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erling Space

패션계가 살벌하고 냉정하다는 건 선입견일 뿐이다. 끈끈한 우정이 지배하는 곳이니까. 요즘 패션 우정의 가장 큰 수혜자는 캘빈 클라인이다. CCO(Chief Creative Officer)로 임명된 라프 시몬스는 이 거대 브랜드를 뜨거운 우정의 현장으로 바꾸고 있다. 친구인 그래픽 디자이너 피터 새빌은 새 로고를 디자인하고,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던 사진가 윌리 반데페르와 스타일리스트 올리비에 리초는 이전과 다른 광고 캠페인을 완성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친구가 등장했다. LA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스털링 루비(Sterling Ruby). 지난 2월 10일 시몬스의 첫 쇼에 참석한 관객 모두는 좌석에서 “지금 당신은 스털링 루비의 작품에 앉아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루비가 시몬스의 쇼를 위해 무대장치를 완성한 것이다. 야구 방망이, 털실 방울, 깃발, 거대한 양초 등으로 장식한 건 아티스트가 떠올린 미국 이미지. “라프는 저를 초대하면서 최대한의 자유를 허락했습니다. 아울러 저는 이 회사가 지닌 의미와 미국에 대해 생각했죠.” 쇼가 열린 웨스트 39번가 205번지, 본사 건물 1층은 이제 새로운 캘빈 클라인을 대표하는 쇼룸으로 변모했다. “이곳에는 럭셔리 회사가 지니지 못한 흥미로운 조합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그걸 표현하는 추상적인 작업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