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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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손질을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하던 화장수가 제대로 신분 상승했다. 스킨 팩부터 7스킨까지 피부 관리의 주역으로 우뚝 선 ‘New Skin’ 이야기.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아쿠아 디 로즈’.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아쿠아 디 로즈’.

“모든 여성은 아름다워질 권리가 있습니다.” 1920년대를 풍미한 뷰티 선구자 엘리자베스 아덴은 아름다움의 조건으로 자외선 차단, 요가의 생활화, 충분한 수분 섭취를 꼽았다. 그녀의 주장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동명 브랜드 ‘엘리자베스 아덴’은 꾸덕꾸덕한 제형의 만능 연고 ‘에잇 아워 크림’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전 세계 여자들이 피부 관리의 첫 단계로 인지하는 화장수, 다시 말해 스킨을 창시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주재료는 알코올, 글리세린, 향료, 하마메리스, 붕산. 세안 후 건조하고 거칠어진 피부에 빠르게 수분을 공급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만들어진 그야말로 뷰티 발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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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의 또 다른 역할은 클렌징의 마무리. 세안 이후 얼굴에 남은 메이크업, 피지, 세안제의 잔여물을 닦고 피붓결 정돈 기능을 겸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스킨을 귀히 여기진 않는다. 스킨, 세럼, 크림으로 이어지는 일상적 뷰티 루틴에 있어 스킨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조연일 뿐 주연 자리는 늘 세럼과 크림 차지. 이랬던 스킨이 요즘 확 달라졌다. 화장 솜에 스킨을 듬뿍 얹어 팩처럼 활용하는 스킨 팩, 토너를 일곱 번에 걸쳐 겹쳐 바르는 색다른 수분 충전법 7스킨처럼 화장수를 활용한 미용법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에센스를 위한 준비운동에 불과하던 스킨을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졌다. “이제 스킨의 역할은 클렌징의 마무리가 아닌 하이드레이터 그 자체입니다. 물처럼 찰랑이는 ‘워터’ 제형이 피부에 수분을 더하는 이미지와 잘 맞죠.” 뷰티 칼럼니스트 이나경의 설명이다.

키엘 ‘울트라 페이셜 토너’.

키엘 ‘울트라 페이셜 토너’.

스킨 팩과 7스킨 열풍이 거세지면서 이를 타깃으로 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스킨푸드는 토너 겸 마스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비터 그린 토너 앤 마스크’와 ‘스킨팩 전용 밀착 화장솜’을 출시했고, SK-II는 ‘트리트먼트 에센스’의 색다른 사용법으로 7스킨을 내세우며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과 튜터리얼 영상을 제작했다. 그런가 하면 시루콧토는 스킨 팩을 위한 최적의 화장 솜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일본에서 꼭 사와야 하는 직구 품목으로 등극! 하지만 여느 유행 미용법이 그랬듯 사용 후기는 극과 극이다. 누구는 효과가 끝내준다 말하고 누군 얼굴 한번 제대로 뒤집어졌다. 대체 뭐가 문제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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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ABOUT SKIN PACK

미국 보그닷컴의 뷰티 튜터리얼 영상에 등장한 케이팝 스타 제시카.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뷰티 지식이 해박한 그녀의 모닝 뷰티 시크릿은 스킨 팩이다. “아침 세안 후 이마와 양 볼, 턱에 스킨을 듬뿍 적신 화장 솜을 1분간 얹었다 떼어내요. 메마른 피부에 빠른 속도로 수분을 공급하죠.” 스킨 팩의 창시자는 지즈 사에키(Chizu Saeki). 어려지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필독서로 칭송받는 일본의 미용 서적 <The Japanese Skincare Revolution>의 저자다. 스킨 팩은 방법이 쉽고 간편한 데다 수분 충전 효과가 뛰어나 일본에선 10년째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중적 뷰티 루틴이다. 지즈는 “수분은 얼굴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가장 중요한 성분이다. 스킨 팩을 하면 촉촉하고 단단한, 그야말로 젊은 피부를 되찾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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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효과 없인 살아남을 수 없는 냉혹한 한국 뷰티 월드에서도 스킨 팩은 유행을 넘어 일상이 됐다. 아베다 홍보팀 오유리는 스킨 팩의 최대 수혜자. “친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강추’한 뷰티 루틴이에요. 시트 마스크 없이도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날 바로 시작했죠. 특히 메이크업 시작 전에 사용하면 피부가 수분을 머금어 확실히 베이스 메이크업이 훨씬 더 잘 먹어요. 평소 뾰루지를 달고 사는 편인데 세안 후 스킨 팩을 해주면 금세 가라앉죠. 스킨 팩을 알고 난 뒤로 여드름 패치는 불필요한 물건이 됐죠.” 달팡 홍보팀 허리나는 스킨 팩을 일컬어 만능 해결사라 말한다. “토너를 솜에 듬뿍 적신 뒤 미간, 광대뼈, 양 볼 아래에 얹어요. 5분쯤 뒀다 메이크업을 하면 광채가 살아납니다. 이뿐인가요? 술 마신 다음 날이나 자외선 노출이 심한 날, 혹은 운동 직후 얼굴이 붉어져 쉬이 회복되지 않을 때도 특효약이죠. 생리 전 얼굴에 열이 올라 피붓결이 거칠어지고 따가울 무렵에 아침저녁으로 자체 실험해본 결과 확실히 트러블이 덜 나는 효과를 봤어요. 화장을 수정할 때도 아주 유용한데 파운데이션이 들뜬 부위, 하얗게 각질이 올라온 곳에 슬쩍 얹어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균일한 피부 톤을 뽐낼 수 있죠.”

달팡 ‘인트랄 토너’.

달팡 ‘인트랄 토너’.

스킨 팩을 향한 뷰티 전문가들의 의견은 긍정적이다. 추천 이유는 시트 마스크와 동일하다. 즉각적인 보습 충전 효과가 첫 번째고, 포장을 뜯고, 넓게 펴서, 고르게 붙이는 시트 마스크보다 수월한 사용법이 플러스 요인. 주의 사항도 시트 마스크와 동일하다. 오랜 시간 얹어둘수록 역효과. 피부의 수분을 화장 솜이 끌어당겨 건조함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최소 1분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을수록 효과적이다.

스킨이라고 다 같은 스킨이 아니다. 오늘 밤 도전 예정인 화장수가 있다면 알코올 성분 유무부터 따져보자. 알코올이 들어 있다면? 안 쓰는 것만 못하다. “수분 충전은커녕 남아 있던 피부 수분까지 모두 빼앗아갈지도 몰라요. 알코올 성분은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죠.” 린클리닉 김수경 원장의 설명. 피부가 얇고 민감하다면 향료나 계면활성제 함유 여부도 꼼꼼히 따져보자. 또 화장 솜에 잘 스미는 제형인지, 화장 솜에 머무는 끈적한 제형인지도 잊어선 안 될 체크 포인트! 단 지성 피부의 경우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수분 충전으로 피지가 모공을 막아 여드름 유발 위험이 도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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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ERING 7 SKIN

여자들이 닮고 싶어 하는 뷰티 롤모델로 칭송받는 설현과 이하늬의 뷰티 시크릿으로 알려진 7스킨은 말 그대로 스킨을 7회에 걸쳐 겹쳐 바르는 미용법이다. 스킨 팩과 차이점은 화장 솜 대신 손바닥을 이용해 흡수시키는 것. 피부에 여러 겹의 스킨을 도포함으로써 촉촉한 수분 상태를 좀더 오래 유지하는 게 7스킨의 기본 취지다. 하지만 말이 쉽지, 스킨을 7회 반복 도포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손바닥에 스킨을 덜어 얼굴에 바른 뒤 충분히 두드려 흡수시키기의 무한 반복. 그래서 처음 시도했을 때 꼬박 20분이 걸렸다. 그럼에도 한국 여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이유는 단 하나. 탁월한 보습 효과 덕분이다. 취재를 통해 만난 피부과 전문의들은 스킨 팩보다 7스킨에 관심을 보였다. 나이 어린 친구들은 물론 잔주름이나 팔자 주름이 있어 더 이상 주름이 진행되지 않기 위한 목적이 큰 중년 연령대에 특히 추천할 만한 색다른 뷰티 루틴이다.

록시땅 ‘시어 젠틀 토너’.

록시땅 ‘시어 젠틀 토너’.

그렇다면 7스킨에 적합한 스킨은 뭘까? 맨 먼저 눈여겨볼 사항은 스킨 팩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성분의 유무. 알코올이 들어간 토너를 사용할 경우 여러 번 도포하는 과정이 곧 피부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심할 경우 접촉성 피부염이 우려된다. 점성이 강한 토너일수록 도포 횟수를 줄이는 것도 한 방법. 가령 워터 타입이 아닌 젤 토너의 경우 7스킨이 아닌 3~5스킨으로 충분하다. 처음엔 괜찮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트러블이 올라온다는 부작용도 적잖다. 이들의 공통점은 ‘7’이라는 숫자에 연연해서다. “반복되는 수분 공급으로 인해 수분을 흠뻑 머금은 피부처럼 느껴질 겁니다. 하지만 많은 횟수로 토너를 도포한다고 해서 유효 성분이 100% 피부에 흡수된다는 보장은 없어요. 또 필요 이상의 스킨을 도포할 경우 피부 표면에 겉돌아 결국 모공을 막는 모낭염의 주범이 될 수 있죠.” 김수경 원장의 조언이다.

7스킨이 유명세를 탄다고 해서 모두에게 이로운 만능 해결책이 될 순 없다. 피지 분비가 활발한 지성 피부나 복합성 피부라면 모를까, 건성 피부의 경우 7스킨만으로 기초 손질을 끝내기엔 피부 땅김 현상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7스킨과 더불어 에센스와 크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극민감성 피부를 위한 스킨은 미스트 타입으로 이뤄진 제품이 많다.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7스킨은 손바닥으로 스킨을 여러 번 두드려 흡수시키는 과정이 곧 피부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민감성 피부는 7스킨보단 스킨 팩이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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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좋다고 해서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만큼 위험한 선택은 없다. 나와 같은 건성 피부, 민감성 피부라 하더라도 고유한 피부 특성은 다르기 마련이니까. 색다른 뷰티 루틴을 시도하기에 앞서 제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 내 피부에 맞는지 꼼꼼히 살핀 뒤 시도해도 늦지 않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질 내 피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