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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트렌드 분석 회사, ‘뷰티스트림즈’ 는 브랜드엔 등대요, 소비자에겐 미스터리다. 베일에 싸인 이 엑스퍼트 그룹의 CEO, 란 부(Lan Vu)가 드디어 〈보그 코리아〉의 러브콜에 응답했다.

‘뷰티스트림즈’는 LVMH, 아모레퍼시픽, 로레알, 엘카 같은 대기업부터 밀크 코스메틱이나 키코, 버터 런던 같은 인디 브랜드까지 폭넓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뷰티스트림즈’는 LVMH, 아모레퍼시픽, 로레알, 엘카 같은 대기업부터 밀크 코스메틱이나 키코, 버터 런던 같은 인디 브랜드까지 폭넓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VOGUE 드디어 만났다! 뷰티 엑스퍼트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하지만 <보그> 오디언스들에게 뷰티스트림즈는 낯설 것이다.
LAN VU(이하 LAN) ‘앞으로 이런 것이 유행할 것이다’를 말해주는 곳이다. 전 세계 뷰티 전문가 200여 명과 함께 일하면서 컬러부터 원료, 텍스처, 디자인, 광고 마케팅, 유통 등 뷰티에 관련된 모든 해법을 제시한다. 세계적으로 트렌드 에이전시가 몇 군데 더 있지만 뷰티만 다루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

VOGUE 당신이 3년 전에 브랜드에 만들어보라고 권한 제품이 오늘 내 화장대에 올라있는 셈이군. 앞으로 무엇이 유행할지를 몇 년 앞서 예측하는 일,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LAN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디자인, 대중 예술 그리고 디지털… 우리는 소비자와 관련된 거라면 무엇이든 관찰한다. 그러면 답이 보인다.

VOGUE 그건 개인의 능력인가, 빅데이터의 힘인가?
LAN 둘 다! 예를 들어 강한 컬러 의상이 유행이라면 메이크업 컬러는 반드시 자연스러워진다. 그건 데이터다. 하지만 내추럴 컬러 중 어떤 것이 키 컬러가 될 것인지 분석하고 결론짓는 건 엑스퍼트의 역량이다. 과거에 어떤 색이 유행했는지를 돌아보고 똑같은 트렌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일도 우리의 역할이고. 미래는 언제나 새로워야 하니까.

VOGUE 사실 예측은 곧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변수 많은 세상에서는!
LAN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 행동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축적된 자료가 곧 뷰티스트림즈의 통찰력이니까.

VOGUE 혹시 예상이 빗나간 적은 없나?
LAN 거의 없지만 이런 적은 있었다. 우리가 12개월 후에 나타날 거라 예상했던 것이 18개월 후에 히트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 일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보다는 ‘언제’다. 사회적 사건 사고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으니까.

VOGUE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 설사 1년 후 무엇이 유행할지 알고 있다 할지라도 그걸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말짱 헛것이 아닌가!
LAN 그걸 도와주는 것도 우리 일 중 하나다. 뷰티스트림즈가 던져준 영감을 어떻게 자기만의 DNA로 소화해야 할지 길을 찾지 못하는 경우, 혹은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아서 결정 못하고 방황할 때 브랜드는 우리를 찾는다.

VOGUE 보통 내공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있었나?
LAN 나는 패션을 전공한 후 25년 넘게 트렌드 분석 일을 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스타일 트렌드 에이전시가 뷰티를 패션의 일부 혹은 스타일 액세서리쯤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갑갑함을 느낀 나머지 2010년 뷰티만 연구하는 뷰티스트림즈를 만들게 된 거다.

VOGUE 뷰티는 패션과 다르다. 포커스를 맞춰야 할 부분도, 살려야 할 디테일도.
LAN 아주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도 뷰티는 피부가 입는 것이라 그 사람이 드러난다. 키워드만 따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각각의 내면에 충실하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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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GUE 하지만 내면, 개인의 감성을 예측할 수 있을까?
LAN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직감과 공감이 있다면. 우리 팀의 슬로건 중 하나가 ‘열린 마음’이다. 여기서 일하려면 적어도 3개 국어 이상을 해야 한다. 언어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문화를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는지를 보는 거다.

VOGUE 최근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묻는 건 뭐였나?
LAN “어떻게 하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 우리는 답을 ‘럭셔리’에서 찾고 있다.

VOGUE 럭셔리 마켓은 이미 포화 상태다.
LAN 틈새는 있다. 일본 브랜드에 기술력과 순수한 이미지가 있다면, 프랑스 브랜드엔 패셔너블한 스토리텔링이 있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 ‘내추럴 럭셔리’의 자리가 비어 있다. 지금까지 K-뷰티가 ‘효능이 확실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해왔으니 이제 부족한 내추럴 스토리를 보완할 차례다.

VOGUE 하지만 최근 미국 CEW(Cosmetic Executive Women) 컨퍼런스에서는 이대로도 괜찮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K-뷰티는 이제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으니 ‘스마트 & 펀 케어’로 밀고 나가면 된다고 말이다.
LAN 글쎄, 80년대 파리에서 붐을 이뤘던 일본 패션 열풍을 기억하나? 당시 일본 국적 브랜드는 어느 백화점에서든 환영받았고, 한데 묶여 움직이곤 했다. 하지만 90년대에 들어서자 벨기에 디자이너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지금 살아남은 것은 겐조나 요지 야마모토 정도다.

VOGUE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해야 한다는 뜻인가?
LAN 그렇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

VOGUE 만약 보그 에디터인 내가 브랜드를 내겠다며 무얼 권하겠나?
LAN 럭셔리 헤어 케어.

VOGUE 프레스티지 헤어 브랜드가 성장세라고는 하나, 여전히 1+1의 마트 브랜드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LAN 지금은 의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3년, 5년 후를 본다. 틀린 적이 없었으니 믿어라. 그리고 마음이 동하면 언제든 메일을 보내길.

VOGUE 진짜 도와줄 건가?
LAN 우리가 하는 일이 그거라니까!