)가 1995년에 발표한 ‘Love Songs on the Radio’는 이러한 순간을 꿈결 같은 사운드와 멜로디로 노래하는 곡이다. “Love songs on the radio. Your sweetheart lies in bed. She’s dreaming of the things he said. She’s hoping that it’s meant” 이런 가사의 노래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Raury – All We Need

밸런타인 데이는 원래 그리스도교의 성 발렌티노(Valentinus)의 축일이다. 당시 황제가 입대를 독려하기 위해 남녀 간의 사랑을 막자 남몰래 연인들의 혼인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라우리(Raury)는 1996년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힙합, 소울, 포크를 접목한 음악을 들려주는 젊은 음악가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이 청년의 음악의 사운드는 신선하지만 가사는 요즘 보기 드물게 신실하다. “Don’t hate my brother, God is our friend. Who can save the world, my friend? All we need is love”라 노래하는 ‘All We Need’를 성 발렌티노가 들었다면 무척 좋아하지 않았을까.

 

goldendoodle – 라운드 로빈

‘라운드 로빈’은 다양한 뜻을 가진 용어다. 이 곡에서는 한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하고 그 다음 사람이 이야기를 이어 가는 걸 의미한다.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는 한국 기준으로 입춘 이후에 위치하지만 여전히 봄이 온다고 하기엔 쌀쌀한 날이다. 골든두들(goldendoodle)의 ‘라운드 로빈’은 북극, 남극, 적도, 연남동을 오가며 이어가듯 풍경을 이야기하는 소설이자 음악이다. “린넨으로 감싼 계절이 석양을 맞는다. 우리들은 한 잔의 술을 이 도시에 뿌린다. 잊지 않으리. 엉켜서 구르는 북극과 남극처럼 모호한 저녁과 밤처럼 더 멀리 떠나갈 시간” 도시에 사는 연인이라면 한 번쯤 이 노래를 들으며 함께 할 삶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