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달 제너 ‘펩시’ 광고 비난 끝에 삭제

켄달 제너가 모델로 등장한 펩시 광고가 공개 몇 시간만에 삭제됐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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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촬영 중인 켄달 제너 곁으로 가두 시위가 한창입니다. 시위 중인 남성과 눈이 마주친 후 가발을 벗어던지고 옷을 갈아입은 채 행렬에 합류합니다. 선두에 선 켄달이 펩시를 뽑아 드는군요. 그리곤 시위를 감시 중인 경찰에게 다가가 펩시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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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했던 경찰이 펩시를 마시고 환하게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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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 시위대는 환호로 가득찹니다. 광고는 노골적으로 ‘펩시가 시위를 멈추게 하고 평화를 가져왔다.’고 말하는군요.

이 광고가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냐고요?  로이터가 공개했던 아래 사진을 보시죠.  2016년 7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드레스를 입은 한 흑인 여성이 아무런 저항 없이 서 있고, 시위 진압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장면.

A woman was standing calmly, her long dress the only thing moving in the breeze, as two police officers in full riot gear confronted her in the middle of a roadway to arrest her. “She had no facial expression at all. She just stood there,” said photographer Jonathan Bachman, 31, who was on assignment in the Louisiana state capital Baton Rouge to cover the Black Lives Matter protests over last week’s fatal police shooting of Alton Sterling, 37, in the city. “I knew it was a good frame and it was something that would tell a story,” Bachman said about the moment he captured the image of Ieshia Evans, a nurse from Pennsylvania, before she was arrested. A Sheriff’s Office jail log showed a 35-year-old woman with that name was booked on a charge of simple obstruction of a highway and had been released from custody. #IeshiaEvans #ReutersPhotos #BatonRouge #BlackLivesMatter

Reuters(@reuters)님의 공유 게시물님,

체포된 여성은 레시아 에반스 (Leshia Evans).  그녀는 흑인 남성 ‘알턴 스털링’의 억울한 죽음을 위해 비무장 상태로 평화 시위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2016년 7월 5일, 흑인 남성 알턴 스털링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의 한 편의점 앞에서 (점주의 허가를 받고) CD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집니다. 목격자가 현장을 찍어 올린 상황을 보면 백인 경찰관 2명이 나타나 스털링을 험하게 제압했고, 근처에서 누군가 그에게 총이 있다고 외치자 경찰들은 곧바로 총을 꺼내 그의 가슴에 방아쇠를 당겨 버렸습니다. 

BATON ROUGE, LA -JULY 07: Sandra Sterling (R), Alton Sterling's aunt, visits his memorial at the Triple S Food Mart July 7, 2016 in Baton Rouge, Louisiana. Sterling was shot by a police officer in front of the Triple S Food Mart in Baton Rouge on July 5th, leading the Department of Justice to open a civil rights investigation. (Photo by Mark Wallheiser/Getty Images)

편의점 주인인 압둘라 무플라히는 사건 이후, 경찰이 자신을 구금하고 마음대로 CCTV 영상을 입수해갔다며 경찰을 고소했습니다. “6년 간 알고 지낸 스털링은 단 한 번도 주변 사람들과 싸운 적이 없었던 사람이다. 경찰에게 총격을 받을 만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FERGUSON, MO - AUGUST 10:  Demonstrators, marking the one-year anniversary of the shooting of Michael Brown, protest along West Florrisant Street on August 10, 2015 in Ferguson, Missouri. Mare than 100 people were arrested today during protests in Ferguson and the St. Louis area. Brown was shot and killed by a Ferguson police officer on August 9, 2014. His death sparked months of sometimes violent protests in Ferguson and drew nationwide focus on police treatment of black suspects.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은 흑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스털링의 죽음이 알려지자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권 운동, ‘Black Lives Matter’ 평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 운동에 참여한  레시아 에반스는 드레스를 입고 비무장 상태로 폭력 없이, 평화 시위를 하는 중 체포된 것입니다. 당시 그녀가 체포되던 순간을 촬영한 찍었던  로이터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레시아는 자신을 잡아가라는 자세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저항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더군요. 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달리, 진압 경찰들은 무장 상태였습니다. “

자, 다시 펩시 광고로 되돌아가볼까요?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된 인권 운동을 광고 소재로 사용한 것도 조심스러운데, BLM(Black Lives Matter) 운동과 달리 켄달이 참여한 시위대는 거의 백인입니다. BLM 시위의 히로인으로 기억된 레시아와 달리, 켄달 제너는 화려한 셀러브리티로 등장하죠. 게다가 흑인 스태프에게 가발을 벗어 던지는 장면까지 포착되네요. 켄달이 합류한 시위가 ‘펩시’ 한 캔으로 끝나는 것도 꽤 우습고 기이합니다. 광고가 공개된 즉시 여론의 ‘무지하다’는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지사. 공개적인 망신을 사게 됐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딸, 버니스 킹도 트위터로 유감을 표했습니다.

 

당초 우리의 기획은 화합과 평화, 서로 간의 이해와 소통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우리는 논지를 벗어났음을 인정하고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전합니다. 심각한 이슈를 가볍게 만들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광고를 삭제할 것이며, 모델 켄달 제너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한 것 또한 사과드립니다.

 

EXCLUSIVE: Kendall Jenner seen returning from France at LAX airport in Los Angeles, California. Pictured: Kendall Jenner Ref: SPL1476086  070417   EXCLUSIVE Picture by: Diabolik / Splash News Splash News and Pictures Los Angeles:310-821-2666 New York: 212-619-2666 London:870-934-2666 photodesk@splashnews.com

한편, 켄달은 이 사건으로 자신에게도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외출을 자제하고 은둔 중입니다. 켄달의 측근은 “켄달은 펩시 모델이 된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어요. 광고 기획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런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수많은 셀러브리티들이 거리에 나와 여성 인권, 인종 차별 운동 세레모니에 참여하면서 ‘평화 시위’가 많은 사람들의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평화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타들 덕분에 대중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죠. 분명 평화 시위는 ‘핫 이슈’입니다. 하지만 인종 차별로 억울한 죽음에 처한 사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펩시와 모델로서 경각심을 갖지 못했던 켄달 제너에겐 대중들은 깊은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