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Second Act

2017.03.09

by VOGUE

    Second Act

    패션 피플들이 사랑하는 맛집의 충분조건? 훌륭한 맛은 물론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더해져야 한다는 사실. 그들이 시작한 맛있는 인생 2막에 주목하는 이유.

    GEBANG SIKDANG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모토였습니다.” 제일모직에서 오랫동안 마케팅을 담당했던 방건혁이 게장 전문 식당을 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게방식당’은 해산물 ‘게’와 대표의 성 ‘방’, ‘식당’의 합성어다. 그의 부모님은 신사동에서 30년 동안 게장 식당을 운영했다. “간장게장은 한국 고유의 반찬이지만 특별한 날 먹는다는 느낌이 있죠. 그래서 오늘 그리고 내일도 먹을 수 있는 쉬운 음식이면 좋겠다고 여겼습니다. 간장게장 하면 떠오르는 특정 식당 이미지가 아닌, 트렌디하고 핫한 식당을 열고 싶었어요.” 그의 설명처럼 이곳의 인테리어는 모던한 편집매장에 비교해도 손색없다. 스위스 가구 USM 선반, 톰 딕슨 조명, 씨흐트루동 향초로 꾸민 간장게장집이라니! 음식이 나오기 전에도 저절로 ‘인스타 업로드’를 부르는 곳이다(오픈 한 달이 안 됐는데도 SNS에 수백여 개의 포스팅이 올라왔다). 현직 모델들이 서빙한다는 것도 한몫하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세련된 공간에 부합하는 맛 덕분이다. “간장게장은 물론 새우장, 전복장도 있습니다. 장 요리는 짤 거라는 선입견도 있지만 게방식당의 요리는 그렇지 않아요. 대구에서 조선간장을 만드는 분에게 장을 받아 자체 개발한 배합으로 양념을 만들죠.” 게방식당은 1인용 백반 메뉴는 물론 세트 메뉴가 있어 혼자 혹은 여럿이 와도 부담 없다. 아울러 테이크아웃 서비스까지. “패션계에 있다 보면 촬영을 많이 하잖아요. 배달 음식이나 케이터링을 주로 먹던 데서 착안했어요. 게장도 도시락처럼 간단히 시켜 먹을 수 있게 만들었죠.” 이제 밥도둑이 패션 피플들의 마음을 훔치는 건 시간문제.

    강남구 선릉로131길 17 1층 (010)8479-1107

    11818 DINING

    한식당과 술집을 합친 ‘11818 다이닝’의 영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다. 이곳엔 야근 후 맛있는 한식을 찾아 헤매던 윤순근 대표의 과거가 있다. “패션계 특성상 업무가 늦게 끝날 때가 많았는데, 거의 9시면 한식당이 문을 닫더라고요. 외국 손님들과 한식과 술을 즐길 만한 근사한 곳도 드물었고요.” 11818 다이닝의 인기 메뉴는 보쌈과 돼지반 김치찌개, 닭볶음탕이다. 식사 후 2차로 술을 마시러 오는 손님을 위해 메뉴의 일부는 누드 골뱅이, 성게알 석화, 계란말이 등 안줏거리도 마련했다. 음식은 매일 전국에서 공수한 당일 사용분만으로 만든다. “제가 술을 좋아하다 보니 술은 종류별로 다 구비했어요. 소주, 맥주, 와인, 위스키 등등!” 이곳의 숨은 ‘핫 플레이스’는 캠핑을 연상시키는 야외 자리다. “예약률이 가장 높은 곳이죠. 뜨끈뜨끈한 온수 의자에 장작으로 지피는 난로까지 있으니까요.” 패션계에서 20년, 그중 디올에서 15년을 일했던 대표의 지인들 중에는 톱스타들도 많다. ‘11818 다이닝’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이곳에 들러간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아지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아지트는 여럿이 함께 오기도 하지만, 때론 혼자 조용히 찾을 수도 있다. 그래서 ‘혼술’ 하기에 좋은 테이블로도 한쪽 공간을 채웠다. 요즘 그녀는 낮엔 홍보 대행사의 이사로, 밤에는 한식당 대표로 24시간이 부족하다. 두 가지 일을 겸하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멀티플레이는 워낙 오래 했으니 괜찮아요. 다만 손님들을 챙기다 보니 정작 제가 술을 못 마시게 되더라고요.”

    강남구 선릉로131길 21 (02)545-5001

      에디터
      남현지
      포토그래퍼
      CHUN HIM CHAN
      헤어 스타일리스트
      오세일(미즈노블)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수민(미즈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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