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tting Art into the Runway

구찌, 디올, 마크 제이콥스 2017 S/S 컬렉션에 위트와 활기를 불어넣은 아티스트들과 <보그>의 대화.

 

GUCCI×JAYDE FISH

Q 알레산드로 미켈레에 대한 첫인상은?
A 2017 S/S 컬렉션 백스테이지에서 만났다. 런웨이 룩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는데, 온통 비즈, 아플리케, 임브로이더리 장식으로 뒤덮여 있었고 스모크 연기가 가득했다. 연기 사이에 있던 미켈레는 자신이 디자인한 봄버 재킷과 데님 팬츠를 입고 목걸이와 반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치 나를 오랜 친구를 보듯 포옹하며 환영해줬다.

Q 이번 작업에 영감을 준 것이 타로라고 들었다. 타로 카드 중에서 당신이 뽑고 싶은 한 장은?
A 작업할 때 나의 기분에 따라 매번 다르다. 하나를 꼽자면 내면의 힘을 상징하는 ‘힘(Strength)’ 카드. 내면의 힘 덕분에 어려웠던 시절을 한 벌의 구찌 드레스, 고양이와 함께 극복할 수 있었으니까. 지금 이 순간 가장 좋아하는 카드이기도 하다.

Q 최근에는 흑백 스타일 드로잉에 집중하고 있다.
A 작업에 어떤 제한을 두면 오히려 더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색 없이 작업하면 묘사와 패턴에 집중할 수 있다.

Q 당신의 작업 스타일과 작업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누구인가?
A 에드워드 고리, 히에로니무스 보스, 프리다 칼로. 이 작가들은 ‘아름다움’과 ‘어두움’을 놀라운 방식으로 융합하는데, 나는 그 신비로운 방식이 마음에 든다.

Q 당신에게 인스타그램은 어떤 의미인가?
A 내 인스타그램 계정은 곧 나의 포트폴리오다. 물론 작업 중인 작품 외에도 시각적인 경험, 내가 갔던 곳 같은 개인적인 순간도 포스팅하지만. 아마 인스타그램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멀리 오지 못했을 거다.

 

MARC JACOBS×JULIE VERHOEVEN

Q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와의 협업은 처음이 아니다.
A 2002년 마크가 루이 비통에 있을 때 협업한 적이 있다. 두 번째 협업을 결정하기 전 파리에서 그를 만났는데, 과거의 작업보다 좀더 무모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을 원한다고 했다. 보다 긴밀하게 작업하기 위해서 마크 제이콥스 뉴욕 본사에 가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와의 작업은 마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탁구 같다.

Q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고른다면?
A 단연 플랫폼 부츠 시리즈. 연기가 나는 다리미 캐릭터, 디스코 무드가 가미된 액세서리, 카무플라주 패턴 액세서리도 마음에 든다. 캐릭터에는 저마다 의미와 사연이 있다. 과거 루이 비통 협업에 이어 ‘재등장’한 개구리의 이름은 ‘지기(Ziggy)’로 예전에 비해 더 시니컬해졌다. 당연히 데이비드 보위의 팬이다.

Q 패치워크로 표현한 게 흥미롭다.
A 마크가 패치워크를 통해 좀더 손맛이 나는 장인 정신을 표현하길 원했다. 나 역시 그래픽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고 즉각적이고도 팝아트스러운 작업물이 나와서 만족스럽다.

DIOR HOMME×TORU KAMEI

Q 디올 옴므와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A 디올 옴므 측에서 열정적이면서도 그리고 진지하게 내 작업을 존중해줬다. 크리스 반 아쉐가 나의 과거 작업 중
5점을 골랐고 그것들을 옷 위에 표현했다.

Q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A 동그란 배지다. 실크 햇을 쓴 보이 조지가 그 배지를 잔뜩 달고 공식 행사에 자주 나타났다. 굉장히 멋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귀여웠다.

Q 당신의 작업물이 런웨이에 등장했을 때 어땠나?
A 내 작업의 주된 테마인 ‘바니타스(Vanitas, 허무)’가 겉으로는 쿨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이면에 걱정과 외로움이 도사린 젊은이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Q 패션 브랜드와 작업했을 때 얻는 장점은 무엇인가?
A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다는 것. 또 내 작업을 객관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Q 디올 옴므를 당신의 언어로 정의한다면?
A 창의성을 소중히 여기고 열정을 잃지 않는, 그러면서도 독립적이고 장인 정신이 뛰어난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