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싶은 도쿄!

도쿄는 서울보다 봄이 빨리 찾아온다. 3월은 도쿄행을 꿈꾸거나 감행하기에 제격이다. 게다가 모던과 전통 혹은 클래식, 어느 쪽을 원하든 도쿄는 가장 탁월한 에센스를 건네줄 태세다. 곧 떠날 당신에게 가장 가슴 벅찼던 도쿄에서의 경험을 공유한다.

AMAN TOKYO

일본 금융의 중심지 오테마치의 견고하고 찬란한 오테마치 타워 33층에는 도쿄 최고의 럭셔리 호텔 아만 도쿄(Aman Tokyo)의 안락한 세계가 펼쳐진다. 중후한 회색빛 벽과 30m 높이를 터서 만든 부유의 공간 그리고 가장 중앙의 정사각형 연못과 주변의 거대한 스톤들이 조화를 이룬 로비는 흡사 외부의 세계, 정교한 정원에 도달한 듯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그 속의 공기 그리고 조용한 걸음걸이들이 만드는 소리조차 리드미컬하게 흘러 다닌다. 비현실적인 감각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체크인을 하고 난 후 직원과 함께 방으로 오른다.

 

36층, 어쩌면 도쿄에서 가장 높을 방에서 눈을 잡아 당기는 건 창 밖의 풍경이다. 눈에 보이는 만큼이 도쿄의 전부라고 믿길 만큼 가까이엔 황궁이, 저 멀리 거대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압도적이다. 넓은 공간 가운데, 결이 드러난 목재와 티 없는 백색의 향연, 겐 미야무라의 칼리그라피가 커다란 방안의 구심을 만든다. 반층 정도를 높인 침대에서의 뷰도 일품이지만, 일본 전통가옥의 베란다 구조인 엔가와(Engawa)스타일의 라운지 체어는 늘 창가에 기대어 머물게 한다.

정갈하게 닫혀 있던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검정 화강암으로 마감된 길다란 복도식 구조의 욕실이 나타난다. 방과 이어지되 분리되는 또 하나의 공간은 뜨끈한 열기를 머금고 있었다. 창가의 욕조에서도 반짝이는 도쿄의 오후가 내려다보인다.

해가 기울수록 아만 도쿄의 모든 풍경은 더욱 드라마틱해진다. 곧장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오후의 빛과 그 대비가 만들어내는 그림자 때문이다. 도시와 함께 채도가 달라지는 객실의 무드를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오후 한때를 고스란히 방안에서 지내는 건 일종의 경험이다. 단순히 머무는 것(Stay)이 아닌 도쿄가 내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Experience)하게 한다는 아만 도쿄의 모토를 이제쯤 실감하게 된다.

저녁의 아만, 곳곳에 섬광 같은 빛이 불을 밝힌다. 이 아늑하며 신비로운 시간엔 반드시 이탈리안 파인 다이닝을 맛봐야 한다. 계절에 어울리는 코스 메뉴는 두 달에 한번씩 바뀌는데, 절인 성게와 야채, 제노바식 페스토와 구운 가리비 그리고 냉이 소스가 곁들여진 최상급 와규의 맛은 그야말로 생애 최고의 식사 베스트 몇 순위 정도로 기억될 만하다.

이른 아침 눈이 떠졌다면 망설일 필요 없이 34층의 스위밍풀로 향해야 한다. 어떤 이는 이 넓은 풀을 만끽하고 싶어 아만 도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도 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풍광이 펼쳐진다. 빳빳하고 새하얀 패브릭이 깔린 데이베드에 앉아 꿈틀대는 아침의 도시를 내려다봐도 좋고 30m의 넓은 풀을 가로지르며 온몸의 리듬을 깨워도 좋을 것이다.

아침의 레스토랑은 늘 여유로움과 고요함이 공존한다. 그 여유로운 고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을까를 잠시 생각해본다. 아만의 아침은 뷔페식이 아닌 아메리칸과 재패니즈 스타일 두 가지 중 고를 수 있다. 나무 찬합에 넘치지 않을 만큼의 건강한 찬들로 채워진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를 추천한다.

일본을 경험한 롤랑 바르트가 ‘일본은 나에게 많은 섬광을 제공했다. 다시 말하자면 일본은 나에게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해 주었다. 난 마음의 동요를 느낀다.’며 일본 속의 텅 비어 있는 것들을 비집었듯 이제 곳곳에서 만나게 될 도쿄의 공백은 당신이 채워야 할 차례다. 긴자의 오래된 카스테라 가게에 대한 세밀한 글을 짓거나 이른 아침 무작정 황궁 주변을 거닐어도 좋을 것이다. 아만 도쿄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특별한 것으로 각인된다.

 

MITSUBISHI ICHIGOKAN MUSEUM, TOKYO

이치고칸 뮤지엄은 초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마루노우치에서 유일무이한 고풍스런 풍경을 만들어낸다. 1894년 영국건축가 조시아 콘더가 완공한 건물은 미츠미시 은행의 본사로 사용된 건물로 붉은 벽돌의 19세기 영국 건축 양식이 인상적이다. 2009년 뮤지엄으로 탄생하면서 서양 근현대미술 기획전을 소개하며 도쿄의 클래식한 랜드마크가 되었다. 지금 이곳에서는 오르세 미술관에서 가져온 프랑스 나비파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피에르 보나르, 모리스 드니, 펠릭스 발로통 등 쟈포니즘과 이어진 19세기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회화들은 이치고칸 뮤지엄 공간과 썩 잘 어울린다.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뮤지엄 내의 카페 1894와 스토어 1894도 꼭 들러야 할 곳.

 

雨晴/AMAHARE

미나토구의 고급주택가 시로카네다이에 위치한 샵 아마하레에서는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세라믹 제품들을 판매한다. 문을 열여 둔 오픈형 매장은 마치 갤러리로 들어가듯 커다란 꽃병의 흐드러진 꽃들이 맞이한다. 일본 전역의 장인들이 만든 티팟과 잔, 그릇과 접시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할 수 있는 곳. 원색으로 옷칠한 그릇과 오키나와의 공방에서 만들어진 담백한 티세트, 정교하게 깎아 낸 젓가락 등 오브제로서나 기능적으로나 쓰임이 좋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영어가 유창한 직원들의 친절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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